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의 본고장 이탈리아. 유럽 땅에 이슬람 문화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찬양의 꽃을 피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 로마연합교회(담임 홍기석 목사) 소속, '이 솔리스티 로마'(I SOLISTI ROMA) 찬양 선교단이다. 현재 단원인 베이스 전준한 집사는 특히 '변명'(김미영 작사,곡) 등 은혜로운 찬양을 굵직한 저음으로 연주해 많은 이들에게 은혜를 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Bella Voce(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뜻) 기획을 마련, 성악으로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아래는 전준한 집사와의 이메일 인터뷰 내용.

-미주 기독일보 독자들에게 전준한 집사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대일 외국어고등학교 스페인어과 졸업, 연세대 성악과 졸업, 이태리 국립, 사립음악원을 졸업했습니다. 약 12회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 노무현 대통령 로마 방문시 영부인 오찬 간담회장에서 초청 성악가로 연주를 하는 등 다방면에서 연주 문화 활동 및 선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마연합교회 집사이면서 동교회 소속인 'I SOLISTI ROMA' 단원으로 세계를 다니며 찬양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성악가 입니다.

-성악을 처음 하시게 된 동기는 언제였나요?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오페라 ‘카르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때 심장이 멎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어요. "아! 내가 가야할 길이 저거구나"느꼈죠. 저희 집안은 모두 대대로 학자 집안이었습니다. 어릴 적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는 저명한 법학자시면서 서울법대 교수셨고 어머니는 가정과 교수이셨고, 그리고 누나는 영문과 교수였죠.

외국어 고등학교를 다니며 음악을 한다는 건 당시만 해도 파격에 가까운 이단적인(?)행위였던 터라... 초기에 집안의 반대를 비롯한 어려움이 많았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달란트를 지금은 아주 감사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성악가로서의 사명을 깨닫게 되신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20대 초반. 성악을 하는 학생들이 일본 찬양 선교단을 만들어서 활동을 했지요. 수차례 일본을 방문하여 노방 전도를 비롯하여, 여러 연주회를 이어 갔습니다. 일본은 기독교인이 전체 1%남짓 소수의 나라입니다. 목사님이라는 단어조차 사전에 없어 복꾸센세. 즉, 복음 선생님이라는 말을 쓰지요. 그곳에서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하던 중 술에 취해 교회를 찾아와 울며 기도하는 거리의 여인(몸을 파는)을 만납니다. 우리의 찬양을 듣고 눈물을 쏟으며 하나님께 매달리는 그 모습에 모두들 교만과 편견이 깨어지게 되었지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언어로, 행동으로, 인간적인 권고로 열리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은 참 신비롭게도 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음악 안에 예수님의 영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게 바로 전도일 테니까요.

-집사님이 경험하고 깨달으신 바, '성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성악이란, 참 쉽게 표현하기에 어려운 과제이지만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이라 생각을 합니다. 태어나 성장하며 자라며,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 고유의 말투, 언어 습성을 가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말이라는 게 꿀보다는 독이 되는 성향이 아주 강하지요. 성악에서의 발성이란 이런 독을 빼는 과정 같아요.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설득력 있는 소리를 가지려 갓난아이가 울 때 내는 소리 같은 자연스러운 소리를 되찾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인으로서는 희귀한 베이스 가수인데, 현재 로마에서의 연주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한 유럽에 한인 음악가들의 현지 상황은 어떤가요?
베이스 성악가는 사실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귀하기도 하지만 그 만큼 자리를 잡기도 어렵지요. 오페라 상에서도 주로 무거운 캐릭터이거나 철학적인 역할이다 보니 소리 못지않게 성격도 비슷하게 형성됩니다. 합창에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리이기도 하구요. 건물로 따지면 기초공사라 표현할까요.

