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셰일가스 채굴 붐이 일면서 일꾼들이 몰려들자 인근 뉴욕주의 경제까지 덩달아 흥청거리고 있다. 소비가 활발해져 상점 매출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기존 주민들의 집세가 급등하고 환경이 오염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주 남서부 셔멍 카운티가 셰일가스 채굴 붐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이곳에 몰려든 가스 채굴 근로자들은 주말이면 부인이나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잔뜩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간다. 크리스털 목걸이나 인조모피로 만든 조끼 등이 최근 가장 인기있는 품묵이다.


소규모 상점 주인 크리스티 스프랭씨는 "근로자들은 선물로 무엇이 적당한지 잘 알고 있다. 예쁜 상품을 가리키면서 바로 싸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이 상점 매출은 작년대비 60%나 늘었다.


이 지역에 두 개 있는 '홀리데이 인' 모텔도 숙박객들로 만원이다. 방을 계약할 때 아예 몇개월치씩 한꺼번에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 인근 빅 피아트 공항은 항공기 운항편수를 늘렸으며 주차장과 화장실도 추가로 만들었다. 더 큰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활주로 확장공사도 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다. 천연가스 채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셰일가스 채굴 훈련을 받은 뒤 작업현장에 배치된다. 셰일가스는 혈암층에 함유된 메탄가스로 천연가스의 일종이다. 근로자들은 강한 압력으로 물과 화학물질을 분사해 혈암을 깨뜨리면서 그 사이에 갇혀있는 가스를 모아 지상으로 올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가스 채굴이 활발해지자 인근 뉴욕주는 이런 가스 채굴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환경영향 평가를 해왔다. 이 평가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셔멍 카운티 등의 지역에서는 실질적인 작업 없이 가스 개발 붐에 마음만 들떠있다.


뉴욕주가 가스 채굴을 허가하느냐 여부에 따라 이 지역 사람들의 생활은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채굴이 허가된다면 도로를 새로 개설하고 경찰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공무원들은 인근 펜실베이니아주의 채굴 현장을 방문해 새로 밀려올 수천명의 노동자들을 어떻게 출퇴근시키고 수용할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타날 전망이다. 뉴욕주 환경보전국 보고서에 따르면 채굴 허용시 외부에서 유입되는 근로자들이 늘어 주택부족과 렌트비 상승 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현지 주민들은 렌트비가 크게 올라 곤경에 처했다. 지역주민 마크 스테지(53)씨는 "월 600~800달러짜리 집을 구하려고 하는데 그런 집은 찾을 수가 없다. 그 두 배는 주어야 한다. 채굴 근로자들이 무조건 머물 집을 구해야 한다며 렌트비를 잔뜩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