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란 무엇일까? 목회자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정의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것을 그 목회자의 목회철학이라고 한다면 모든 목회자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목회철학에 따라 목회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목회철학에 근거해 때와 시기에 맞추어 다양한 방법과 관심, 초점을 갖고 목양에 임한다. 이 인터뷰는 추상적인 목회철학을 묻는 인터뷰가 아니다. 시카고 복음화를 위해 오늘도 선한 싸움 중에 있는 목회자들이 그 목회철학대로 목회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한 가지 주제만을 정해 대화하는 인터뷰다.
세번째 인터뷰 대상은 수정장로교회 김진년 목사이며 주제는 “교회와 뉴미디어”다. 그는 대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한국의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도스(DOS)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컴퓨터를 비롯한 뉴미디어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는 소명을 받아 목사가 된 후, 뉴미디어가 미래 교회에 미칠 영향력이 매우 클 것을 예감했다. 그래서 신학 공부를 마친 후 정보과학대학원에 진학하여 음향정보 통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분야를 공부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한국교회는 뉴미디어에 대해 거의 무지한 상태였다. 김 목사는 윈도우95가 나오기 전에 이미 자신이 부목사로 시무하던 노량진교회에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홈페이지를 개발하여 운영하였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정보통신위원회 전문위원이 되어 역시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의 교단 총회 홈페이지를 제작, 교회와 목회 정보화를 위한 여러 사역을 감당한 바 있으며, 서울 영락교회 홈페이지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직접 제작하는 등 맹활약했다. 故 한경직 목사가 타계한 2000년 4월 19일에는 사이버 조문소를 개설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목회자로서 경험과 사이버신학 연구가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서울 영락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면서 장로회신학대학교, 대전신학교 등에서 “정보사회 목회학”과 관련된 과목들을 강의하였다.
교회 교적과 재정의 전산화를 돕는 <교회와 정보 사회 I,II>, 시청각교육의 개념을 초월하여 멀티미디어(음성-그림-영상-문자)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빚어낼 충격파를 교회가 어떻게 수용하고 대처할 것인가를 연구한 책 <크리스천, 인터넷, 멀티미디어>, 인터넷이 실생활과 교회의 복음 선교에 미칠 영향과 교회의 대책을 연구한 <미래사회와 인터넷 선교>, 교회 안에 다가올 영상예배 붐을 어떻게 준비하고, 교회교육에 뉴미디어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연구한 서적 <영상예배와 멀티미디어 교육> 등을 6권의 편저서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는 멀티미디어를 교회교육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는 중 어린이 예배를 위한 애니메이션을 자체 제작하면서 선풍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는 뉴미디어 시대에 한국교회가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으로 “정보사회 미래목회 세미나”를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한차례씩 열며 자신이 연구하고 개발해 온 연구 내용들과 한국교계의 전문가들의 연구 내용을 함께 묶어 공개하고 공유하였다.
그러던 중 사이버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미국에서 사이버신학을 연구하는 학자를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이 분야에 관한 관심을 갖고 맥코믹신학교에서 세 번째의 석사 학위를 마친 후, 풀러신학교 박사(D.Min.) 과정까지 와 있다.
한국에서 노량진교회, 영락교회 등에서 부목사로 섬겼던 그는 시카고에서 한미장로교회 부목사, 참길교회 담임목사 등을 지냈으며 3년 전 수정장로교회에 청빙을 받아 목회하고 있다.
-영상예배, 설교 애니메이션, 교회 홈페이지 등은 이미 과거에, 그리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뉴미디어는 최근에 교회에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뉴미디어들이 한인교회에서 활성화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인교회를 구성하는 성도의 연령대가 대부분 50-60대 이상이다 보니, 한국교회에 비해 멀티미디어 사역에 대한 이해나 활용도가 적습니다. 그리고 한인 2세나 1.5세대는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에 대한 이해나 활용도가 높긴 하지만 한인 1세대와는 언어나 문화적 차이가 있어서 이민교회가 활용하는데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뉴미디어 없이 목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만.
