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사람의 얼굴을 뜯어먹어 전세계를 전율에 빠트린 미국 마이애미 식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루디 유진(31)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모범적인 사람이었다는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유진이 거리의 부랑아 생활을 하다 독성이 강한 신종마약인 `배스 솔츠'에 중독돼 환각 상태에서 끔찍한 범행을 한 것이란 경찰의 추정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유진은 좀비가 아니었다"는 어머니와 옛 여자친구의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그의 애인인 20대 여성이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 유진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고 나섰다고 7일(현지시간) 선 센티넬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올해 3월부터 유진과 사귀었다는 요봉카 브라이언트(27)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유진은 "항상 성경을 읽고 정기적으로 교회에 나간 부드러운 신사였다"면서 그가 술을 마신 것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마리화나 한대 피운 것 말고는 없다"며 상습 마약 복용설을 일축하면서 "그와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꼈고 가장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이는 5년간 연인관계였다는 유진의 옛 애인이 "마리화나를 자주 피웠을 뿐 마약에 심각하게 빠진 상태는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과 일치하는 것이다.
3명의 자녀를 둔 이혼녀인 브라이언트는 "유진이 정상이 아니라면 그를 아이들 곁에 뒀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그와 사귀는 동안 식인 행위는 물론이고 좀비의 존재를 믿고 살아있는 동물을 미사의 제사물로 올리는 부두교에 대해서도 말을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진은 지난달 26일 마이애미 도로변에서 65세 남성 노숙자인 로널드 포포에 달려들어 눈 한쪽을 삼키고 얼굴을 뜯어 먹다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경찰은 마약중독을 범행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진의 어머니는 지난주 CBS 마이애미 방송에 출연해 죽은 아들은 성경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으며 신을 경배하고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한 사람이었다면서 경찰과 언론이 유진을 식인종으로 몰고 있는데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유진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실제 범인이고 마약복용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면 그가 모르는 사이 누군가 마약을 투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