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양성평등 위한 최우선 과제, '남성 목회자·성도의 의식 전환'
여전도사 절반, '목회자 된 것 후회 경험'  

목회자 10명 중 8명이 한국교회 내 여성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연동교회 가나의집 4층에서 '한국교회 여교역자의 현실'을 주제로 하는 목회데이터포럼을 열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목회자의 여교역자 인식과 여교역자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기독교 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했다. 지난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전국의 목회자 584명(담임목사 250명, 부목사 250명, 여전도사 8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 목회자 10명 중 8명, '한국교회 내 여성 차별 존재' 동의 

조사 결과, '한국교회 내 여성 차별이 존재한다'는 진술에 대해 전체 목회자의 79.8%가 동의했다. 또한, '남성 담임목사는 여성 부목사를 선호하지 않는다'(57.0%), '교인들은 여성 부목사를 선호하지 않는다'(48.1%)는 항목에서도 상당수 목회자들이 동의하며 여성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특히 여성 목회자의 69.8%는 '목사 안수를 받으면 전도사 때보다 사역의 기회가 줄어든다'고 응답했다. 

◆ 여성 목회자 10명 중 7명, '교회에서 역할 구분 존재' 

교회 내 성별에 따른 역할 구분에 대해 '교회의 주요 의사 결정은 남성이 맡고 있다'(61.6%), '교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61.5%)는 응답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여성 목회자의 72.8%가 '교회에서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고 응답해 남성 목회자(57.7%)보다 더 높은 인식을 보였다. 

◆ 공예배 설교, '남녀 구분 없이 해야 한다' 76.6% vs 91.4% 

사역의 종류와 성별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항목에서 '남녀 구분 없이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항목별 차이가 있었으며, '공예배 설교'의 경우 남성 목회자 76.6%, 여성 목회자 91.4%가 '남녀 구분 없이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애경사 집례'에서도 남성 68.6%, 여성 82.0%가 동의했다. 

◆ '남성 목회자·성도의 의식 전환', 교회 내 양성평등 위한 최우선 과제 

교회 내 양성평등을 위한 필요 요소로 '남성 목사들의 의식 전환'(59.0%)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그 뒤를 이어 '남성 성도들의 의식 전환'(34.0%), '여성 목사 안수 허용'(31.6%)이 중요 과제로 꼽혔다. 

◆ 여전도사 절반, '목회자가 된 것 후회한 경험 있어' 

목회자가 된 것을 후회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 목회자의 34.9%가 '후회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38.5%)이 남성(33.7%)보다 더 높았으며, 직분별로는 담임목사(24.4%)보다 부목사(40.4%)와 여성 전도사(50.0%)가 더 높은 후회 경험을 나타냈다. 

◆ 여성 부교역자의 생활 만족도, 남성보다 낮아 

부교역자의 현재 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만족률은 46.4%, 불만족률은 23.1%로 나타났다. 성별로 비교하면 여성의 만족률이 41.8%로 남성(49.1%)보다 낮았다. 

정재영 교수는 이에 대해 제언하기를 "여성 목회자에 대한 인식에서 성별 차이와 직분별 차이가 존재한다"며 "특히 교회 내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은 직분별 차이가 컸으며, 여성 전도사들의 차별 인식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러한 차별을 유발하는 요소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여성 교역자들의 현실에 대해 교계 전체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사역 수행 적합성에 대한 조사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일부에서는 특정 성별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존재했다"며 "이 차이를 적합성 혹은 적성의 문제로 볼 것인지, 차별로 볼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교회 내 양성평등 개선을 위해 남성 목회자와 성도들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교육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전국여교역자연합회 사무총장) 역시 여성 목회자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고 동등한 사역자 및 동역자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며 여성 목회자에 대한 인식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교회 내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해 여성과 청년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평등한 리더십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여성 목회자를 위한 지원 시스템 강화도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안수 준비 프로그램 개발, 멘토링 시스템 구축, 육아휴직 및 대체 사역자 지원 시스템 마련, 이중직 현실 인정 및 지원 정책 수립 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럼은 질의응답 순서로 모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