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쓰나미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일본 재해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재일한인교회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는 가운데,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제일교회 장경태 선교사가 최근 미야기(宮城県)현을 방문하고 실상 보고와 함께 회복을 위한 기도를 부탁했다.

장 선교사는 8일 교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미야기현에 다녀왔습니다’라는 보고에서 일본그리스도형제단 소속 센다이교회와 이시노마키교회를 방문하고, 당초 교회 수리를 위한 사역이 변경돼 현지 구제와 중보기도를 위한 사역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장 선교사는 먼저 센다이시를 방문했다. 그는 “시내에 들어서면서 비교적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곳 사람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며 “거의 모든 이들의 가정에는 상처와 함께 가족을, 친지를, 친구를, 사랑하는 이들을 잃지 않은 이들이 없을 만큼 죽음이라는 것이 보편화된 사회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끔찍한 내용들을 오히려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외지에서 들어간 사람으로서 받는 새로운 충격이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장 선교사는 센다이에 이어 이시노마키도 방문했다. 이시노마키에 들어서자 지진과 쓰나미로 피해 입은 현장들을 본격적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그는 “마을마다 도로마다 길가에 길게 늘어져 있는 쓰레기들의 모습들,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많은 경찰관들이 수신호로 차량통제를 하는 모습들, 자위대의 트럭의 바쁜 움직임들, 상점마다 폐허가 된 모습들, 그리고 날라 다니는 먼지들로 거리는 뿌옇게 흐려졌다”며 한창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지 상황도 전했다.

현지 교회인 이시노마키교회는 지역 주민을 위한 구호처이자 구호품을 모아둔 창고로 바뀌어 있었다. 장 선교사는 “교회도 역시 쓰나미로 인해 물에 잠겼던 흔적이 있었지만, 물이 빠진 후 교회당은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한 구호소로 바뀌어 각 단체에서 가져온 각종 구호품으로 창고가 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장 선교사는 구호 활동 중에 받은 안타까운 느낌도 밝혔다. 그는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따뜻한 오니기리와 오차를 전해 주면서 뭐라고 말을 걸고 싶지만 왠지 미안한 마음만 가득해서 그저 얼굴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며 “슬픈 얼굴로 엄마의 손을 잡고 서 있는 모녀를 보면서 얼마나 눈물이 솟았는지 눈물을 삼키고 따뜻한 오니기리를 쥐어줬다”고 전했다.

구호 활동 후에는 오나가와(女川) 지역으로 이동해 피해 상황을 둘러봤다. 그는 “오나가와라는 지역으로 이동하여 지역의 피해상황을 돌아보는데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 엄청난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고 눈에 들어왔고, TV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충격으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고 말해 피해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당시 함께했던 일본인 이토우 목사는 “이 지역에 교회를 세워져야 한다”며 간절히 호소하기도 했다. 이토우 목사에 따르면 오나가와(女川) 지역에서 유일하게 하나 있었던 교회는 선교가 되지 않고 운영조차 어려워 교단의 철수명령으로 사라졌다. 그 후 이 같은 재해가 발생했고 교회를 중심으로 전달되는 구호품을 지역 주민들이 공급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토우 목사는 특히 “아무리 조그마한 교회라도 의미 없는 교회는 없다. 그러므로 이 지역을 위해서 교회를 하나 세워 달라”며 “이 지역에 2만명이 있었지만 반수 이상이 희생을 당해서 없어졌고, 또 다른 지역으로 떠나버렸지만 반드시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상처받은 저 영혼들을 치유해야 할 교회가 필요하다”며 교회 재건을 호소했다.

이토우 목사는 또 “조그마한 교회라도 있었으면 교회를 중심으로 기독교 관련의 구호 단체에서 지역 교회를 돕기 위해 많은 구호품이 올 수 있었을 텐데, 이곳에는 교회가 없어서 받을 수가 없었다”며 자신의 작은 차량에 약간의 구호품을 싣고서라도 언덕 위에 있는 교인의 집을 중심으로 나눠주는 등 발품팔이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 선교사는 “피해를 당한 그 가정을 방문해서 기도를 하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며 아려오는 가슴을 달래고 “사역을 마치고 400km를 운전하고 돌아오는 길에 센다이교회에서 봤던 센다이교회 간판 아래에 있었던 ‘지금 일본 중, 세계 중의 교회가 피해민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자꾸 생각이 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