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주택가 군용 전투기 추락사고로 하루 아침에 일가족을 잃어버렸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조종사를 용서한다고 밝힌 바 있는 윤동윤 씨(37세)를 향한 위로와 사랑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부 지역에 있는 모든 한인연합감리교회(83개 교회)에는 ‘카드 한 장 더 쓰기’ 운동이 제안됐다. 미연합감리교회 서부지역연합회 회장 이성호 목사(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는 소속 교회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샌디에고에서 공군기 추락으로 온 가족을 잃은 윤동윤씨 가정이 있다. 혼자 남은 지금은 장례 치르느라 정신이 없지만, 모든 조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후에 외로움과 슬픔이 밀려올 것이다”고 전하며, “모르는 분이지만 하나님 앞에서 다시 설 수 있기를 기도하는 취지로 따뜻한 카드 한 장을 써 주시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윤동윤 씨를 향한 사랑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5일 윤동윤 씨 출석교회 샌디에고연합감리교회 신영각 목사는 “많은 분들이 작고 큰 사랑을 베풀어주었다”고 칼럼을 통해 밝혔다.

칼럼에 따르면, 한 변호사는 무료로 법적자문을 자원했으며, 이웃 중 한 분은 본인의 장미 밭에서 장미를 한 다발 꺾어 왔다. 한 미국 분은 식품점 카드를 100불 어치 놓고 가기도 했으며, 샌디에고 대학병원의 의사는 상담치료를 책임지겠다고도 했다. 신 목사는 사고 후 지난 15일까지 40여개의 이메일을 받았다.

신 목사는 “플로리다의 한 분은 메일을 통해 ‘Mr. 윤에게 말해 주십시오. 한 사람이 고통 받으면 백만이 함께 그 고통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라고 전해왔다. 그렇다. 고통의 상황은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고통의 짐은 나눌 수 있다. 하나님이 함께 탄식하신다. 샌디에고의 주민이 함께 탄식한다. 미국의 여러분들이 함께 탄식하고 있다”고 전하며 하나님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윤 씨와 함께 아파하고 기도한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한편, 지난 8일 미군의 전투공격기 F/A-18 호넷이 엔진 결함으로 추락한 비행기로 아내를 비롯한 일가족을 잃은 윤 씨. 그는 9일 사고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나님이 아내와 딸, 장모님을 데려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아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살아갈 것”임을 알렸고, 이어 “조종사도 최선을 다했을 것이므로 그를 용서한다”고 말해 주변을 숙연케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