뉴미디어 없이도 목회를 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목회는 뉴미디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이 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디어를 인간 능력의 확장이라 봅니다. 전화라는 매체를 통하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전화는 상호간 의사소통의 거리를 확장시켜주는 도구입니다. 물론 전화가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한때 어느 교회에서는 “전화를 교회 안에 도입하면 전도사들이 심방은 하지 않고 수다만 떨 것이다”라면서 당회가 반대했다는 실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화없이 심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 되었잖습니까? 다니엘서 12장에 보면, 말세엔 지식이 더하고 빨리 왕래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수천년 전에 이미 정보과학이 발전하고, 교통과 통신망이 전세계에 보급되어 커뮤니케이션에 혁명이 일어날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제는 정보통신의 발전을 막을 수도 없고, 그것 없이 목회를 하기도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정보통신이 목회의 근본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주객이 전도되면 절대로 안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한인교회들은 무조건 새로운 미디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주의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첫째, 뉴미디어는 목회의 주체가 아니라 보조적 수단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둘째, 뉴미디어를 예배에 과도하게 사용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보니,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러웠다고 했습니다. 뉴미디어도 그렇습니다. 보기에 좋아 보이는 내용도 많이 있고, 재미가 있어서 회중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예배에 뉴미디어를 지나치게 도입하면 예배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예배를 오락(entertainment)의 개념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배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지 사람을 즐겁게 하는 오락 쇼가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느냐, 쾌락을 사랑하느냐의 문제이지요. 여기서 쾌락이란 말은 정보가 주는 즐거움, 게임이 주는 즐거움, 소리와 영상이 주는 즐거움을 의미합니다. 요한1서 2장에 보면 이 세상은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뉴미디어의 현란한 시청각 효과는 인간의 눈에는 즐겁고 멋있어 보여도, 하나님에 대한 깊은 묵상과 자발적인 감사와 예배의 깊이를 엷게 만들어서 서서히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사모함과 경배의 마음을 타율화, 희석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 미디어가 목회에 필수불가결도 아니고 또 어떤 면에서 방해도 된다면 목사님은 왜 이 분야를 이렇게 연구하셨습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공간”에도 하나님의 말씀이 충만하게 전해져야 하지만,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공간인 “사이버 공간”(cyber-space)에도 하나님의 복음이 차고 넘쳐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공간"에 복음을 전하는 사역은 매우 활발하며 이해도도 높습니다(전도와 해외선교, 문서선교, 방송 사역 등). 그러나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사이버 공간”은 반기독교적 언어와 기독교를 희롱하는 말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실상 교회의 영향력이 이곳에는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대적하는 사람들과 적그리스도의 영들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활동하게 놔 둘 수는 없습니다. 이것들은 선교의 좋은 도구들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크리스천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에 가입한다고 해도 온통 반기독교적인 내용만 있는 곳에서는 신앙심에 상처를 입고, 회의적인 신앙의 소유자가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성경말씀 묵상과 좋은 격언 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고 복음적인 내용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페이스북 친구만 3천여명, 트위터 팔로어는 6만명이 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게임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요즘 스마트 폰이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데, 새벽부터 이불 뒤집어쓰고 스마트폰하고, 출근길에, 회사에서 업무 중에, 식사 중에도 계속 울려대는 벨소리에 완전히 사로잡혀 마치 노예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회는 스마트폰에 사로잡힌 노예가 되어 사고가 마비된 사람들을 구출하여(출애굽),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해야 합니다. 교회가 뉴미디어에 사로잡힌 자를 구원하기 위하여 그것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이지, 교회를 부흥시키려고, 좀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것을 따라간다면 교회조차도 뉴미디어의 포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이 분야를 연구한 이유는 사이버공간, 뉴미디어, 이런 것들은 정보를 실어 나르는 “정보의 고속도로”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전도할 때는 로마의 군사 도로를 따라서 전도했습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의 상선들의 항해로를 따라 배를 타고 선교하러 다녔습니다. 이것이 바울의 선교 전략입니다. 빌리 그래함은 “예수님이 지금 이 시대에 오신다면 위성 방송을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예수님이 지금 이 시대에 오신다면 정보 고속도로를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온갖 정보가 흘러가는 “정보 고속도로”에 당연히 복음도 실어서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넷 선교의 개념을 주장하고, 교회 교육에 멀티미디어를 도입하고, 애니메이션 설교를 개발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 현재 대부분의 교회들이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의 운영에 관해서는 장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지금 한국 교회와 한인교회 웹사이트들은 중병에 걸려 있습니다. 저는 그 중병의 가장 큰 원인이 게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쟁이 있는 교회의 어려움은 게시판을 통해 더욱 확대됩니다. 거짓 정보와 각종 루머가 게시판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치유할 수 없는 극단의 상태까지 가게 됩니다. 물론 교회의 잘못된 관행들이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고 개선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비중에서 볼 때 극히 미미한 실정이고, 대부분의 경우 중상과 거짓의 확대 재생산, 외부 반기독교 세력과의 연대 활동, 교회의 연약한 부분을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폭로하여 전국민에게 반기독교적 정서를 감염시킨다든지, 극소수의 인원이 홈페이지나 게시판을 점령하여 교회를 공격하여 무너뜨리는 일까지 생깁니다. 저는 과거부터 교회 홈페이지에서 최소한의 공지사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쌍뱡향 통신용 게시판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교회 홈페이지는 대부분 목회자가 제작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 청년들이나 업체에서 만들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의 취향에 맞게 청년의 옷을 입은 웹사이트가 탄생하게 되는데 목사님들은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잘 모르고 어떻게 활성화시켜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결국 목회와는 무관한 장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미국교회의 경우 홈페이지에 게시판이 있는 교회는 상당히 드뭅니다. 반론을 제기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게시판이 교회에 순기능을 하기보다는 역기능을 더 많이 한다고 봅니다.
