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박사(온신학아카데미 원장, 장신대 전 총장)가 최근 유튜브 채널 ‘만인화해론, 만유구원론, 이중심판론 어느 것이 옳을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박사는 “칼 바르트 교수가 「교회교의학」을 집필하면서 20세기 후반에 신학적 충격을 준 신학 이론이 ‘만인화해론’이었다”며 “만인화해론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셨을 때, 만인의 죄를 짊어지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하나님과 화해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인화해론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구원론의 핵심인 ‘주관적화해론’과 구별되며, ‘객관적화해론’을 주장한 이론이었다”며 “예수를 믿든지 믿지 않든지 간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에 죄가 용서되었다는 것, 객관적으로 용서되었다는 이론이 만인화해론”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칼뱅주의의 전통 속에서는 예수님을 믿는 순간에 우리의 죄가 용서되는 것이다. 그래서 믿는 사람이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사람은 지옥으로 가는데, 이 ‘이중심판론’을 칼 바르트는 부정했다”며 “즉, 예수님을 믿는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2천 년 전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실 그 때에 만민의 죄를 짊어지고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 만민의 죄는 용서되었고, 만민은 하나님과 객관적으로 그때 이미 화해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민이 구원을 받는다’는 주장에 대한 비판이 칼 바르트 교수를 향해 쏟아졌다. 그때 칼 바르트가 한 말은 ‘만인화해론을 주장하는 것이지, 만인구원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즉 구별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유명한 ‘알프스 산 속에 피신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치를 피해 알프스 산 속으로 어떤 사람이 도망을 가서 살고 있는데, 마침내 나치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칼 바르트의 말은 나치가 망한 사건이 십자가의 사건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십자가에서 죽음의 세력이 끝장났다는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이 만인에게 구원의 가능성이 열리는 만인화해의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아직 구원은 일어난 것이 아니다. 구원은 나치가 망했다는 이 기쁜 소식을 누군가가 그 알프스 산 속으로 들어가서 동물처럼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에게 나치가 망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하며, 이 전하는 것이 선교·전도”라고 했다.

더불어 “사람은 구원을 언제 받는 것인가. 이 기쁜 소식을 듣고, 그것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서 알프스 산 속에서의 삶을 청산하고, 오스트리아 도시로 내려올 때 비로소 그는 구원을 받는 것”이라며 “칼 바르트는 화해와 구원 사이의 시간이 바로 선교의 시간, 교회의 시간, 성령의 시간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김명용 박사가 미주장신대를 방문해 온 신학에 관해 특강을 전했다.
(Photo : 기독일보)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김명용 박사가 미주장신대를 방문해 온 신학에 관해 특강을 전했다.

김 박사는 “사람들은 화해는 객관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며, 구원은 주관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임을 알게 되었다”며 “그러나 화해의 사건이 일어났다면,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죄를 용서하셨다면, 하나님의 입장에선 모든 사람이 다 용서가 된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 날에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구원해야 되는 것이다. 결국 만인화해론은 논리적으로 만인구원론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어 “칼 바르트에 따르면 반드시 믿음의 사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끝까지 믿지 않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칼 바르트의 말은 ‘만인구원론을 희망할 수 있지만 꼭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칼 바르트의 교회교의학 계획을 보면 구원론을 쓰게 되어 있다. 많은 신학자들은 구원론을 기다렸지만, 칼 바르트는 구원론을 쓰지 못하고 1968년 세상을 떠났다. 이후 20세기 후반 세계 신학계에 이 부분(하나님은 만인을 용서했지만, 끝까지 믿지 않는 자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은 최대의 숙제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1995년 몰트만 교수가 「오시는 하나님」이라는 책을 쓰면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냈다”며 “그 답이 만인구원이요 만유구원”이라며 “그 이유는 이미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의지가 계시되었기 때문이다. 만인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의지가 십자가에 계시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하나님의 의지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은 인간의 결단인데, 인간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 놀라운 선물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에겐 자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인간은 끝없이 거부할 수가 있다. 끝없이 거부하면 끝없이 지옥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몰트만의 만유구원론은 지옥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끈임 없이 지옥을 경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데, 사람은 결단코 하나님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이 자신의 결단과 자유로 끈임 없이 하나님을 거부할 수 있지만 그러나 사람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결단과 인간의 결단이 있을 때, 이것은 비대칭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께서 이기신다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종국엔 만유가 구원받는다는 바로 이 만유구원의 세계가 이 모든 역사의 종국이 될 것이다. 이것이 몰트만 교수가 만유구원론을 주장하게 된 신학적 논리”라고 했다.

김 박사는 “생각해 볼 것은 만유가 구원을 받는 것이 계획이고 방향이라면 성경의 복음전파의 절박성과 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며 “십자가에서 만인을 구원하셨다는 하나님의 의지가 계시되었다. 그러나 몰트만 교수는 그 하나만을 읽어 내신 것이다. 성경 속 십자가에서 계시된 하나님의 의지는 두 가지로, 만인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의지가 십자가에 계시되었고, 또 하나는 그 하나님의 자비를 받아들이는 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동시에 십자가에 계시되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요한복음 3장 16절을 인용하며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의지가 분명히 나타났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주셨는데,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주신 것”이라며 “결국 믿지 않는 자들은 심판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하나님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성경 안에 복음전파에 대한 절박성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만유구원론… 죽음 이후 변화의 가능성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