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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이주민 선교 첫 30년이 지나고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게 된 지금 저자 신치헌 목사(시티센터교회 담임)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다양한 이주민 선교와 도시 선교를 경험하면서 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성경적으로 상황화된 새로운 교회의 모델을 고민해 왔다. 이에 이주민을 '위한' 선교나 이주민에 '의한' 선교의 모델이 아닌, 이주민과 '함께하는' 선교의 모델을 추구하는 교회가 필요하다는 확신에 이르렀다. 그 확신의 결과로 저자는 시티센터교회를 개척했다.  

이 책은 한 교회의 영어 예배부였던 작은 부서가 하나의 교회로 세워지기까지의 과정과 개척 후의 여정을, 스무 살 때부터 이주민들의 외로움과 아픔에 동참하며, 몸으로 마음으로 눈물로 땀으로 그들과 함께해 왔던 한 젊은 목사의 시선으로, 동시에 '도시 선교와 이주민 선교 사역'의 전략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사역 보고서다. 

저자는 책 속에서 "개척 직후 한국인들이 종종 교회로 찾아왔다. 방문 이유와 경로가 다양했다. 지인의 소개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또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어온 분들도 있었다. 어떤 분들은 교회 로고와 이름이 평범하지 않다며 혹시 이단은 아닌지 확인하러 오기도 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질문했다. '여기 교회 맞나요? 소속된 교단이 어디인가요?' '한국 사람도 와도 돼요? 영어 못하는데 괜찮아요?' 교회가 시내 상업 지역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고, 인테리어가 일반적인 예배당과 달랐으며,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어울려서 예배를 드리고 있으니 저렇게 묻는 것이 한편으로는 당연했다. 방문자를 환영해 주고 예배 안내를 하는 사람, 사회를 보는 사람, 찬양을 인도하는 사람, 대표 기도를 하는 사람이 모두 외국인인 경우는 처음이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모든 문화에는 복음적인 요소와 비복음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에, 우리는 성경을 기준으로 문화를 수용하는 동시에 비판해야 한다. 나아가서, 기독교 가정과 교회의 자녀들이 누릴 수 있는 대항문화이자 대안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그래야 기독교 문화가 세상에 뒤처지지 않을뿐더러 세상 문화를 주도할 수 있다. 세상이 알아들을 수 있는 상황화의 방법으로 분명한 복음 메시지를 세상에 전할 수 있다. 다문화이자 대안 문화를 추구하는 우리 시티센터교회에서는 개척 첫해부터 '할로윈 데이' 대신 '할렐루야 데이'를 기념해 왔다. 이날은 아이들은 물론 성인 성도들도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동물, 사물, 자연 등으로 분장해서 그 역할에 맡게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주민과 함께하는 선교, 이것이 룻기에서 보여 주는 하나님의 헤세드(인애와 친절)다. 하나님은 사사 시대의 영적 무질서와 타락으로 무너져 가고 있던 베들레헴과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헤세드를 베푸실 때 유대인이자 원주민이었던 보아스만 사용하지는 않으셨다(사실은 보아스도 여리고 성의 이주민 라합의 후손이었다). 모압 출신 이주민이었던 룻도 같이 사용하셨다. 룻은 오늘날로 치면 외국에서 이주한 외국인 근로자였고, 결혼 이주 여성이었다. 그녀는 전문가도 사역자도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여인이었고, 사실 그녀가 한 것이라고는 그저 시어머니를 잘 모시고, 나이 많은 유대인 남자 보아스와 결혼해서 아들 오벳을 낳아 잘 키운 것뿐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한 이주민 룻을 통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존경받는 다윗이 나왔다는 것이다. 룻은 다윗의 증조할머니가 되었고, 다윗은 보아스와 룻의 결혼을 통해 이루어진, 소위 말하는 '국제결혼 가정' 또는 '다문화 가정' 4세대였다. 또 나아가서 룻은 온 세상의 구속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었다. 이스라엘과 온 열방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족보에, 하나님의 나라 명예의 전당에, 이방인 여성이었던 그녀의 이름이 당당히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주민 룻의 후손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헤세드가 온 인류에, 바로 나와 여러분 모두에게 미치게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