물론 교회 홈페이지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사를 가기 전에 그 지역에 어느 교회가 있는지, 그 교회는 어떤 성격의 교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현지에 아는 사람이 없다면 교회를 소개 받거나, 지인이 소개한 교회의 내용을 확인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웹사이트를 통해서 다른 지역의 교회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 홈페이지마다 담임 목사님의 설교를 올려놓는 것이 유행이 되었습니다.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가 인터넷에 올라오고 많은 성도들이 그것을 듣습니다. 그런데 이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자기 교회 목사님의 설교가 시원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불만이 생기게 되고, 교회에 찾아 가서 예배드리는 대신 인터넷 설교를 듣는 것으로 예배를 대체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교회 전체로 볼 때는 크게 손해입니다. 문제는 아무리 설교를 잘하는 목사님이라도 인터넷을 통한 만남을 일방적이며, 내가 있는 곳에 와서 나를 직접 돌보는 목자는 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인터넷 설교는 목회자와 성도 간의 갈등을 부추기거나, 성도들의 수평 이동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설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은혜받는 좋은 점이 있지만 의도하지 않게 작은 교회와 다른 지역에 있는 성도들에게 거침돌이 된다면 당연히 인터넷 설교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작은 교회, 개척교회가 잘 안 된다는 말은 불신자 전도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그런데도 대형교회는 계속 성장한다면 그 성장은 교인들이 수평이동하고 있다는 좋지 않은 징조입니다. 인터넷 설교보다는 간단한 큐티 나눔이나 성도들의 간증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정보사회의 발전에 부응하여 우리 교회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았으니 우리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교회 홈페이지에 대한 철학적, 신학적 연구와 검증 작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주목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요? 교회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 커뮤니티 중심입니다. 자기와 정보를 나눌 친구들을 늘려 가는 것입니다. 친구들 간에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주요한 활동입니다. 그러나 트위터는 140 글자로 이뤄진 단문방송(短文放送)입니다. 어떤 사람의 팔로어가 되면 그 사람이 생산하는 단문방송을 문자로 수신하는 원리입니다. 페이스북이 나눔(sharing)이라면, 트위터는 방송(broadcasting)입니다.
페이스북의 단점은 잘 알려진대로 개인 프라이버시가 도용될 확률이 높다는 점입니다. 사진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가 올라가고 이 사람의 아내는 누군지, 아이들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등 많은 정보가 공개되면서 범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면 교인들 간에 그룹을 만들어 연결해 놓을 경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청년부나 젊은 남녀선교회원들이 연결되면 일일이 전화로 알릴 것 없이 포스팅 하나면 모든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성도 간에 교류가 활발해 지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반면에 트위터에서는 정치적 선동 내지는 증오, 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 사실과 다른 정보가 트위터를 통해 수만, 수십만, 수백만명에게 동시다발적으로 퍼질 경우 사회 혼란이 초래되기까지 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큰 공헌을 하기도 했습니다.
