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미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가 시한내에 특별한 합의를 마련하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될 전망이다. 미 CNN방송은 20일 "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 협상 실패에 대한 발표를 어떻게 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민주, 공화 양당의 협상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빠르면 21일 슈퍼위원회가 협상 실패를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슈퍼위원회는 미 정치권이 정부부채 상한선 증액에 합의하면서 향후 10년간 1조2천억달러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월 출범시킨 초당적 의회기구다. 슈퍼위는 민주, 공화 양당 의원 12명으로 구성돼 활동해 왔다. 슈퍼위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실패할 경우 1조2천억달러의 지출을 오는 2013년부터 국방비와 비국방비에서 절반씩 자동삭감해야 한다.
위원회의 활동 시한은 오는 23일 자정까지이나 슈퍼위가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처리할 경우 48시간 이내에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규칙 때문에 21일 자정이 사실상 합의 시한이다. 이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의 젭 헨서링 의원은 20일 폭스뉴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슈퍼위원회가 23일까지 합의를 이루는 것은 "벅찬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희망을 포기하길 원하지 않지만 현실이 희망을 넘어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세수 확대와 지출 삭감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놓고 가장 큰 이견을 보여 왔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세금 인상, 특히 부자들에 대한 세금 인상안에 강하게 반대한 반면 민주당은 공화당의 사회보장제도 지출 삭감 방안에 반대해 왔다.
슈퍼위원회가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할 경우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이 신뢰할만한 장기적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미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벌써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슈퍼위원회가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하더라도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폭스뉴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미 슈퍼위원회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돼 왔기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큰 반응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