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한국 계엄 소식에 이번 주는 일손이 잘 안 잡혔을 것 같습니다. 해외 이민자인 우리는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무슨 연결고리가 있는지, 불안한 감정이 그대로 전이되는 것 같습니다. 조국의 소식에 다니엘이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을 향해 기도했듯이, 지금은 우리도 태평양 너머 조국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디아스포라(흩어진 백성)의 역할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에스더가 페르시아에서 자신의 민족을 위해 중보자 역할을 했듯이,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조국을 위한 중보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미국 사회에서 쌓은 민주주의의 경험과 지혜를 한국의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누며, 조국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페르시아의 신하로 있으면서도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위해 헌신했듯이, 우리도 비록 먼 곳에 있지만 조국의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는 기도와 함께 실제적인 도움의 손길을 뜻하며, 때로는 지혜로운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선, 조국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거리를 둔 관점에서 조국의 상황을 더 냉철하게 바라보고 건설적인 제안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분열된 사회의 다리 역할을 감당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SNS가 발달된 요즘, 진영논리로 극심히 분열되는 한국 사회에 어떤 긍정성과 화합의 메시지를 흘러 보낼 수 도 있습니다.
바벨론 포로기에도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통해 역사하셨듯이, 오늘날 우리 이민자 그리스도인들을 통해서도 조국의 위기 앞에 치유와 회복을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대책 없고 무분별한 비판은 모두에게 해가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늘 그랬던 것처럼, 국가적 위기를 잘 극복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를 사회에 늘 흘러 보내야 하겠습니다.
[김성수 칼럼] 국가적 위기 앞에 선 그리스도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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