트위터에는 반기독교적인 내용, 음모론과 거짓 정보가 많습니다. 성도들이 건전하고 복음적인 내용을 트위터에 실어 보내는 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좋은 묵상 글이나, 큐티 나눔, 은혜가 되는 성경 말씀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선교적 사명감으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활용하는 성도가 많을수록, 크리스천 트위팅이 많을 수록 사이버 공간은 복음을 전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 좀더 고전적인 분야로 돌아 와서 멀티미디어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요즘은 프로젝터나 영상을 도입하지 않은 교회가 없는데 이런 현상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합니다. 한 장의 그림이 일천 마디의 말을 한다는 격언도 있습니다.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의 영향이 훨씬 크다는 말이지요. 예를 들면 탕자의 비유를 설교하면서 탕자와 관련된 이미지를 성도들에게 보여 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비유와 관련된 그림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약 60여만 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중 어떤 그림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청중들의 반응은 상당히 달라집니다. 문제는 이 그림을 설교자 자신이 직접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이미지 속에 담겨있는 다양한 메시지와 의도들을 다 알 수 없고, 청중들의 반응도 설교자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연구하지 않고 사용하는 시각적 효과는 교인들에게 꼴이 아닌 독초를 먹이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TV 뉴스를 보십시오. 어떤 교회에 대한 뉴스를 내어 보낼 때 기독교에 호의적인 기자가 오면 교회의 밝은 부분을 찍어 갑니다. 그러나 반기독교적 감정을 가진 기자가 취재하면 교회에 쓰레기가 흩어진 모습, 하품하는 교인의 모습, 목사님의 설교 중 오해할만한 부분만 카메라에 담아 갑니다. 그런 모습이 뉴스에 나가면 시청자들은 ‘저 교회는 저렇게 지루하고, 지저분하고, 그 목사님의 설교는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목사가 직접 생산한 것이 아니라면 목사의 의도에 정확하게 맞추어 멀티미디어를 사용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진을 사용한다면 그 사진을 찍은 사진사의 철학이나 의도까지도 사용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일부 교회 가운데에는 프로젝터의 영상을 과도하게 밝게 하거나, 불필요한 음향효과, 자극적인 색을 사용해서 교인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은 강한 자극을 받은 직후에는 약한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급적 빛을 덜 반사하는 스크린을 사용하고, 프로젝터도 지나치게 밝은 것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조명도 은은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은 수단일 뿐입니다. 스크린만 보이고 강단의 설교자는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경우는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멀티미디어가 예배를 다양한 면에서 도울 수 있지만 영적으로 깊은 묵상에 잠기게 하고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게 하는 데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이런 문제들에 관해 무분별하거나 아니면 무관심한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학의 부재입니다. 뉴미디어를 도입하거나 활용할 때에는 그것에 대한 철학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신학교 교수님들 중에는 이 분야에 관한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 웹 브라우저가 일반에게 보급된 지도 10여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사이버 공간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이것을 경험하면서 자란 세대가 신학교에 가서 연구하고 그와 관련된 저작물이 쏟아져 나오려면 적어도 20-30년은 더 지나야 하는데 인터넷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신학이 인터넷을 해석하고 대안을 교회에 제공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무슨 대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교회 안에 “인터넷 선교부”나 “정보사회선교부” 같은 아이티(IT) 관련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홈페이지나 관리하고 영상예배를 돕는 직원을 두는 소극적 대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것이 가진 의미와 선교적 활용방안을 연구하는 전담부서가 필요합니다. 비록 목회자가 뉴미디어에 문외한이라고 할지라도 이 부서에 반드시 참여해서 함께 연구,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목회자와 부원들간에 대화도 통하고 뉴미디어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게 되어서 이것을 목회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돈이 있어서 장비를 구입해 놓아도 활용할 인력이 없으면 헌금만 허비하게 됩니다. 뉴미디어 장비는 금방 구식장비가 되어버리는데, 사놓고 수년간 묵히면 결국 장비를 몽땅 버리게 됩니다. 또한 인력이 있어도 목회자가 콘텐츠와 철학을 인력에게 제공하지 못하면 목사님의 음성설교 따로, 영상화면 따로, 결국 교인들만 혼란하게 만듭니다. 오히려 말씀 전달에 방해가 될 수도 있지요.
교단 혹은 신학교 차원에서는 현장 목회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세미나를 열고 자료를 나누어야 합니다. 처음 시작은 어렵습니다. 지금 스마트폰이나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아주 많지만 이에 대해 연구한 신학 자료는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신학교와 교단, 교회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논문과 자료, 저작물을 만들어 간다면 점점 풍부해질 것을 믿습니다.
또한 기독교 언론은 교회가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철학, 신학을 갖도록 계속 계몽하여야 하겠습니다.
-교계의 투자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결론인가요? 교회들도 이 분야에 물적 투자에 상당히 인색해 보입니다.
물질적인 투자는 둘째입니다. 사람이 첫째입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위해 살고자 헌신된 사람, 뉴미디어를 선교의 도구로 믿고 연구하는 전문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육성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돈은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영락교회에서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설교를 만들 때에 예산없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제작했습니다.
