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독교인의 교회 참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은 자신이 속한 교회의 영적 건강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가 2026년 '미국 성경 현황'(State of the Bible USA 2026) 조사에서 교회 건강(Church Health)을 분석한 결과, 현재 교회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인들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영적 사역에 10점 만점에 평균 8점을 부여했다. 최고 평가인 10점을 준 응답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교회를 단순히 교인 수나 예배 참석률로 평가하지 않고, 교회가 구성원의 영적 성장과 관계 형성, 성경 이해, 지역사회 섬김 등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성서공회는 건강한 교회를 판단하는 주요 요소로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도전하는 교회 ▲관계를 통해 영적 성장을 돕는 교회 ▲성경을 이해하도록 돕는 교회 ▲지역사회를 섬기는 문화를 가진 교회 ▲목회자가 자신의 삶을 통해 영적 성장을 보여주는 교회 등 크게 5가지 영역을 제시했다.

'기독교인'과 '교회 출석자'의 큰 간극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미국 내 기독교인의 규모와 실제 교회 참여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미국성서공회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64%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답했지만, 그 가운데 실제 교회에 출석한 사람은 55%에 그쳤다. 다시 말해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교회 공동체에 정기 참여는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미국성서공회는 2025년 조사에서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미국인의 45%가 지난 6개월 동안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교회의 현실을 '기독교인 감소'라는 하나의 지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교회 공동체와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반면, 실제 교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교회일수록 '성경'에 집중

교회 건강성과 성경 참여 사이의 관계도 이번 조사에서 중요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성서공회는 교회 지도자들이 성도들에게 성경 읽기를 권면하는 정도와 교회에 대한 만족도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교회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교인 가운데 89%가 교회 지도자들이 성경 읽기를 권면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성경을 보유하거나 예배에서 성경을 접하는 것보다, 교회 지도자들이 성도들의 일상적인 성경 읽기와 성경 이해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것이 교회 건강성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성서공회가 2026년 조사에서도 성경 참여를 주요 지표로 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6년 조사에서는 2025년에 나타났던 성경 사용 증가세가 다시 2024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끔 성경을 사용하는 남성의 비율은 2025년 17%에서 2026년 10%로 감소했다.

반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성경을 사용하는 남성의 비율은 2024년 22%에서 2026년 24%로 상승했다. 미국성서공회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성경 사용 격차가 최근 몇 년 동안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취약한 이들은 Z세대 남성

미국성서공회가 제시한 건강한 교회의 5가지 핵심 영역에서 Z세대 남성은 전반적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보였다.

이는 미국 교회가 젊은 세대 전체뿐 아니라 특히 젊은 남성들과 신앙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성경 사용 조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성서공회는 젊은 세대가 성경을 접하는 방식 자체가 이전 세대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종이 성경뿐 아니라 디지털·오디오·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성경을 접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종이 성경 역시 여전히 중요한 매체로 남아 있으며, 미국 전체 성경 이용자의 4분의 3 이상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인쇄된 성경을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세대와의 연결을 위해서는 성경의 내용뿐 아니라 성경을 접하는 방식과 공동체 안에서 신앙을 형성하는 방식까지 함께 고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