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제2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의 소매점에서 1년 안에 비닐 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23일 소매점 비닐 봉지 사용 금지 조례를 찬성 13표, 반대 1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조례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내 7천500여개의 대형 소매점에서는 6개월 후부터 고객이 구입한 물건을 비닐 봉지를 담아주는 행위가 금지된다. 동네 편의점 등 소규모 소매점에서는 1년 뒤부터 비닐 봉지 사용 금지 조례가 적용된다.


또 비닐 봉투 사용 금지 조례 발효 1년 뒤부터는 종이 봉지 무상 제공도 금지된다. 소매점은 종이 봉지를 1개에 10센트씩 돈을 받고 제공해야 한다.


다만 시의회는 4개월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서 본격적인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유예 조항을 달았다.


환경 운동가들의 주장에 따라 이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미 45개 도시가 소매점 비닐 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인구 1만여명 안팎의 소도시이라 로스앤젤레스 시의 결정은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400만명에 육박하는 인구가 몰려 사는 거대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연간 23억개의 비닐 봉지가 사용되는 것으로 환경단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시의원 에드 레예스는 "환경 보호를 위한 커다란 진전"이라면서 "로스앤젤레스 일대 해변과 바다를 더럽히는 비닐 봉지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아 비닐 봉지 사용 금지 조례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반대론자들은 이번 조치가 소규모 자영업형 소매점과 저소득층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렇지 않아도 불황에 찌든 동네 소매점은 비닐 봉지보다 더 비싼 종이 봉지로 대체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저소득층은 그나마 종이 봉지값 10센트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반대론자들은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