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후계자로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상징조작 차원에서 두 차례 개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류타니(龍谷)대학 사회학부의 다케야마 소데츠 교수가 최근 북한 원전과 한·일 전문가 등을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펴낸 책 '김정일과 김정은의 정체'(정용연 번역)은 김정은의 이름이 정운(正雲)이었으나 3대 후계체제의 정통성 부여를 위해 검은색이 연상되는 '구름(雲)' 대신 '밝게 빛남(銀)'의 뜻이 내포된 이름으로 바꾸었고 훗날 '은혜 은(恩)'자로 다시 개명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국가정보원 단장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정보비서관을 지낸 김정봉(54) 한중대 석좌교수 말을 인용해 "북한이 2009년 1월8일 김정은 생일을 기점으로 후계자 지명을 당·군 고급 간부들에게 전파하던 무렵 개명한 것 같다"고 했다.


김정일 전속 요리사로 13년간 북한에 체류한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도 김정은을 한 때 '정운 왕자'로 불렀고, 중국 신화통신도 '은(銀)'으로 표기하다가 지난해 10월1일 조선중앙통신사가 일본의 친북 매체를 통해 '은(恩)'으로 기사를 올리자 뒤늦게 수정한 것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저자는 또 1984년생인 김정은의 출생년도를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에 맞춰 1982년으로 조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1982년생이라면 스위스 베른주가 2009년 6월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으로 추정되는 학생이 1998년 8월 공립중학교 7학년(일본 공립중 1학년에 해당)으로 입학했다고 밝힌 것이나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1981년 9월생)의 출생시기를 감안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김정은이 만16세 7개월때 중학교에 입학했고, 형 정철의 출생 4개월 뒤 태어난 셈이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은 또 북한여성들이 중국 동북지방에 헐값에 팔려나가는 여성들을 비롯한 북한 주민의 비참한 삶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권력 3대세습으로 `김정일 공화국'에서 `김정은 왕국'으로 변해가는 북한내부의 권력이동도 깊이있게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