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8년 10월 26일에 41년간의 목회를 마치고 은퇴한 워싱톤 시온 장로교회의 원로목사입니다. 41년의 목회 중에 33년은 미주에서 이민 목회를 했으며 그 중에서 1984년 5월에 워싱톤 시온 장로교회를 개척해서 25년간 섬겨오다가 은퇴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은퇴를 준비하면서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것은 “내가 워싱톤 시온장로교회 목회를 은퇴하는 것이지 하나님의 사명을 은퇴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 동안 익히고 쌓아 온 모든 지식과 지혜 경험 영성 관계들을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활용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오랜 기도와 많은 의논 끝에 남미 페루에 가서 대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지난 안식년의 일환으로 4개월간 한국을 방문한 것이 결론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페루를 선택하게 된 것은 황윤일 선교사와 관계 때문입니다. 황선교사는 제 아내의 동생이며 저와는 처남 매부지간입니다. 황선교사는 1985년에 페루로 들어간 한국인 최초의 선교사입니다. 그는 22년 동안 페루에서 19개의 교회와 1개의 학교를 세웠습니다. 선교 초기에는 3000m 가는 넘는 고지대에서 선교를 하며 힘든 고생을 하다가 고산병으로 온 식구가 견디지 못하고 할 수 없이 수도인 리마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수도 리마에서도 교회를 개척하며 선교를 계속하다가 1992년 5월에 안데스 산맥을 넘어 아마죤강 상류, 밀림지역 입구, 열대지역인 뿌깔빠로 선교지를 옮겨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인구 20만 정도인 뿌깔빠에서도 주변에 교회를 개척하면서 밀림지역 깊숙이 들어가 문명 세계와는 전혀 접촉해 보지 못한 부족들에게도 복음을 전해 밀림 속에도 교회 세 곳을 개척했습니다.

선교사역을 계속 하면서 자녀들 교육 문제가 걱정이었습니다. 위의 두 아이는 위클리프 선교사들이 세운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학교에 보낼 수가 있었으나 막내 딸 세빈이를 보낼만한 유치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학교 교사 경험이 있는 사모님인 구장이 선교사가 집에서 동네 아이들 몇을 데려다가 유치원을 시작한 것이 호산나 학교의 시작입니다. 호산나 학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모두 남녀가 같이 공부합니다. 현재 학생 수가 615명, 문교부 교사 자격증을 받은 교사가 75명, 사무원과 일반 유급직원 등 90여 명의 직원들이 매일 학교에 출근합니다. 학교 교사는 ㄷ 자형 3층 벽돌 건물로 어디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매일 조회와 예배가 있으며 성경을 주에 몇 시간씩 정식 과목으로 수업을 합니다. 학과 실력은 물론 엄격한 경건과 인성교육에 힘을 써서 뿌깔빠 지역에서는 소문난 일류 명문 학교로 발전하여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호산나 학교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학과 실력이 좋다 보니까 호산나 출신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 수도 리마에 있는 좋은 대학교로 진학을 하게 됩니다. 지금 현재 30여명 이상이 리마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리마에 나와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신앙의 갈등과 혼란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호산나 학교에서 네 살, 다섯 살 때부터 개신교 교육과 훈련을 받으면서 13년 혹은 14년을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페루는 90%이상이 캐톨릭입니다. 생활과 문화 전반이 캐톨릭입니다. 대학이나, 일반 기숙사들도 거의 수녀들이 운영하는 곳들 뿐 입니다. 개신교 훈련과 습관이 된 저들이 “다시 캐톨릭으로 돌아 가야하는가” 하는 갈등과 혼란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리마에 저들을 받아줄 만한 개신교회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페루의 개신교는 사회적으로 낮은 계층이 모이는 곳입니다.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지식과 학문이 낮은 분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러니 대학을 다니는 젊은 엘리트들이 수용이 되겠습니까? 10년 이상 힘들게 가르치고 훈련시켜서 다시 캐톨릭으로 돌려보내거나 아니면 버리는 결과가 되고 맙니다. 한마디로 저들을 위한 신앙적 정신적인 MENTO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방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몇 년 전에 황선교사님이 워싱톤에 와서 이 일 때문에 한 걱정을 하며 “해결책이 없겠느냐”고 깊이 의논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부터 이 문제를 가슴에 담고 기도해 왔습니다.