저는 로마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콘서트를 해 왔습니다. 물론 오페라도 하고요. 하지만 제게 가장 귀한 시간들은 이 솔리스티 로마의 단원으로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찬양하는 일이었답니다. 이태리는 외국인이 무대에 서기가 쉽지 않은 나라입니다. 독일이나 스위스 쪽 보다는 훨씬 보수적이지요. 그래도 현재 이태리 최고의 테너는 한국인입니다. 한국인들 참 열심히 해요. 그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각자의 자리매김을 해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주 활동 중 가장 은혜로운 경험을 소개해주세요.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만, 암 말기병동에서 열린 음악회를 한 적이 있어요. 의식도 없고 호흡기를 목에 꽂고 소천할 날만을 기다리는 한 환자가 휠체어에 몸을 싣고 연주를 보러 왔었지요. 그렇게 아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찬양을 들려주고 싶다고 노모께서 데리고 왔던 차였습니다.

찬양을 부르던 중에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전혀 의식이 없는 그 환자가 눈물을 흘리며 행복해 하는 미소를 짓는 거였어요. 환자의 어머니도 울고, 청중들도 울고 노래를 부르던 우리들도 펑펑 울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그 순간을 모두 함께 경험했던 거지요.

-'변명'(김미영 작사,곡), I Believe(Eric Jacques Levisalles), 사명(이권희 작사,곡) 등 은혜로운 크리스천 음악을 연주하십니다. 앞으로 그에 대한 비전이라면...
현재는 이 솔리스티 로마에서 연주회 진행과 기획을 비롯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15년째 선교 외엔 아무런 목적도 두지 않는 순수 찬양선교 단체이지요. 모두 자비량 선교이기에 힘도 들지만 그 순수한 목적만큼은 모두들 지켜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문화사역을 위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김미영 집사님 역시 특별한 은사를 받으신 분이세요. 그 분이 쓰신 곡을 부르게 되었고 그 곡이 알려지면서 제게 비전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면 길을 더 열어 주시겠지요. 지금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나를 위해 일하시는지 지켜보기만 할 뿐이랍니다.

-그 밖에 성악가로서의 비전이 무엇인가요?
영향력 있는 음악인이 되고 싶어요.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거의 세상적인 논리와 권력이지만 하나님께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일에 소도구로라도 사용되어 진다면 더 큰일을 이루게 되겠지요. 나의 찬양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주님께 돌아서게 된다면 이 보다 더 큰 축복이 또 있을까요? 하나님께 사용되어지는 축복의 통로가 되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허락 하신다면요.

-앞으로 연주 활동 계획은요?
전 사실 계획이 별로 없어요. 있던 계획들도 하나님이 많이 지우시지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해 내는 일이 목표이고 계획입니다.

-미주 기독일보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지면상으로나마 인사를 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앞으로 우리 이 솔리스티 로마를 위해, 찬양을 통한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들이 계시는 지역에서 만나 뵐 날을 희망 합니다. 현재 한국 선교공연을 하고 있는 우리 대원들의 영육간의 강건함과 갈라지고 메마른 한국의 영혼들에게 단비가 될 수 있는 선교공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 후원이 그 어떤 것 보다 값지답니다. 감사합니다.

[이 솔리스티 로마 소개]
1994년 성탄절 로마에 소재한 테일러 양로원 공연을 제1회로 문화 선교활동이 시작됐다. 이후 로마, 나폴리, 피렌체 등 이탈리아 전역의 주요 도시와 미주,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600여 회 이상의 문화 선교 공연을 실시했다.

이태리 유학파들로 구성된 '이 솔리스티 로마'(I SOLISTI ROMA) 찬양 선교단은 한국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국립합창단 등에서 활동하다 유학을 목적으로 로마를 찾은 한국인 음악인들이 '이 솔리스트 로마'를 결성했다. 로마에 있는 솔리스트들이라는 뜻의 '이 솔리스트 로마'는 이태리 문공부에 정식 등록된 문화공연 단체다.

오는 11월 8일(주일)까지 이 솔리스트 로마는 한국 선교공연을 가질 예정이며, 자세한 일정은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 ( http://club.cyworld.com/isolistiroma )

[베이스 전준한 집사, '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