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여 년 동안 붓 한 자루로 예술의 길을 걸어온 김창순(로라 김) 작가의 개인전이 LA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지난 4월 18일부터 25일까지 LA 한인타운 인근 E.K 갤러리에서 열렸으며, 지역 한인사회와 예술계 인사들의 관심 속에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붓이랑, 먹이랑, 세월이랑’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김 작가의 긴 예술 여정을 집약한 자리로, 삶과 예술, 신앙과 인내가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전시장에는 최근작은 물론 40여 년 전 작품, 지인들에게 선물했던 작품 일부까지 총 50여 점이 전시돼 작가의 오랜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시간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길이 70미터에 이르는 대형 작품이 자리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선지 위에 ‘요한복음’ 전권을 한 자 한 자 필사한 이 작품은 단순한 서예를 넘어 신앙과 예술, 집중력과 인내가 결합된 역작으로 평가받았다. 김 작가는 “1년 동안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작품”이라며 “두루마리 형태로 전시했다”고 소개했다.
개막일에는 라이브 서예 퍼포먼스도 진행돼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작가는 현장에서 직접 붓을 들고 글씨를 써 내려가며 정적인 전시를 넘어 살아 움직이는 예술의 순간을 관람객들과 나눴다.
80대에 접어든 김 작가는 10살 때 처음 붓을 잡은 이후 평생을 서예와 함께해왔다.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초등학교 시절 도지사 표창장을 수상했으며, 이후 일중 김충현 선생에게 사사해 전국 고교 서예 경진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인전 신덕선 선생과 하농 김순욱 선생에게 사사하며 서예의 기초와 깊이를 다졌다.
1975년 미국 이주 이후에는 문학 활동으로 영역을 넓혔다. 한국일보 문예작품 공모전 시 부문과 미주 ‘문학세계’ 시조 부문에 당선되며 서예뿐 아니라 문학적 감수성도 인정받았다. 부동산, 방송,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삶의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이를 더해왔다.
김 작가는 “처음에는 글씨를 잘 쓰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세월이 흐르며 붓은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가 되었다”며 “이번 전시는 거창한 의미보다 오랜 시간 붓과 함께 살아온 한 사람의 삶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자리”라고 말했다.
현재 김 작가는 미주한인서예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에서 캘리그래피를 지도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갤러리 관계자는 “작품 하나하나에 스며든 시간의 흔적을 통해 관람객들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사유와 쉼의 시간을 갖는 뜻깊은 전시가 됐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