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기독문화예술을 창조하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작했던 ‘THE BIBLE EXPO 2010(더 바이블 엑스포)’가 개장한지 채 열흘도 되지 않아 태풍 곤파스에 입은 피해 복구로 임시 휴장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에는 한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당하는 등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기독시민연대(사무총장 정함철)는 14일 (주)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와 더바이블엑스포조직위원회를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기독시민연대는 고발장에서 고발 취지에 대해 “(주)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사는 처음부터 한국교회의 위상과 교계 지도자들의 명성을 이용, 투자를 유치하여 비기독교적인 방법으로 …중략… 결국 예견된 인재를 자연재해로 덧씌워 또 다시 한국교회 일부 지도자를 금전과 명예욕으로 유혹하여 자신들의 책임을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주)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사가 제출한 사업성 평가 자료가 효용가치를 상실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는 자료로 사용한 점에 대하여 조사해 달라고 밝히고 있다.

바이블 엑스포는 지난 3월 16일 준비위원회 발대식을 가진 이래 5개월여에 걸친 갖은 노력과 우여곡절 끝에 8월 27일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개장했다. 그러나 당초 호언했던 것에 못 미치는 결과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주최측 역시 이를 인정하며 1주일 후인 9월 3일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그 기간 동안의 방문객들은 1회 더 방문할 경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9월 초 한반도에 상륙해 엄청난 피해를 남긴 태풍 곤파스로 인해 바이블 엑스포 역시 치명타를 입었다. 바벨탑을 비롯한 대부분의 조형물들이 내려앉거나 쓰러졌다. 이에 주최측은 임시 휴장을 선언하고 그간 지적받은 미비점을 보완해 빠른 시일 내에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 일간지에 “하나님의 계획! 태풍 곤파스로 바벨탑은 무너뜨리고 노아의 방주는 건재케 하시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태풍 곤파스 피해로 바벨탑이 내려앉았던 모습. ⓒCDN 제공

이런 우여곡절을 겪는 와중에 바이블 엑스포 준비 초기에 참여했던 교계 인사들 중 상당수가 참여를 포기하고, 더바이블미션 대표 조성훈 목사가 법인대표이사로 취임해 10월 중 재개관을 다짐했다. 그러나 과연 그 기한이 지켜질 수 있을지, 지켜지더라도 과연 당초 목표했던 수준의 시설 등을 갖출 수 있을지, 또한 유사시에 그 책임 소재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고 있다.

기독시민연대는 검찰 고발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더바이블미션은 10월 7일 간담회 초청장에 ‘법인 더바이블미션에서 더바이블엑스포2010에 대한 모든 권리와 권한을 인수하였기에…’라는 문구를 명시한 바 있으나, 어디에도 이 행사로 인해 야기될 책임에 대한 소재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함철 사무총장은 “이번 더 바이블엑스포의 재개장을 위해 참여한 교계 인사들은 그 어느 누구도 이 행사로 인해 야기될 법적분쟁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며,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체는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선교사역을 위해 가치있게 쓰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교회를 비난과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하고 있음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또 “저들은 ‘무너져야 했던 것들은 성경적으로 모두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온갖 궤변으로 진실을 덮으려 애쓰고 있으나, 현장을 둘러보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십자가를 비롯한 예수님의 일대기를 형상화한 현장에서 예수님의 모양을 빗대어 만든 형상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파손되어 있는지 목도할 수 있으며, 출애굽 광야의 금송아지가 건재하고 있는 형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 사무총장은 “총괄본부장 등이 공개 사과하고 그간의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회계감사)하며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 등 세 가지의 대안을 제시했으나, 그 중 어느 것도 실현되지 않아 결국 검찰 고발하게 됐다”며 “시작과 과정이 모두 잘못된 더 바이블 엑스포 2010 사업을 여기서 중단하는 것이 더 많은 피해자 양산을 막는 일”이라고 밝혔다.

기독시민연대측은 바이블 엑스포 개장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으나, 주최측이 성공적 개최를 자신하고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평가를 요청하며 그간 관망해왔었다.

한편 바이블 엑스포측은 여전히 성공적 재개장을 확신하며, 이를 위한 준비에만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