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고향에 있는 가족 사냥캠프의 이름 때문에 때아닌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페리 주지사의 부모가 지난 1980년대초 임차한 웨스트텍사스의 사냥캠프 입구에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깜둥이(Niggerhead)'라는 글자가 쓰인 대형 표지석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페리 주지사가 지난 1984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 동료 정치인들과 지지자 등을 이곳으로 초청했을 때도 이 명칭이 유지됐으며, 지금도 일부 지역민은 이곳을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페리 주지사는 "부모가 이곳을 임차한 뒤 페인트로 표지석에 글자를 썼다"면서 "그러나 얼마후 내가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문제의 글자를 발견한 뒤 친구들에게 말했고, 이들이 페인트로 덮었기 때문에 이후 방문 때는 이를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지역주민, 농장주, 정부 관계자 등은 이후에도 이 글자를 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농장 인부는 지난 2008년까지도 표지석 글자가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WP는 전했다.
페리 주지사측은 이런 보도에 대해 "페리 주지사가 동료 등을 초청했을 때도 그 글자가 보였다는 것 등 상당수의 주장이 부정확하다"면서 "그는 지난 2006년 이후에는 그곳에 가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유일한 흑인으로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허먼 케인 `갓파더스 피자' 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폭스뉴스 등에 출연, "이는 미국의 많은 흑인들에게 둔감한 짓"이라면서 "모욕적(insulting)"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페리 주지사는 지난달말 공화당 후보토론회에서 불법 이민자 자녀에 대한 학비지원을 반대하는 후보들에 대해 "가슴(heart)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해 논란을 일으키는 등 잇단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