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에서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을 둘러싼 논쟁이 몇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미국판 `금(金) 모으기' 운동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정부부채 상환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부 프로그램'으로, 지난 1960년 텍사스 출신의 여성 거부였던 수전 클레이튼이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과 함께 남긴 2천만달러를 재무부로 편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공부채국(BPD)에 따르면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이듬해 관련 법안에 서명한 이후 지금까지 미 국민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부한 금액은 8천170만달러(한화 약 846억원)에 달한다.
소득공제가 가능한 이 기부금은 계좌이체를 하거나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파커스버그에 위치한 BPD 지역사무소의 유명한 `우체통(P.O. Box)'으로 직접 우편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우체통에는 지금도 기부금이 담긴 우편이 매달 30~50통씩 배달되는데, 500달러 이하의 소액 기부가 대부분이고 때론 수표(Check)나 금화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부자들의 희망과는 달리 이렇게 기부되는 돈은 실제로는 연방정부 부채 상환에 이용되는 게 아니라 재무부의 일반기금에 편입된다는 게 BPD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이런 기부가 소액이나마 정부의 지출규모를 줄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채를 줄이는데 기여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기부자들은 적잖이 실망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전했다.
이번달 `우체통'으로 100달러를 보냈다는 라스베이거스의 교사 제인 올리브씨는 "아주 실망스럽다"면서 "친구와 친척들에게 기부하라고 권유를 해 왔는데 더이상 그렇게 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부채 감축을 위한 `풀뿌리 운동'을 벌이고 잇는 루실 매코넬씨는 "기부금이 부채상환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우체통'은 국가의 빚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희망을 나타냈다.
전업 주부인 라일라 가드니어 씨는 최근 정치권의 `당파 논쟁'에 대해 "정치인들보다 국민을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인들은 희생하고 타협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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