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요 목사 (베델한인교회)
김한요 목사 (베델한인교회)

바라던 일이 좌절 되었을 때에 우리는 ‘이제 죽었다’ 탄식할 수 있습니다. 내 뜻이 꺾였을 때, 절망의 그림자가 우리의 삶에 찐하게 내려 앉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때, 죽음이 우리 생각에 노크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그토록 바라던 일이 되었을 때에, ‘이젠 살았다’ 외치며 다 이루었다는 포만감이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노력했더니 안되는 일이 없구나’ 하면서, 지난 날 수고했던 자신을 격려하고 치켜 세우기까지 합니다. 같이 힘써 주었던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이 샘솟듯 합니다.

저는 지난 주에 있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두고 이렇게 말문을 엽니다. 우리가 한 교회에 다녀도 서로 다른 정치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회라는 상황에서 담임 목회만 33년 가까이 하나님 앞에 부끄럼 없이 목회를 하겠다 최선을 다해 온 저의 입장에서도 끊임없는 도전과 반대, 때론 억울함과 답답함의 장애물들이 파도처럼 몰려 오듯 했는데, 정치적 입장이 다른 성도님들을 만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별로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저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나름 성경적 가치관으로 정책들을 들여다 보고, 그 기준으로 투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인의 입장에서 누구를 찍고 찍지말라 할 수는 없지만, 반성경적이고, 반그리스도적인 가치관과 정치적 슬로건에 대해서는 민주당 공화당을 막론하고 분명히 선포해야 한다고 믿고,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서 어떤 성도님들은 ‘이제 살았다’ 혹은 어떤 성도님들은 ‘이젠 죽었다’ 양극의 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원하는대로 선거결과가 나왔다면 축하드리며, 그러나, 원하는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제 죽었다’는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카말라 해리스가 패배를 승인하고 연설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정확하게 인용은 못하겠지만, 그 내용은 “우리의 싸움은 승리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뿐입니다. 이번에 졌다고 절망하지 마십시오.” 라는 메시지 였습니다. 열광하는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저는 이 메시지를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4년 전 트럼프의 패배에 혹시 절망한 분들이 있었다면 같은 메시지를 드리고 싶습니다.

결국은 우리의 죽고 사는 것은 우리가 뽑은 대통령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님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가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죽고 싶어도 죽으면 안됩니다. 다 된 것 같아도 교만하면 안됩니다. 우리 모두 이제 해야하는 일은 세운 위정자들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만이 우리의 소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