머리말

거대한 종교 재벌가요 사이비 교주인 문선명의 사망과 장례 보도와 함께 그가 남긴 재산이 “천문학적 수준”이라는 보도(문선명 남긴 통일교 재산, “천문학적 수준,” 헤럴드경제|입력2012.09.03 09:35)는 세인(世人)을 놀라게 한다. 기독교의 창시자인 예수 그리스도는 별세 후 아무 것도 남긴 것이 없었다. 그는 생전에도 이 세상에서 머리 둘 곳도 없었다. 그는 가난하게 사셨고,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주셨다. 그는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시고 죽으셨고 3일 만에 부활하셔서 인류를 구속하셨다. 그러나 문선명은 통일교라는 엄청난 종교재벌을 이룩했으며, 청평에다 천성 왕림 궁전을 세우고 자기 왕국을 부인과 자식들에게 세습했다. 그는 예수를 ‘내 부하’라고 했으며, 자신은 ‘예수가 실패하여 못다 한 일을 하러 왔다’며, 자신을 ‘재림주’라고 선언했고, 최근에는 ‘하나님으로 취임’했으나 감기와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여기서 우리는 참 종교와 사이비 종교의 표식을 다시 한 번 성찰해 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I. 참 종교의 표식

참 종교의 창시자는 섬기는 자요, 사랑의 가르침과 설득을 하며, 제자들의 신앙 자유를 존중한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봉사와 평화의 태도를 가르친다. 그리고 지도권을 원만하게 합리적으로 승계하고 서로 섬기고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이러한 표식은 기독교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 나타난 고등종교인 불교, 유교, 부드러운 이슬람교에서 나타난다.

1. 섬기는 자, 사랑의 설득, 신앙의 자유

참 종교는 믿음과 사랑을 요구하나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랍비이자 스승이었다. 예수님은 “너희가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말씀하였다. 진리는 앎과 봄과 연관되어 있다. 봄은 빛과 연관되어 있다. 빛은 어두움을 물리치고 사물의 모습을 드러내며 깨달음의 길을 열어 준다. 참 종교는 하나님 앞에서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인정한다. 청교도들은 신앙의 자유를 위하여 영국의 국교 아래의 박해를 피하여 신대륙으로 건너와 새로운 신앙의 공동체를 건설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정신적 기원이다.

2. 세상에 대한 봉사와 평화의 태도

참 종교는 세상과 사회에 대하여 적대적인 태도를 갖지 않는다. 참 종교는 세상과 사회가 죄악에 빠져 있는 것을 개탄하나 참 종교의 존재 목적은 이 세상을 도피하거나 정죄하고 적대시 하지 않고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하여 있는 것이라고 본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의 죄인을 대속하기 위하여 인간의 육신을 입으시고 이 세상에 오셨다. 그리고 그는 이 세상을 구속하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셨다. 예수는 죄 많은 이 세상에 평화와 안식을 주시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였다. 그러므로 예수의 정신을 계승한 역사적 기독교는 이 세상의 죄와 권력과 타협하지 않았으며 또한 결코 이 세상에서 도피하지 않았다. 초대 기독교가 로마에 의하여 박해 받았을 때 기독교인들은 박해를 피하여 이 세상을 등지지 않고 로마의 지하무덤인 카타콤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노력하였고 결국 로마를 기독교화 한 것이다.

3. 지도권의 원만한 합리적 승계, 서로 나누고 섬김

참 종교는 종교를 빙자하여 재산을 모으지 않는다. 중세교회가 수도원을 통해서 재산을 헌납한 자들에 의하여 부유하게 되었을 때 타락하게 되었고 면죄부를 팔기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루터가 일어나 종교개혁을 한 것이다. 참 종교는 신자들이 바친 헌금으로 통일교처럼 종교재벌을 이루지 않고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하여 자선센터를 세우고 구제사업을 한다.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섬기고 나누고 사회 봉사하는 것이다. 선명회, 청십자 등이 그 예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후임자를 함께 결정한다. 그리고 부족한 지도자이지만 서로 덮어주고 섬긴다. 참 종교는 권력을 싫어하고 서로를 사랑 안에서 섬기고자 한다.