-한인교회에 뉴미디어 사역이 빈약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각각의 교회가 다들 열심히 하려고는 합니다. 인재와 기술과 콘텐츠들이 흩어져 있는데 그것들을 통합하여 공유하는 것이 부족합니다. 교회들이 연합해서 정보를 나누고 서로의 장점을 나누는 사례 발표, 세미나 등이 자주 열리면 좋겠습니다. 각 교회의 IT 사역자들, 멀티미디어 부서의 대표들이 만나서 자료와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면 함께 발전해 갈 수 있고, 이 과정을 통해 교육과 지도자 양성이 자연히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번째 인터뷰 대상은 수정장로교회 김진년 목사이며 주제는 “교회와 뉴미디어”다. 그는 대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한국의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도스(DOS)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컴퓨터를 비롯한 뉴미디어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는 소명을 받아 목사가 된 후, 뉴미디어가 미래 교회에 미칠 영향력이 매우 클 것을 예감했다. 그래서 신학 공부를 마친 후 정보과학대학원에 진학하여 음향정보 통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분야를 공부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한국교회는 뉴미디어에 대해 거의 무지한 상태였다. 김 목사는 윈도우95가 나오기 전에 이미 자신이 부목사로 시무하던 노량진교회에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홈페이지를 개발하여 운영하였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정보통신위원회 전문위원이 되어 역시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의 교단 총회 홈페이지를 제작, 교회와 목회 정보화를 위한 여러 사역을 감당한 바 있으며, 서울 영락교회 홈페이지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직접 제작하는 등 맹활약했다. 故 한경직 목사가 타계한 2000년 4월 19일에는 사이버 조문소를 개설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목회자로서 경험과 사이버신학 연구가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서울 영락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면서 장로회신학대학교, 대전신학교 등에서 “정보사회 목회학”과 관련된 과목들을 강의하였다.
교회 교적과 재정의 전산화를 돕는 <교회와 정보 사회 I,II>, 시청각교육의 개념을 초월하여 멀티미디어(음성-그림-영상-문자)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빚어낼 충격파를 교회가 어떻게 수용하고 대처할 것인가를 연구한 책 <크리스천, 인터넷, 멀티미디어>, 인터넷이 실생활과 교회의 복음 선교에 미칠 영향과 교회의 대책을 연구한 <미래사회와 인터넷 선교>, 교회 안에 다가올 영상예배 붐을 어떻게 준비하고, 교회교육에 뉴미디어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연구한 서적 <영상예배와 멀티미디어 교육> 등을 6권의 편저서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는 멀티미디어를 교회교육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는 중 어린이 예배를 위한 애니메이션을 자체 제작하면서 선풍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는 뉴미디어 시대에 한국교회가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으로 “정보사회 미래목회 세미나”를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한차례씩 열며 자신이 연구하고 개발해 온 연구 내용들과 한국교계의 전문가들의 연구 내용을 함께 묶어 공개하고 공유하였다.
그러던 중 사이버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미국에서 사이버신학을 연구하는 학자를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이 분야에 관한 관심을 갖고 맥코믹신학교에서 세 번째의 석사 학위를 마친 후, 풀러신학교 박사(D.Min.) 과정까지 와 있다.
한국에서 노량진교회, 영락교회 등에서 부목사로 섬겼던 그는 시카고에서 한미장로교회 부목사, 참길교회 담임목사 등을 지냈으며 3년 전 수정장로교회에 청빙을 받아 목회하고 있다.
-영상예배, 설교 애니메이션, 교회 홈페이지 등은 이미 과거에, 그리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뉴미디어는 최근에 교회에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뉴미디어들이 한인교회에서 활성화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인교회를 구성하는 성도의 연령대가 대부분 50-60대 이상이다 보니, 한국교회에 비해 멀티미디어 사역에 대한 이해나 활용도가 적습니다. 그리고 한인 2세나 1.5세대는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에 대한 이해나 활용도가 높긴 하지만 한인 1세대와는 언어나 문화적 차이가 있어서 이민교회가 활용하는데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뉴미디어 없이 목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만.
