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종교자유를 위한 가톨릭과 이슬람의 협력을 촉구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바티칸에서 진행된 가톨릭과 이슬람 지도자 간 회동을 주재한 교황은 회동 마지막 날 강론을 통해 종교박해를 강력히 비판했다.

교황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차별과 폭력적 탄압 아래 있으며, 더 통탄할 일은 이러한 차별과 탄압이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종교박해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모든 개인은 박해 없이 종교를 가지고,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를 누려야 한다”며 종교자유 확대를 위한 두 종교의 공동의 노력을 요청했다.

가톨릭과 이슬람 간의 관계 증진을 위해 개최된 이 회동은 지난 해 10월 이슬람 지도자와 학자 138명이 기독교와의 대화를 요청하면서 보낸 서한 ‘커먼 워드(Common Word; A Common Word Between Us And You)’를 계기로 마련됐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 회동의 핵심 주제는 ‘하나님의 사랑, 이웃의 사랑(Love of God, Love of Neighbor)’이었으며, 가톨릭과 이슬람측 대표들은 두 종교 간 상호 이해와 존중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슬람측에서는 지난 2005년 덴마크 일간지의 마호메트 풍자 만평 사건과 같은 사건이 또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두 종교가 공동의 위기 대응 메커니즘을 만들어나갈 것을 제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교황은 이번 회동을 통해 2년 전 독일의 레겐스부르크에서 행한 야외미사 강론에서 이슬람을 악의 세력으로 규정한 비잔틴 제국 황제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권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두 종교 간 화해를 촉구하며 교황은 “기독교와 이슬람은 하나님에 대한 접근은 다르지만 서로를 가족과 같이 여겨야 한다”며 “오늘날까지도 서로의 관계를 힘들게 하고 있는 상대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들을 바로 잡고 과거의 편견들을 극복하자”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