II. 사이비 종교의 표식

사이비 종교는 교주를 신격화하고, 맹목적인 복종을 강조하며, 사회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갖도록 한다. 사회 구제보다는 종교를 빙자하여 재산을 축척한다. 그리고 후계선정에 있어서 권력을 세습시키고, 후계자들 사이에 다툼과 분쟁을 야기시킨다. 이러한 표식은 일본의 옴 진리교, 미국의 인민사원 종교, 안식교 계열의 다윗파 종교, 한국의 천부교, 통일교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옴 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는 1994년 일본 지하철역에 사린가스를 투척하여 6명이 사망하고 600명이 부상한 독극물 테러사건을 일으켰다. 인민사원의 교주 짐 존스는 1978년에 추종자들에게 독극물을 먹도록 해서 집단 자살로 끝을 맺었다. 다윗파 교주 데이빗 코레시는 1993년에 텍사스 주 웨이코에서 방화참사 사건을 야기시켰다. ‘천국의 문’ 교주 마셜 애플하이트는 1997년 자신의 신도들과 함께 집단 자살로 우주여행을 떠났다. 한국에서 이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교주로는 천부교의 박태선과 통일교의 문선명 등이다.

1. 교주의 신격화, 맹목적인 복종

옴 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는 불교, 힌두교, 기독교 등 기성종교라는 깊은 우물에서 퍼 올린 지식들을 절충해 교리를 만들었다. 그는 1986년 처음 생겨날 때는 이상주의에 빠진 젊은 추종자들의 가슴과 정신에 감명을 주었다. 그러나 10년도 되지 않아 아사하라는 자신의 파괴적이고 묵시록적인 비전에 무조건 헌신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Charles Kimball, When Religion becomes evil, 김승옥 옮김, 종교가 사악해질 때, 에코리브르, 2005, 108). 가이아나의 인민사원 교주 짐 존스(Jim Jones)는 성경이 거짓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을 신격화하면서 하늘의 하나님을 공격했다. “여러분은 하늘의 하나님에게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여러분의 기도를 한번도 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 운동가 신인 나는 여러분에게 이 모든 것(음식, 잠자리, 집)을 주었습니다”(Marshall Kildruff, The Suicide Cult: The Inside Story of the Peoples Temple Sect and the Massacre in Guyana( New York: Bantam Books, 1978). 천부교 교주 박태선은 신도들에게 자신을 ‘감람나무’ ‘동방의 의인’ ‘이긴 자’ 심지어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으로 추앙하도록 했다. 통일교 교주 문선명은 초림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실패자로 인생을 마쳤기 때문에 재림주가 와야한다고 주장한다. 재림주가 생명나무로 다시 와서 인류를 접붙임으로 자범죄뿐 아니라 원죄까지 속죄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생명나무에 오신 재림 예수는 자신이라고 가르친다. 문선명은 구순을 맞은 지난 2009년 청평 ‘천정궁(天正宮)’행사에서 ‘재림주’, ‘구세주’, ‘평화의 왕’으로 추앙받은 데 이어 '하나님 왕권 즉위식' '평화의 왕 대관식' ‘만왕의 왕 하나님 해방권 대관식’을 열었다. 이렇게 ‘하나님으로 취임’하는 행사를 열면서 그는 자신를 신격화 하고 메시아화 하였다(6번의 옥살이·이단 시비…문선명 총재는 누구인가·등록: 2012.09.03 13:19, 한겨레 뉴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2. 사회 및 일반 가정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