뉴미디어 없이도 목회를 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목회는 뉴미디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이 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디어를 인간 능력의 확장이라 봅니다. 전화라는 매체를 통하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전화는 상호간 의사소통의 거리를 확장시켜주는 도구입니다. 물론 전화가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한때 어느 교회에서는 “전화를 교회 안에 도입하면 전도사들이 심방은 하지 않고 수다만 떨 것이다”라면서 당회가 반대했다는 실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화없이 심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 되었잖습니까? 다니엘서 12장에 보면, 말세엔 지식이 더하고 빨리 왕래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수천년 전에 이미 정보과학이 발전하고, 교통과 통신망이 전세계에 보급되어 커뮤니케이션에 혁명이 일어날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제는 정보통신의 발전을 막을 수도 없고, 그것 없이 목회를 하기도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정보통신이 목회의 근본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주객이 전도되면 절대로 안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한인교회들은 무조건 새로운 미디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주의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첫째, 뉴미디어는 목회의 주체가 아니라 보조적 수단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둘째, 뉴미디어를 예배에 과도하게 사용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보니,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러웠다고 했습니다. 뉴미디어도 그렇습니다. 보기에 좋아 보이는 내용도 많이 있고, 재미가 있어서 회중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예배에 뉴미디어를 지나치게 도입하면 예배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예배를 오락(entertainment)의 개념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배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지 사람을 즐겁게 하는 오락 쇼가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느냐, 쾌락을 사랑하느냐의 문제이지요. 여기서 쾌락이란 말은 정보가 주는 즐거움, 게임이 주는 즐거움, 소리와 영상이 주는 즐거움을 의미합니다. 요한1서 2장에 보면 이 세상은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뉴미디어의 현란한 시청각 효과는 인간의 눈에는 즐겁고 멋있어 보여도, 하나님에 대한 깊은 묵상과 자발적인 감사와 예배의 깊이를 엷게 만들어서 서서히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사모함과 경배의 마음을 타율화, 희석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 미디어가 목회에 필수불가결도 아니고 또 어떤 면에서 방해도 된다면 목사님은 왜 이 분야를 이렇게 연구하셨습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공간”에도 하나님의 말씀이 충만하게 전해져야 하지만,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공간인 “사이버 공간”(cyber-space)에도 하나님의 복음이 차고 넘쳐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공간"에 복음을 전하는 사역은 매우 활발하며 이해도도 높습니다(전도와 해외선교, 문서선교, 방송 사역 등). 그러나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사이버 공간”은 반기독교적 언어와 기독교를 희롱하는 말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실상 교회의 영향력이 이곳에는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대적하는 사람들과 적그리스도의 영들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활동하게 놔 둘 수는 없습니다. 이것들은 선교의 좋은 도구들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크리스천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에 가입한다고 해도 온통 반기독교적인 내용만 있는 곳에서는 신앙심에 상처를 입고, 회의적인 신앙의 소유자가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성경말씀 묵상과 좋은 격언 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고 복음적인 내용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페이스북 친구만 3천여명, 트위터 팔로어는 6만명이 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게임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요즘 스마트 폰이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데, 새벽부터 이불 뒤집어쓰고 스마트폰하고, 출근길에, 회사에서 업무 중에, 식사 중에도 계속 울려대는 벨소리에 완전히 사로잡혀 마치 노예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회는 스마트폰에 사로잡힌 노예가 되어 사고가 마비된 사람들을 구출하여(출애굽),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해야 합니다. 교회가 뉴미디어에 사로잡힌 자를 구원하기 위하여 그것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이지, 교회를 부흥시키려고, 좀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것을 따라간다면 교회조차도 뉴미디어의 포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이 분야를 연구한 이유는 사이버공간, 뉴미디어, 이런 것들은 정보를 실어 나르는 “정보의 고속도로”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전도할 때는 로마의 군사 도로를 따라서 전도했습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의 상선들의 항해로를 따라 배를 타고 선교하러 다녔습니다. 이것이 바울의 선교 전략입니다. 빌리 그래함은 “예수님이 지금 이 시대에 오신다면 위성 방송을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예수님이 지금 이 시대에 오신다면 정보 고속도로를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온갖 정보가 흘러가는 “정보 고속도로”에 당연히 복음도 실어서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넷 선교의 개념을 주장하고, 교회 교육에 멀티미디어를 도입하고, 애니메이션 설교를 개발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 현재 대부분의 교회들이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의 운영에 관해서는 장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지금 한국 교회와 한인교회 웹사이트들은 중병에 걸려 있습니다. 저는 그 중병의 가장 큰 원인이 게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쟁이 있는 교회의 어려움은 게시판을 통해 더욱 확대됩니다. 거짓 정보와 각종 루머가 게시판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치유할 수 없는 극단의 상태까지 가게 됩니다. 물론 교회의 잘못된 관행들이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고 개선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비중에서 볼 때 극히 미미한 실정이고, 대부분의 경우 중상과 거짓의 확대 재생산, 외부 반기독교 세력과의 연대 활동, 교회의 연약한 부분을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폭로하여 전국민에게 반기독교적 정서를 감염시킨다든지, 극소수의 인원이 홈페이지나 게시판을 점령하여 교회를 공격하여 무너뜨리는 일까지 생깁니다. 저는 과거부터 교회 홈페이지에서 최소한의 공지사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쌍뱡향 통신용 게시판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교회 홈페이지는 대부분 목회자가 제작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 청년들이나 업체에서 만들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의 취향에 맞게 청년의 옷을 입은 웹사이트가 탄생하게 되는데 목사님들은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잘 모르고 어떻게 활성화시켜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결국 목회와는 무관한 장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미국교회의 경우 홈페이지에 게시판이 있는 교회는 상당히 드뭅니다. 반론을 제기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게시판이 교회에 순기능을 하기보다는 역기능을 더 많이 한다고 봅니다.
