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중 50%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갤럽 리서치가 5월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표준오차 ±4%)에 따르면, 동성결혼에 대해 “용인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50%에 달한 반면 “도덕적으로 틀렸다”고 답한 비율이 42%로 나타났다.


갤럽에 따르면 1999년에는 35%만이 동성결혼 지지 의사를 밝혔었지만, 근래 10년간 지지 수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갤럽은 2001년 이후 “동성결혼(게이/레즈비언)을 도덕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가”에 대한 미국인들의 답변을 매년 조사해 왔다. 조사 결과 동성결혼 지지 의견은 2001년 40%에서 현재 50%(52~56%)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민투표에서 나타나는 동성결혼 지지율은 여론조사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지난주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주헌법 개정안이 찬성 58%, 반대 48%로 주민투표를 통과한 것이 한 예다. 이로써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이 규정을 채택해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미국의 30번째 주가 됐으며, 비교적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에도 이 개정안이 60% 이상의 지지율로 통과된 바 있다.


갤럽 리서치 프랭크 뉴포트 국장은 “주민투표보다 여론조사에서 동성결혼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로 두가지를 꼽았다. 뉴포트 국장은 “첫째는 ‘여론조사는 주민투표처럼 특정 주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범국가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주민투표에 나오는 사람들이 그 주 전체의 의견을 반영한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4일 발표된 CBS-뉴욕타임즈 공동 여론조사 결과, 동성결혼 지지자 비율이 총 38%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뉴포트 국장은 “갤럽의 경우 동성결혼 지지/반대로 카테고리를 나눈 반면, CBS-뉴욕타임즈 여론조사는 동성결혼 지지/시민결합(동성커플을 법으로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부부로 인정하는 것) 지지/둘 다 반대로 3개의 카테고리를 나눠 질문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