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지난 4일 새벽 미국 뉴욕주(州) 뉴로셀 경찰이 절도 용의자 2명이 타고 가던 승용차를 뒤쫓았다. 추격전은 용의 차량이 뉴욕시 브롱스 지역의 길가에 주차돼 있던 차들을 들이받고 멈춰 서면서 끝이 났다.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있던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종이처럼 구겨진 차량 내부를 살피던 경찰은 의외의 장면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망자가 무릎 위에 다름 아닌 자동차 바퀴가 놓여 있었던 것이다.


조사 결과 범인들은 인근의 혼다 대리점에서 자동차 바퀴 6개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덮친 대리점은 일주일 전 무려 72개의 바퀴를 한꺼번에 도둑맞았던 곳이다. 현재 이곳에는 멀쩡한 차들이 바퀴 대신 블록에 의지한 상태에서 새 바퀴를 기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십년 전에나 볼 수 있었던 자동차 대리점의 이런 살풍경이 최근 미국 전역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익명으로 바퀴를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데다 순식간에 바퀴를 제거할 수 있는 첨단 장비들이 개발된데 따른 것이다. 뉴로셀 지역 경찰관인 조세프 샬러는 "자동차의 한쪽을 살짝 들어 올리고 나서 너트를 제거하고 바퀴를 빼내기만 하면 된다"며 "이 모든 과정이 1-2분이면 끝"이라고 설명했다.


절도범들은 통상 바퀴를 통째로 훔쳐가지만 팔 때에는 타이어와 휠 등으로 분리해서 내놓는다. 이들이 특히 선호하는 것은 개당 500달러를 웃도는 알루미늄 휠이다.


최근 들어 자동차 바퀴 절도 범죄가 얼마나 늘었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피해자의 상당수가 경찰이나 보험사에 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풍속도를 볼 때 가파른 증가세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강조한다. 주민들이 자체 방범대를 구성해 야간 순찰에 나서는가 하면 차고를 향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바퀴에 자물쇠를 달아 놓은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차주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피터 벌론 뉴욕시 의원은 "불행하게도 1980년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췄던 `과거의 범죄'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바퀴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벌론 의원의 지역구 아스토리아 지역에서는 이번 주말부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방범대가 순찰에 나설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