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 크리스틴 송의 Jacob's High Heel - 2D

- 영적 전쟁과 선택의 반복
두 번째 작업은 첫 작품에서 제기된 사랑의 질문이, 삶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지속되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제이콥스 하이 힐〉(2D)**에서 하이힐은 단순한 패션 오브제가 아니라, 역사적 기능성을 지닌 신발로 다시 호출된다.
하이힐은 본래 전쟁 중 말을 타고 싸우던 병사들이 안장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착용하던 신발이었으며, 이후 프랑스에서는 위생 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 더러운 거리를 직접 밟지 않기 위해 귀족들이 신던 신발로 발전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나에게 하이힐을 영적 전쟁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한 장비, 그리고 삶 속에서 가능한 한 영적으로 더러운 것들을 최소한만 밟고 지나가려는 결단의 상징으로 읽히게 했다.
평면 위에 반복적으로 배치된 피라미드 유닛들은 무덤과 십자가의 기억을 호출한다. 이는 신앙이 한 번의 결단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자신을 부인하며 선택해야 하는 반복의 과정임을 의미한다. 이 반복 속에서 하나의 구조가 형성되듯, 믿음 또한 축적되며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 시점에서 나의 조형 언어는 하나 더 추가된다. 스크래치는 아직 이 작품에서 전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후 작업을 예고하는 흔적으로 남아 있다. 피라미드가 사랑의 근원을 상징한다면, 스크래치는 그 사랑을 살아내는 과정 속에서 피할 수 없이 남게 되는 시간의 흔적이다. 이 작품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 곧 오르고 있는 여정 그 자체를 보여준다.

은혜로 시작되고 은혜로 끝나는 여정
입체 작업인 **〈제이콥스 하이 힐〉(3D)**은 앞선 평면 작업에서 제시된 여정이 공간 안에서 완성되는 구조다.
하이힐 내부에 삽입된 계단은, 신앙의 길이 단번에 도달되는 목표가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 오르며 감당해야 하는 여정임을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 계단의 높이는 모두 동일하지 않다. 특히 시작과 마지막 단계에는 스크래치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데, 이는 우리가 하나님을 처음 만나는 순간과 마지막으로 천국에 들어가는 순간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이루어진다는 고백을 담고 있다. 반면 그 사이의 계단들에는 의도적으로 남겨진 스크래치가 존재한다. 이 스크래치는 나의 조형 언어로서, 신앙의 여정 속에서 우리가 실제로 감당해야 하는 인내, 참음, 기다림, 고통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 인내와 참음조차도 우리의 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고백하고 싶었다. 그래서 각 계단마다 십자가를 상징하는 피라미드를 배치했다.
이는 우리가 한 단계씩 오를 때마다, 자신의 힘이 아니라 십자가의 은혜에 의지해 걷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표식이다. 마지막에 켜지는 빛은 천국의 문 앞에서 마주하는 빛이며, 이 여정의 끝마저도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는 상징이다. 지금까지 기독일보를 통해 소개된 네 점의 작품 속에서, 나는 반복되는 세 가지 조형 언어-하얀 장미, 피라미드, 스크래치-를 사용해 왔다. 하얀 장미는 희생과 순결의 사랑을, 피라미드는 무덤과 십자가를 통과하는 사랑의 구조를, 스크래치는 그 사랑을 살아내는 과정 속에서 남겨지는 인내의 흔적을 의미한다. 나는 이 조형 언어들이 독자들의 기억 속에 하나의 신학적 어휘처럼 남아, 앞으로 소개될 새로운 작품들 속에서 또 다른 조형 요소들과 결합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묵상으로 확장되기를 기도한다.

〈Art of True Beauty and Communication; "사랑은 무엇인가">
이 작업은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는 사랑의 본질이 감정이나 표현 이전에, 내 마음이 죽는 자리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먼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듯, 그분을 따르는 제자의 삶 또한 자신의 뜻과 마음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Art of True Beauty and Communication〉**은 여성의 몸을 재현하기보다 '구조'로서의 몸을 제시한다. 작품의 중심에 위치한 왼쪽 가슴의 비밀 서랍은 단순히 마음을 열어 보이는 장치가 아니라, 내 마음이 죽는 자리를 상징한다. 피라미드 형태로 돌출된 이 서랍은 무덤을 연상시키며, 신학적으로 무덤은 곧 십자가를 의미한다. 이는 예수님의 희생을 기억하게 하는 동시에, 그분을 따르는 제자로서 나 또한 내 마음을 죽이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고백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이중 구조를 가진다. 하나는 예수님이 먼저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랑의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랑에 응답하여 우리 또한 서로를 사랑하기 위해 내 의견과 내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제자의 태도이다. 작품 양옆에 달린 귀의 형태를 연상시키는 손잡이는, 참된 소통이 말하기보다 듣기에서 시작되며, 그 듣기는 곧 자기중심적인 마음이 죽는 행위임을 드러낸다. 이 작업을 통해 나는 하나의 조형 언어를 처음 제시한다. 피라미드는 무덤이자 십자가이며, 사랑의 시작점이다. 이 언어는 이후의 작업들 속에서 반복되고 변주되며, 나의 신앙 고백을 이어가는 시각적 기호로 확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