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거리의 청소년을 보면 다들 키가 시원시원하게 크고, 일찍 성숙해서 그런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을 구분하기 어렵다. 예전에 비하면 식이와 유전적인 요인이 개선되어서 체격이 월등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체력은 어떨까? 부모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만 자란 아이들에게 흙장난은 금물이다. 흙바닥을 걸어본 기억도 까마득할 것이며, 깨끗하게 닦인 아스팔트, 시멘트 길만 걸어 다닌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책상에 앉아 하루종일 책과 씨름하느라 건강을 위한 운동시간은 항상 부족하기 마련이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자연을 호흡하고, 운동으로 닦여진 건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실제로 병원을 찾는 청소년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척추 때문에 병원에 오는 청소년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기 특히 수험생 시기의 척추 건강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수험생 시기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가장 크다. 특히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생활습관과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은 청소년기에 각종 척추질환을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중요한 수험생 시기에 척추 이상이 생기면, 학습의 집중도도 떨어지고 평생 척추건강에도 빨간 불이 켜진다.


자생한방병원이 경인 지역 중고등학생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1.9%의 학생이 척추 관련 통증으로 학습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예전과는 달리 척추 질환이 청소년들, 특히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무래도 수험생들은 장시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해야 하며, 이로 인한 운동량의 부족을 초래하여 척추 주변의 근력이 약해질 수 있고, 특히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척추의 측만이나 일자목을 유발하여 척추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은 척추에 부담을 주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가만히 서 있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무게가 100이라면 구부정하게 앉아 있을 때는 척추의 부담은 80% 정도 증가하는데 기인한다. 등을 구부정하게 앉거나 턱을 괴고 앉는 습관 역시 척추 및 주변 근육에도 스트레스를 줘, 척추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처음에는 어깨, 등이 자주 뻐근하거나 목이 뒤로 잘 젖혀지지 않는 단순 통증에 불과하지만, 목 뼈의 형태 변화를 계속 간과하다 보면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목 뼈가 퇴행되기 쉽다. 여기에 스트레스나 피로 등이 겹치게 되면 턱관절의 염증으로 구개장애와 통증은 물론이거니와 두통, 피로감, 어깨 결림 등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험생의 척추 이상은 학습능력 역시 저하시킬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두개골과 직접 맞닿아 있는 목뼈에 이상이 생기면 머리로 올라가는 신경과 혈관이 압박을 받고, 주변 근육이 굳어진다. 이로 인해 두통, 어지럼증이 생기며, 목이 뻐근하거나 어깨통증이 발생하고 피로가 쉽게 온다. 또한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머리의 열기를 식힐 수 없다. 뇌를 많이 사용하면 발생하는 열을 뇌 척수액이 순환하면서 식혀 주는데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뇌척수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기고, 뇌활동에 제약을 받아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며, 뇌로 가는 산소 부족을 유발하기도 한다. 등뼈의 일부분이 틀어지게 되면, 등뼈에 연결된 갈비뼈의 움직임이 둔화해 정상적인 호흡에 이상이 생기고 혈중 산소량이 감소해 뇌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한방에서는 척추건강을 관리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치료를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 추나수기,추나약물요법, 한약요법이 대표적이다. 추나수기요법은 수기(手技)로 비뚤어진 척추의 형태를 정상 위치로 되돌려 특정 부분에 몰리는 하중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어 뇌의 신경전달과 혈액공급이 촉진돼 통증이 없어질 뿐 아니라 집중력과 기억력이 높아지게 도움을 준다.


추나약물요법은 각종척추관절의 통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척추와 주변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해 주기 때문에 특히 좋지 않은 생활 습관, 자세로 약해진 척추구조를 가진 수험생들에게 전반적인 체질 개선 효과도 줄 수가 있다.


수험생의 건강상태를 파악한 후 개인의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통해 치료의 효율을 높이고 체력보강과 두뇌활동 촉진을 돕는 한약요법도있다. 특히 한약 중에 대표적인 수험생의 보약인 육공단의 경우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뇌에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해 주는 동시에 뇌세포를 재생시키는 효능의 단백질인 Egr1을 생성해 뇌기능을 활성화 시키기 때문에 기억력과 집중력이 높아지고 만성피로가 제거된다. 육공단의 이러한 과학적 효과는 미국 캘리포니아 얼바인 의과대학연구소 신경학 박사인 셔먼 교수의 실험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이 연구논문이 SCI급 학술지인 국제 신경과학회지 ‘뉴로 사이언스(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되기도 하였다.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한번쯤은 자녀의 척추를 살펴보자. 힘의 근원인 척추가 바로 서고, 움추린 가슴이 쫙 펴게 되면, 자녀의 얼굴도 한결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