1970년대 인민사원의 교주 존스(하나님의 성회 소속)는 늘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으며 그때가 되면 미국에서 인종전쟁과 계급전쟁이 일어나고 대량학살이 자행될 것이라고 설파했다.(Kimball,116). 그는 자기 집단이 FBI수사를 받게 되자 신도 914명에게 독약인 든 성찬을 먹도록 하여 집단 자살을 유도하였다. 데이비드 코레시(David Koresh)가 이끌던 다윗파(제7 안식일 예수 재림교 분파) 등은 사회적 문제들을 개혁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사회로부터 멀어졌고, 심지어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기까지 했다(Kimball,133). 그리스도 재림에 관한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코레시의 가르침은 곧 다가올 아마겟돈에 집중되어 있었다(Kimball,137). 그와 추종자들을 불법무기소지 및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 진압하는 과정에서 어린이 22명을 포함한 교도 81명과 정부요원 4명이 숨졌다. 1997년 마셜 애플하이트(Marshall Appelwhite)가 이끌던 ‘천국의 문“ 교파에 속한 39명의 남녀가 3일에 걸쳐 자발적으로 ’자신의 육체”를 떠났다. 이들은 샌디애고에서 호화로운 주택을 한 채 빌려 헤일밥 혜성의 도착시기에 맞춰 육체를 떠나기 위한 세심한 준비를 했으며 수면제, 보드카, 그리고 비닐봉지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목숨을 끊었다(Kimball,139).

천부교 교주 박태선은 1957년 9월 1일 말세에 심판을 피하고 구원을 얻으려면 신앙촌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신앙촌 건설을 서둘렀다. 그는 동년 10월 23일에는 자신이 ‘동방의 의인’이라고 선포하고 10월 25일에는 기성교회는 마귀의 전당이니 구원이 없고 전도관에만 구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1958년 4월 6일 소사에 소래산(蘇來山)이 있으니 예수가 재림하는 산이라고 주장하였다. 통일교는 창조질서로 세워진 일반 결혼에 의한 가정을 부정한다. 하와가 천사장 루시퍼에 의하여 겁탈당해서 피가 더러워졌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사단이 가정, 사회, 종족, 국가를 지배한다고 주장한다. 일반 결혼의 가정은 사단의 피를 받은 가정이기 때문에 참 부모의 가정이 아니라고 본다. 통일교 교주의 피로 정화된 가정이라야 참 가정이라고 본다. 그래서 교주의 피와 집례로 합동 결혼식이 행해지는 것이다. 통일교 재단은 미국 내 10만 명을 포함해 세계 각지에 3백만 명의 신도가 있다고 밝혔지만 비판론자들에 의하면 실제 신도 수는 전 세계에서 10만 명을 넘지 않는다.(외신들 '자칭 메시아' 문선명총재 조명, 서울=연합뉴스, 입력시간 : 2012.09.03 10:59:39 수정시간 : 2012.09.03 13:08:50)고 한다.

