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단어 중에 'upstart'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up'은 '위'입니다. 'start'는 ‘출발하다’입니다. 그래서 'upstart'라는 의미는 '갑자기 위로 올라간 사람이나, 어떻게 운 좋아서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영어 사전에도 이런 사람을 ‘벼락 출세한 사람’ ‘벼락부자’ ‘거만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힘든 현실을 어떤 방법으로든 모면해보고 싶어하는 우리 삶에 생각해 보아야 할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한 마디로 ‘upstart’된 사람들에게는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이런 경험을 기대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어의 의미에서 볼 수 있듯 운 좋게 갑자기 부자가 되거나 출세를 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오만불손 해지거나, 거만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변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거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방’ ‘한탕’을 기대합니다. 방법이 어떻든 어두운 현실을 무너뜨리고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은 힘들게 삶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게 합니다. 위험한 모습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결단코 ‘한방’이나 ‘한탕’으로 통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비전과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 나타나는 과정 속에 ‘현상과 효과’를 기대하십니다. 하나님은 애굽에 400년을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 시키셨습니다. 그 과정도 참 재미납니다. 한방에 구출하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열 번의 과정을 치루십니다. 그렇다고 한방을 전혀 무시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한방’에 애굽의 병사들을 홍해에서 수장시키는 위대한 역사도 보여 주십니다. 그 분은 한방에 굶주린 백성들의 배를 채우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땅, 정복해야 할 땅 가나안 앞에서 또 다시 한방을 기대하는 백성들을 향해 교훈하십니다.

‘그곳에는 너희가 싸워 이겨야 할 족속들이 많다. 그들은 강하며, 두려운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들을 한번에 무찔러 쫓아내려고 하지 말아라’라고 말입니다. 아니 아주 기대나 생각도 하지 말라고 언급하십니다. 신명기 7장에 보면 죽음을 앞둔 모세가 하나님의 뜻을 그 백성에게 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 자리에서 모세는 ‘급히 멸하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급하게 일을 도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점점 쫓아 내주실 것’이라는 겁니다. 거기에 대한 충실한 설명도 붙여 주십니다. ‘오히려 그곳의 들짐승들이 너희를 해할 까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이렇게 섬세하시고 자상하신 분입니다. 그분의 약속을 분명하게 이루어 가시지만 우리의 기대나 바람대로가 아니라 그 보다 더 섬세하고 안전하게 이루어 주십니다. 하나님의 약속하신 일들이 우리 눈에 당장에 보이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하나님이 약속을 잊으신 것은 아닌가 오해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고 확인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위험을 몰아내시고 영광을 드러내고 계심을 믿어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고민하며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한방’에 역사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일로 세상의 유혹들-들짐승들-에게 삶과 영혼을 상하지 않고 살아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한 배려에 감사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분명히 하나님께서 ‘이 고비를 넘게 하시겠다’고 하신 약속이 있으십니까 ? 아니면 ‘내가 반드시 너로 하여금 그 기업을 주시겠다’는 응답을 주셨습니까 ? 그렇다면 눈에 안 보이는 현실을 불안해하지 마시고 그 상황 속에서 나를 더 안전케 하시기 위해 점점, 천천히 움직이시는 하나님을 기대하시길 바랍니다. 물도 급히 먹으면 체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한방’에 올리기도 하시고, 내리기도 하실 수 있는 분이지만 내게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도우시고 얻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