물론 교회 홈페이지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사를 가기 전에 그 지역에 어느 교회가 있는지, 그 교회는 어떤 성격의 교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현지에 아는 사람이 없다면 교회를 소개 받거나, 지인이 소개한 교회의 내용을 확인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웹사이트를 통해서 다른 지역의 교회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 홈페이지마다 담임 목사님의 설교를 올려놓는 것이 유행이 되었습니다.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가 인터넷에 올라오고 많은 성도들이 그것을 듣습니다. 그런데 이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자기 교회 목사님의 설교가 시원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불만이 생기게 되고, 교회에 찾아 가서 예배드리는 대신 인터넷 설교를 듣는 것으로 예배를 대체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교회 전체로 볼 때는 크게 손해입니다. 문제는 아무리 설교를 잘하는 목사님이라도 인터넷을 통한 만남을 일방적이며, 내가 있는 곳에 와서 나를 직접 돌보는 목자는 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인터넷 설교는 목회자와 성도 간의 갈등을 부추기거나, 성도들의 수평 이동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설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은혜받는 좋은 점이 있지만 의도하지 않게 작은 교회와 다른 지역에 있는 성도들에게 거침돌이 된다면 당연히 인터넷 설교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작은 교회, 개척교회가 잘 안 된다는 말은 불신자 전도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그런데도 대형교회는 계속 성장한다면 그 성장은 교인들이 수평이동하고 있다는 좋지 않은 징조입니다. 인터넷 설교보다는 간단한 큐티 나눔이나 성도들의 간증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정보사회의 발전에 부응하여 우리 교회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았으니 우리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교회 홈페이지에 대한 철학적, 신학적 연구와 검증 작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주목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요? 교회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 커뮤니티 중심입니다. 자기와 정보를 나눌 친구들을 늘려 가는 것입니다. 친구들 간에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주요한 활동입니다. 그러나 트위터는 140 글자로 이뤄진 단문방송(短文放送)입니다. 어떤 사람의 팔로어가 되면 그 사람이 생산하는 단문방송을 문자로 수신하는 원리입니다. 페이스북이 나눔(sharing)이라면, 트위터는 방송(broadcasting)입니다.
페이스북의 단점은 잘 알려진대로 개인 프라이버시가 도용될 확률이 높다는 점입니다. 사진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가 올라가고 이 사람의 아내는 누군지, 아이들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등 많은 정보가 공개되면서 범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면 교인들 간에 그룹을 만들어 연결해 놓을 경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청년부나 젊은 남녀선교회원들이 연결되면 일일이 전화로 알릴 것 없이 포스팅 하나면 모든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성도 간에 교류가 활발해 지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반면에 트위터에서는 정치적 선동 내지는 증오, 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 사실과 다른 정보가 트위터를 통해 수만, 수십만, 수백만명에게 동시다발적으로 퍼질 경우 사회 혼란이 초래되기까지 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큰 공헌을 하기도 했습니다.
