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이 갈등 속에 결렬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와 비교하며,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왈츠 보좌관은 "처칠은 국민을 위해 싸웠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맞서 싸웠다"면서도 "하지만 처칠도 1945년 퇴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고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불확실하다"며 "궁극적으로 러시아와 협상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왈츠 보좌관은 "우리를 상대하고, 러시아와 협상을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개인적 혹은 정치적 동기가 전쟁 지속과 연관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담 결렬 원인...젤렌스키 태도 문제 삼아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가 회담 결렬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 의지가 전혀 없었다"며 "푸틴 대통령과 협상을 진행하고 전쟁을 끝내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공유하는지도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국가를 위해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며 "이대로는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정으로 평화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된다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법이나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 중 보인 몸짓과 태도를 문제 삼으며 "고개를 흔드는 행동, 팔짱을 끼는 모습 등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례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재무장관 "평화 협정 없이는 경제 협상 불가능"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평화 협정 없이 경제 협정을 맺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평화 협정을 원해야 경제 협상이 가능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을 진행하길 원하는지, 아니면 전투를 지속하길 원하는지를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지도자는 국민이 결정"
젤렌스키 대통령은 런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지도자를 외부 세력이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에 가입할 수 있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