대학 시절은 일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학문은 물론, 인격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형성된 인격으로 사회에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시기에 신앙적인 혼란을 갖는다고 하는 것은 인격과 가치관에 큰 차질을 빚게 됩니다. 누군가가 확실한 신앙적인 인격과 가치관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개화기 선교 초기에 많은 분들이 선교사님들을 통해서 신교육을 받았고 선교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 유학을 해서 교계는 물론, 학계, 의료, 정치, 경제, 사회, 언론, 문학 등 전반에 걸쳐 지도자로 활동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교사님들이 세운 연세대학교나 이화대학교 등 기독교 학원에서 양성한 많은 인재와 지도자들이 오늘의 한국을 이루는 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페루에서도 기독교 신앙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지도자를 키워서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호산나 학교 제1기생이 금년도에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졸업생은 계속 나올 것입니다. 이들은 10년 가까이 호산나 학교 교문을 같이 드나들었습니다. 동문과 동창간의 관계가 끈끈합니다. 요새도 황윤일 선교사 부부가 리마에 나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스스로 서로 연락해서 같이 모입니다. 뿌깔빠에 있는 유학생 부모들도 황선교사님이 리마에 나간다는 소식을 들으면 바로 리마에 있는 학생에게 연락을 해 줍니다. 학생들은 부모님보다 선교사님을 더 존경하며 따르고, 부모님들도 그것을 좋아합니다. 황 선교사님은 리마에 나올 때마다 저들을 만나주고 상담도 합니다.

저들에게는 미숙하나마 이미 호산나 학교에서 배우고 훈련된 기독교 신앙과 가치관이 있습니다. 그것을 유지시키고, 보완하고, 키워주는 일이 남았습니다. 말씀으로 양육하고 지도자로 훈련시켜 페루를 복음화하고 페루를 변화시키자는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의 많은 대학생 선교단체들이 – CCC, Navigator 등…- 페루에 들어와 사역을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캐톨릭의 뿌리가 깊기 때문에 파고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호산나 출신들은 네 살, 다섯 살 때부터 개신교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젊은이들입니다. 그래서 개신교에 대한 거부감이 없습니다. 오히려 익숙하고 좋아합니다. 이들을 기초로 해서 페루의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자는 것입니다.

제가 1980년에 중반까지 한국과 미주에서 청소년 활동을 활발하게 했었습니다. 그 때 저와 함께 활동하며 훈련 받은 학생들 가운데 많은 분이 목회자로 헌신했습니다. 지난번 한국을 방문 했을 때에 주로 이분들을 만났습니다. 헌신된 한 사람이 수 백명, 수 천명 교인을 거느리고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이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젊은이 한 사람을 바르게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들과 활동하면서 이런 열매가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그냥 내가 좋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큰 열매를 맺게 하셨습니다.

지금도 청소년들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저의 부부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대로 페루에 가서 이 일을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빌 3:12)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 찌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일어나 아이를 일으켜 네 손으로 붙들라 그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창 21:18).

하나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오늘의 음성입니다.

목사 이 순 각
사모 황 정 자

이순각 목사와 황정자 사모를 위한 기도제목

- 뜨거운 사명감으로 불타게 하소서
- 페루 사람들을 예수님의 심정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 저희 부부의 건강을 위해서.
- 많은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 현지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선교가 되도록.
- 선교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문화, 기후, 환경).
- 출발 준비를 위해서.
- 언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 호산나 학교 출신 학생들과 좋은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 거처, 모임장소, 선교장비 등 필요한 것들을 공급 받을 수 있도록.
- 재정적인 후원을 위해서.
- 성령과 말씀의 충만을 위해서.
- 날마다 새롭게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의 충만을 위해서.
- 후원자들과 더 깊은 관계로 공동 선교가 되도록.
- 선교사님들과 좋은 관계를 이루어 협력 선교가 되도록.
- 페루의 젊은이들을 복음으로 훈련 양육해서 페루를 복음화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 언제나 복음 전하는 자로, 섬기는 자로 사역할 수 있도록.
- 어떤 경우에도 감사와 기쁨과 즐거움으로 사명 감당할 수 있도록.

Rev. Soon Kak Lee
14371 Beaker Ct. Burtonsville, MD 20866
301-890-9280, 301-332-6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