트위터에는 반기독교적인 내용, 음모론과 거짓 정보가 많습니다. 성도들이 건전하고 복음적인 내용을 트위터에 실어 보내는 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좋은 묵상 글이나, 큐티 나눔, 은혜가 되는 성경 말씀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선교적 사명감으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활용하는 성도가 많을수록, 크리스천 트위팅이 많을 수록 사이버 공간은 복음을 전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 좀더 고전적인 분야로 돌아 와서 멀티미디어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요즘은 프로젝터나 영상을 도입하지 않은 교회가 없는데 이런 현상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합니다. 한 장의 그림이 일천 마디의 말을 한다는 격언도 있습니다.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의 영향이 훨씬 크다는 말이지요. 예를 들면 탕자의 비유를 설교하면서 탕자와 관련된 이미지를 성도들에게 보여 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비유와 관련된 그림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약 60여만 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중 어떤 그림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청중들의 반응은 상당히 달라집니다. 문제는 이 그림을 설교자 자신이 직접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이미지 속에 담겨있는 다양한 메시지와 의도들을 다 알 수 없고, 청중들의 반응도 설교자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연구하지 않고 사용하는 시각적 효과는 교인들에게 꼴이 아닌 독초를 먹이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TV 뉴스를 보십시오. 어떤 교회에 대한 뉴스를 내어 보낼 때 기독교에 호의적인 기자가 오면 교회의 밝은 부분을 찍어 갑니다. 그러나 반기독교적 감정을 가진 기자가 취재하면 교회에 쓰레기가 흩어진 모습, 하품하는 교인의 모습, 목사님의 설교 중 오해할만한 부분만 카메라에 담아 갑니다. 그런 모습이 뉴스에 나가면 시청자들은 ‘저 교회는 저렇게 지루하고, 지저분하고, 그 목사님의 설교는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목사가 직접 생산한 것이 아니라면 목사의 의도에 정확하게 맞추어 멀티미디어를 사용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진을 사용한다면 그 사진을 찍은 사진사의 철학이나 의도까지도 사용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일부 교회 가운데에는 프로젝터의 영상을 과도하게 밝게 하거나, 불필요한 음향효과, 자극적인 색을 사용해서 교인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은 강한 자극을 받은 직후에는 약한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급적 빛을 덜 반사하는 스크린을 사용하고, 프로젝터도 지나치게 밝은 것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조명도 은은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은 수단일 뿐입니다. 스크린만 보이고 강단의 설교자는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경우는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멀티미디어가 예배를 다양한 면에서 도울 수 있지만 영적으로 깊은 묵상에 잠기게 하고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게 하는 데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이런 문제들에 관해 무분별하거나 아니면 무관심한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학의 부재입니다. 뉴미디어를 도입하거나 활용할 때에는 그것에 대한 철학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신학교 교수님들 중에는 이 분야에 관한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 웹 브라우저가 일반에게 보급된 지도 10여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사이버 공간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이것을 경험하면서 자란 세대가 신학교에 가서 연구하고 그와 관련된 저작물이 쏟아져 나오려면 적어도 20-30년은 더 지나야 하는데 인터넷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신학이 인터넷을 해석하고 대안을 교회에 제공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무슨 대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교회 안에 “인터넷 선교부”나 “정보사회선교부” 같은 아이티(IT) 관련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홈페이지나 관리하고 영상예배를 돕는 직원을 두는 소극적 대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것이 가진 의미와 선교적 활용방안을 연구하는 전담부서가 필요합니다. 비록 목회자가 뉴미디어에 문외한이라고 할지라도 이 부서에 반드시 참여해서 함께 연구,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목회자와 부원들간에 대화도 통하고 뉴미디어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게 되어서 이것을 목회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돈이 있어서 장비를 구입해 놓아도 활용할 인력이 없으면 헌금만 허비하게 됩니다. 뉴미디어 장비는 금방 구식장비가 되어버리는데, 사놓고 수년간 묵히면 결국 장비를 몽땅 버리게 됩니다. 또한 인력이 있어도 목회자가 콘텐츠와 철학을 인력에게 제공하지 못하면 목사님의 음성설교 따로, 영상화면 따로, 결국 교인들만 혼란하게 만듭니다. 오히려 말씀 전달에 방해가 될 수도 있지요.
교단 혹은 신학교 차원에서는 현장 목회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세미나를 열고 자료를 나누어야 합니다. 처음 시작은 어렵습니다. 지금 스마트폰이나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아주 많지만 이에 대해 연구한 신학 자료는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신학교와 교단, 교회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논문과 자료, 저작물을 만들어 간다면 점점 풍부해질 것을 믿습니다.
또한 기독교 언론은 교회가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철학, 신학을 갖도록 계속 계몽하여야 하겠습니다.
-교계의 투자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결론인가요? 교회들도 이 분야에 물적 투자에 상당히 인색해 보입니다.
물질적인 투자는 둘째입니다. 사람이 첫째입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위해 살고자 헌신된 사람, 뉴미디어를 선교의 도구로 믿고 연구하는 전문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육성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돈은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영락교회에서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설교를 만들 때에 예산없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제작했습니다.
-한인교회에 뉴미디어 사역이 빈약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각각의 교회가 다들 열심히 하려고는 합니다. 인재와 기술과 콘텐츠들이 흩어져 있는데 그것들을 통합하여 공유하는 것이 부족합니다. 교회들이 연합해서 정보를 나누고 서로의 장점을 나누는 사례 발표, 세미나 등이 자주 열리면 좋겠습니다. 각 교회의 IT 사역자들, 멀티미디어 부서의 대표들이 만나서 자료와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면 함께 발전해 갈 수 있고, 이 과정을 통해 교육과 지도자 양성이 자연히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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