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적 위기와 성경의 기적, 구속사의 전환점
성경의 기적은 영적 위기 시대에 하나님께서 특별한 선지자를 세우셔서 그분의 메세지를 권세있게 전달하는 계시의 시대를 대변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도래하는 사명을 수행하셨다. 하지만 당시의 바리새인, 사두개인, 서기관 등의 영적 지도자들, 영적 목자들은 생명력을 잃어버린 지나친 율법주의(legalism) 혹은 세속주의(secularism)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런 시대적 배경에서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전하는 하나님 나라의 메세지가 이들에게 전혀 교감이 되지 않았다. 결국 메시야 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고 사도들을 핍박하였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예수님과 사도들의 기적은 바로 이들이 전하는 새로운 하나님 나라에 관한 메세지와 그 선포자들을 권위있게 한다. 즉 기적들은 하나님을 거역하는 문화 또는 시대적 흐름 속에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을 보여주시어 그분의 주권과 구원의 섭리를 알리는 기능을 한다. 신약의 기적 내라티브는 신구약을 관통하는 성경신학적 흐름에서 하나님의 왕국 계획과 점진적 계시의 관점에서 구약의 두 기적 시대와 기적을 행하는 선지자를 독특하게 부각시킨다. 구약과 신약 기적 시대적 배경을 보면 위기의 종류는 다르지만 그 성격이 매우 유사하여 왜 그 때에 역사적으로 기적이 필요했는가를 잘 알려준다.
신약 기적 내러티브에서 기적을 행하는 선지자들(Prophets as Miracle Workers) 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권능을 부어주신다. 예수님은 열 두 사도들에게 귀신들을 제어하는 특별한 권위를 주시어 그들을 쫒아내고 모든 병을 고치는 능력을 부어주셨다(마 10:1; 참고 7-8; 11:5). 이 제자들은 모두 유사한 기적을 행하였다. 하지만, 신약의 기적 내라티브는 베드로 이외의 사도들의 자세한 기적 행적을 기록하지 않는다.
예수님의 후계자로 기적을 행하는 선지자는 베드로와 바울이 대표들 이다. 베드로의 의미심장한 기적들은 바울의 예루살렘 방문 기록이 있는 직후에 소개된다(행 9:26-31). 이런 신약의 내러티브의 순서를 의식한 기록은 이 두 사도를 밀접하게 연결하려는 문학적 기법이다. 베드로의 기적은 구약 엘리사가 수넴 여인의 아들을 살리는 기적과 유사하며 이런 예는 엘리야의 사렙다 과부의 아들을 살리는 기적에서도 볼 수 있다(왕하 4:18-37; 참고: 왕상 17:17-24). 베드로의 두 연속적인 기적은 서로 약간 차이점을 보이면서도 밀접히 관련된 기적 사건을 보여준다(행 9:32-35, 36-42).
베드로가 고넬료에게 가기 전에 경험했던 환상과 음성으로 듣는 계시는 신약 기적시대의 새로운 요소이다(행 10:10-16; 참고: 9:10-16). 이렇게 선지자가 하나님과 환상과 음성으로 듣는 의사소통은 구약시대 기적 내라티브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참고: 출 3:4- 수 5:13-15; 왕하 6:14-17). 이러한 특별한 모드의 계시는 베드로가 복음전파 사역을 유대인 지경을 넘어 이방인에게 넘어가도록 준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나의 중요한 방향을 안내하는 표적이다.
이같이 환상과 음성을 동반하는 새로운 모드의 계시는 이스라엘 구속사에 하나의 전환점(a turning point)을 시사한다. 후에 베드로는 유대교의 의식적 장벽의 제거가 이방인을 위한 좀 더 광범위한 적용을 의미했다는 것을 깨닫는다(행 10:34). 방언을 말하는 것(speaking in tongue)은 예수님과 사도 시대 기적 내라티브에 또 하나의 새로운 요소이다(행 2:5-13; 10:44-46). 이런 요소들은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이 온 인류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새롭게 정하신 사역 방향의 전환을 깨닫게 하는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행 11:1-18).
이같이 신구약 성경 시대에서 한 시기에 특별한 선지자들을 통해 일어나는 집중된 기적들은 하나님의 자기 백성을 위한 구속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준다.
즉 당대의 시대적 위기를 대처하며 전혀 새로운 시대를 여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