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용의자는 독일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해 온 반이슬람·극우 성향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이민자로, 독일 정부의 포용적 난민 정책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20일 오후 7시쯤 독일 마그데부르크 크리스마스 야외 시장에 BMW SUV가 돌진했다. 공개된 현장 영상에는 인파가 가득한 상점 거리에 차량 한 대가 들어선 뒤 400m 이상을 그대로 내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작센안할트주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 41명은 중상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9세 어린이도 포함됐다.

당국은 용의자 탈렙 알압둘무센(50)을 현장 인근에서 체포하고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마그데부르크 검찰은 "용의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난민에 대한 처우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낸시 페저 내무장관은 "범인이 이슬람 혐오주의자라는 사실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문의 수련을 받다 2006년 독일로 이주한 뒤 2016년 영주권을 얻고 심리치료 의사로 일해 왔다.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박해받는 여성들의 망명을 돕는 활동을 하며, 반이슬람 성향을 보여 왔다.

용의자는 SNS에 소총 사진과 함께 "독일이 국내외에서 사우디 출신 망명자들을 사냥하며 그들의 삶을 파괴한다", "독일이 유럽을 이슬람화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범행 이전 SNS에 "뭔가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하는 글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정부가 독일 당국에 용의자의 위험성을 경고한 사실도 드러나며, 당국이 범행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아일랜드 경찰청(PSNI) 부경감 출신으로 현재 보안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스티븐 화이트(Steven White)는 "이번 공격은 '외로운 늑대' 테러리스트 사건의 특징을 보여 준다"며 "지역 주민들은 그것이 고의적인 행위라고 말하고 있고, 따라서 운전자가 어떤 종류의 살인을 시도했다고만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기독교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발생한 이 충격적 사건에 유럽 각국은 물론 미국 뉴욕 등도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연대 표시로 일부 주말 크리스마스 마켓을 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