3. 재산 축적하고, 권력 세습하고, 후계자들 사이에 권력투쟁

사이비 종교가들은 종교를 이용하여 재산을 축척한다. 박태선은 소위 천년성을 이룬다며 덕소에 제 1 신앙촌, 소사에 제 2신앙촌, 경남 기장에 제 3신앙촌을 설립하고 계시록의 14만4천의 선민이 되어 천국에 간다며 신도들을 유혹하였다. 1961년도에 덕소에 오토바이공장을 설립하면 집집마다 자가용 1대, 피아노 1대, 전축 1대씩을 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였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신도들은 재산과 가정을 정리하고 그 곳 공장에서 신앙촌 제품을 만들었고, 박태선의 전도관이 개칭된 천부교는 이를 강매하여 상업, 기업 집단을 이루는 데 이용하였다. 천부교는 신도들의 노동력과 재산을 착취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오늘날 통일교는 한국에서보다는 오히려 미국이나 해외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데 문교주가 남긴 재산이 “천문학적 수준”의 종교재벌이라는 것이다. 통일그룹은 여의도22번지 파크원 사업장 1만4055평을 비롯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유엔빌리지 내 문교주 공관(1800여평), 어린이 예술단 본부 및 선화예술학교 부지, 세계일보 부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통일그룹의 계열사 중 가장 잘 알려진 기업은 음료 맥콜로 유명한 일화다. 일화는 음료, 인삼 가공 수출, 제약사업 등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단 성남일화도 통일그룹의 통일스포츠가 보유하고 있다. 2년에 한번 세계 명문 클럽을 초청해 개최되는 피스컵도 통일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것도 통일그룹 거였어? 안하는 사업이 없네, 강도원 기자 theone@chosun.com, 입력 : 2012.09.03 15:14). 2011년 언론을 통해 보도된 통일그룹의 자산은 2009년 말 기준으로 1조7361억 원 규모다. 통일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는 세계일보, 용평리조트, 일화, 일신석재 등 15개에 달하며, 그 분야도 언론부터 식음료, 리조트, 여행, 조선업 등 다양하다. 공개된 통일교의 산하 계열사는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대책협의회가 지난 해 발표한 통일교 산하 기업 및 기관 수는 50곳을 넘는다. 업종도 복지, 의료, 스포츠ㆍ레저, 교육, 여행, 항공, 건설, 유통, 출판ㆍ인쇄, 대북 사업 등 손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또 미국과 일본, 남미 등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통일교 관련 조직의 자산 규모도 6조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문선명 남긴 통일교 재산, “천문학적 수준,” 헤럴드경제|입력2012.09.03 09:35). 통일교의 정확한 자산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통일교에 30년 간 몸담았던 통일교대책협의회 사무총장 이영선은 지난 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집행되는 자금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라며 "정확한 규모는 추측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거대한 통일교 산하의 조직책임은 그의 자녀들에게 세습되었다. 부인 한학자(69)가 생전 문선명의 언급에 따라 통일교 총재직, 2녀 문인진이 미(美)통일교회장, 3남 문현진(43)이 UCI 회장, GPF 이사장, 4남 문국진(42)이 재단 이사장 겸 통일그룹 회장, 7남 문형진(33)이 문선명의 후계자(통일교 세계회장)가 되는 가족 세습이 있었다. 최근 어머니가 대표를 맡고 있는 재단과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 3남과의 갈등. 소위 ’왕자의 난’으로 불린 형제간 다툼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문선명의 사망 후 장례식에 3남의 조문을 4남과 7남이 차단하여 향후 통일교가 사실상 내분의 길로 치닫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위재천 기자, 문선명 총재 장례식…‘형제 갈등’ 부상 가능성, KBS 뉴스9, 입력시간 2012.09.15 (21:44)). 국내와 일본, 미국 등지에선 4남과 7남이 주축이 된 통일교 재단이 사실상 장악했지만, 제3세계 국가의 경우 3남을 지지하는 세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장례식장서도 싸움…통일교 3남 "다른 형제들이 조문 막아." 한국경제|입력2012.09.10 18:33.). 이들 사이에는 문선명이 생전에 주장한 구세주론을 가지고 논박을 벌이고 있다. 주류측은 문선명을 메시아로 받들려하고 비주류측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조현 종교전문기자, 문선명은 메시아인가…통일교 내부 갈등 최대 화두로, 한겨레|입력2012.09.12 20:40, cho@hani.co.kr).

맺음말

오늘날 한국의 국력이 신장하여 선진국 대열인 20-30그룹에 가입하고, K-pop 등 한류(韓流)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대륙까지도 흘러들어가게 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종교적인 한류 가운데 통일교가 기독교 교리를 무속적으로 왜곡한 사이비 구원 교리(무속적 피가름 교리)를 가지고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북미나 남미나 유럽에서 선교를 하여 추종자들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부끄럽게 느껴진다. 한국 개신교는 이에 대한 책임감을 진지하게 느끼고 각성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한국산 사이비 종교의 교리적 오류와 사회윤리적 잘못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서구 기독교가 쇠진해버린 후기 기독교 시대에 초대교회의 역동성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하여 한국교회가 참 종교, 즉 성경적인 정통기독교를 오늘날 유럽과 미주 등 전 세계에 다시 새로운 한류로서 흘러 보낼 수 있는 창조적 자기성찰과 자기갱신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