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규

당신만을 사랑하지 못했기에

모두 다 떠나버렸습니다

당신만을 구하지 않았기에

모두 다 돌아섰습니다


목 타는 골고다의 길에는

버림받은 고독의 잔이

조롱하는 소리보다 더 쓰디쓴데

주여! 그 흉칙한 몰골로 어디로 가시나이까


길가를 가득히 메운

위선과 이기심의 얼굴들을

쏘아보지 않으시는 당신은

사랑이시기에


고개만 숙이신 채

말없이 소리도 없이

외침도 없이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