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세대, 특별히 나이가 좀 있는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것을 내세우며 조언이나 훈계를 하려고 할 때, 흔히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것을 젊은이들이 은근슬쩍 비꼰 말이 “라떼는 말이야”라는 표현이다. 노인들의 꼰대 문화를 지적한 것이다. 꼰대란 자신의 구식 사고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권위적인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이제 나도 나이가 들면서 혹시 나도 이런 말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지, 나도 꼰대가 된 것은 아닌지 은근히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아직 나는 그 “꼰대” 노인들과는 다르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사회는 점점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2025년 통계청에 의하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20.3%~21.2%를 기록하며,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미국의 경우는 현재 약 16~17% 내외이지만 2030년대 중반 이후에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이 되면 물론 신체적 능력이나 정서적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은퇴 등으로 인한 사회적 상실감이 생기며, 자신의 과거 영향력과 존재감을 자꾸 남에게 증명하려 한다. 과거의 경험을 강조하거나 자신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려는 성향도 은연 중에 표출한다. 하지만 이를 보는 젊은 세대들은 노인세대가 자신들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갑질”을 행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이가 많은 것을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고 공공예절을 지키지 않으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당당하게 주장하며, 아무 때나 화를 내며 고집을 부리는 모습이 젊은 세대에게는 상당히 극혐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한편으로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상당히 유감스럽다. 그것은 기성세대라는 이유로 나이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입을 막고 가만히 있어야 함을 강요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노인들이 이런 젊은이들의 반응에 눈치를 보면서 입조심을 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노인세대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가? 먼저 나이 든 세대에 대한 성경의 관점은 오히려 노인은 존경과 공경의 대상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으며, 삶의 경험을 통해 공동체를 이끄는 지혜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년이 되어 육체는 쇠약해지지만 영적으로는 성숙한 존재로 다음 세대에게 믿음을 전해주는 세대여야 함을 강조한다. 따라서 노인은 단순히 한물간 존재, 쉰 세대가 아닌 인생의 지혜를 갖춘, 존경받아 마땅한 인격체, 그리고 영적 선배로서 젊은 세대들의 공경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 공동체적으로 볼 때, 노인세대는 젊은 세대가 아직 갖추지 못한 분명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몇 가지 분야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자신만의 경륜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가지고 있다. 삶을 한 부분만으로 보는 것이 아닌 전체로 바라보는 통찰력과 이해력이 있으며 여기에 어떤 요령까지도 갖추고 있다. 비록 젊었을 때보다 몸이 조금 느려지고 감각이 둔해졌지만 이것을 보완하는 더 큰 깊음도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이와 동시에, 노인세대 역시 존경받고 공경의 대상이 되기 원한다면 대접만 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저절로 존경과 공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 함을 받았으면, 그 이후로는 죽는 날까지 자라고 변화되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이르는 성화의 과정을 계속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뒷짐만 지고, 모든 일에 간섭이나 하고, 불평하고, 비난하며, 예의 없고 고집부리는 노인으로 고독하게 늙어갈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자신을 돌아보아 부족함이 없도록 자신을 영적으로 성숙시키고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남을 비판하거나 자기 아래 두려는 자세보다는 나이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 역시 그들이 먼저 조언을 구하기 전까지는 삼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무작정 노인세대를 혐오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며 모든 일에 불평 불만을 일삼으며 진상처럼 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세대 속에서 도태를 자초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발전된 기술을 과감히 활용해 보면서 이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와 대화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열고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꼰대가 되는 것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임을 깨닫고, 늘 열린 마음, 긍정적인 마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노년세대는 기피하는 세대가 아닌 지혜로운 세대로 존경받게 될 것이다.
초고령사회로의 진행은 우리 사회가 피할 수 없는 구조적 변화이다. 또 그 과정에서 세대 간 갈등 역시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이 심화된다면, 단순히 서로를 비난하는 것을 넘어 사회에 큰 악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세대 간 반목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상호 의존과 존중을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원고의 내용은 전적으로 저자의 것입니다
저자: 센트럴신학대학원 박현수 기독교교육학 조교수(겸임), 시카고 서버브 지역 에버그레이스 교회 한어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