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 영적으로 어둡고, 사회적으로 침울하기만 했던 조선 땅에 복음을 전한 초창기 선교사들, 그리고 이들에게 복음을 받아 동네 구석 구석을 다니며 순수하고 투박했지만 ‘복음의 원광석’을 그대로 전했던 전도부인들.

여성들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던 사회 분위기도 복음에 불붙은 여인들의 열정과 전도를 막을 수는 없었다. 온 동네 구석 구석을 다니는 것에서 모자라 산골과 오지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던 전도부인들은 오늘의 한국교회를 일으킨 영적인 민초(民草)들이었다.

이들의 영성을 이어 받은 미연합감리교회(UMC) 북조지아한인여선교회연합회의 사역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회장직을 맡아 수고하고 있는 베다니감리교회 이춘희 사모는 “긴밀한 네트워킹과 집중된 사역, 그리고 한인 여성들의 선교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현재 북조지아한인여선교회연합회는 미주 내 한인여선교회연합회와 함께 동남아시아 6개 국가의 여성 지도자 훈련과 차세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몽골,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최근에는 인도까지 사역의 영역을 넓혔으며,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한국에 기독교가 전파될 당시 환경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여성들에게 여성들이 전하고 있어 그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UMC의 최고기관 중 하나인 여성국 산하인 여선교회연합회에 소속된 북조지아한인여선교회연합회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한인 기독교 여성 특유의 성실함과 초점이 맞춰진 사역에 대한 여성국의 기대가 크다. 먼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역 교회나 선교사들의 추천을 받은 여성들을 다양한 방면에서 3년간 교육과 훈련을 시킨다. 성경공부를 비롯 가정생활, 자녀 교육, 건강 문제, 환경 오염, 여성의 인권 등을 성경적인 관점에서 보게 하고 이들을 지도자로 양성해 자신의 언어로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문화 속에 파고 들어 전도하게 하는데 선교사가 언어와 문화를 배워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다.”

선교 지역을 설정하기에 앞서 임원들을 중심으로 현지를 답사하고 현지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프로그램과 구제용품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한다. UMC 안에 이미 개발된 자료와 매뉴얼을 기본으로 현지의 특수한 상황에 맞게 준비하는데, 가령 젖 염소 한 마리면 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곳이라면 기금을 모아 전도부인들이 사역과 함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젖 염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현지에서 버섯 농사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많은 이득을 남길 수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없어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시설과 종자를 제공하고, 농사법을 교육시켜 자립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춘희 사모.
여선교회연합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 계기를 묻자 이춘희 사모는 “북조지아여선교회연합회 활동을 오랫동안 이끌어 오신 이성은 권사님께서 만날 때마다 권면하셨지만 처음에는 솔직히 관심이 없었다. 끈질긴 권유에 아이들을 다 대학에 보내고 나서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 시작했다. 연합회 일을 하면서 먼저는 자신이 개발되고, 마음과 시간만 내면 UMC에서 모든 자료와 훈련,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에 선교와 하나님의 사역 방향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고 답했다.

혹시 교회 밖의 일을 하게 되면 교회의 일이 소홀해 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기우(杞憂)였다. 가장 먼저 자신이 변화되고 개발되면서, 신앙과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막연했던 선교와 하나님의 방향에 대해서 성도들과 구체적으로 나눌 수 있고, 어렵지 않게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선교 공동체로서 교회의 역할을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북조지아한인여선교회연합회의 주요 활동은 걷기 대회(Walk-A-Thon), 반찬 바자회를 통한 기금마련 행사와 여름에 열리는 선교학교를 통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크게 두 가지다. 역사가 오래된 타 지역 한인여선교회 연합회와 비교할 때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차세대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교회 속에 숨어있는 인재들을 발굴하고자 하는 열정은 그 어디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다.

특별히, 오는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심슨우드수양관에서 열리는 선교학교는 조지아 지역 여선교회 연합회와 함께 하는 행사로 올 해는 창세기 야곱을 통해 보는 ‘화해’의 영성훈련, 아이티에 관한 지역공부, 사회정의 등을 공부할 예정이다. 감리교인이 아니더라도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교회 여선교회라고 하면 교회 살림을 하고 사역에 필요한 바자회나 기금마련 행사에 참여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사역이 무척이나 중요하고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여성들이 교육되고, 훈련되면 새로운 눈이 떠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 선교의 방향을 알게 된 여성들은 교회 안에서 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교회를 섬기고, 사회를 향해 일하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많은 교회들이 앞으로 더 연합회 활동에 문을 열어 주시길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북조지아여선교회연합회 사역에 관한 문의는 678-860-3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