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정세 급변... 과거 방식 답습하면 비효율
하나님의 북한선교 직시하고 새 패러다임을
파병 비극이지만, 그것 통해서도 하나님 역사
러 기독교인들에게서 복음 들을 접촉점 커져
브라질·중국 기독교도 중요한 역할 수행 가능
한국교회, 외국교회의 북한선교 전초기지 돼야
'2024 한국교회 통일선교포럼'이 10월 29일 오전 숭실대 형남공학관 2층 형남홀에서 '한국교회의 통일선교 사역의 참여와 연합을 위한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통일선교원(고신), 통일선교훈련원(기성), 북한선교연구원(재건), 남북한통일선교위원회(통합), 통일목회개발원(합동), 서부연회(기감), 통일선교협의회(기침), 순복음통일사역자협의회(기하성), 통일선교지부(백석), 북한교회재건위원회(합신)가 공동주관하고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와 북한기독교총연합회가 협력했다.
하충엽 교수(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는 '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러-우 전쟁을 중심으로'라는 주제 발제에서 "현재 한반도 주변 정세는 급변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교회가 과거의 방식으로 북한선교를 한다면 비효율성이 나타나기에, 이에 따른 하나님의 북한선교를 직시하고 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하 교수는 "19세기 청나라와 영국 간에 일어난 아편전쟁의 결과 톈진조약이 체결됐고, 그에 따라 영국 선교사인 토마스 목사와 로스 목사가 중국에 올 수 있었다"며 "토마스 목사가 조선의 대동강변에서 순교한 것은 하나님의 원심적 조선선교이고, 로스 목사가 중국에 온 조선 사람에게 복음을 증거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한 것은 구심적 조선선교라고 본다. 또 토마스 목사가 탔던 제너럴셔먼호가 파손된 것에 대해 미국이 보상 협상을 요구한 결과 조선과 미국의 수교인 조미수호통상조역이 체결됐고, 이에 의거해 조선에 공식 의료 선교사인 알렌과, 언더우드·아펜젤러 목사가 입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아편전쟁, 톈진조약, 제너럴셔먼호 파손, 조미조약, 공식적 조선 선교 시작이 연결됐고, 하나님께서 조선에 복음을 흘려보내시는 섭리의 관점에서 위에 언급된 역사의 연결점은 하나님께서 조선을 선교하신 구속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제 발제를 맡은 하충엽 교수. ⓒ강혜진 기자
하 교수는 "이렇게 시작된 북녘의 선교 역사는 그 지역의 교회가 해방까지 성장하는 역사였다. 해방 전 북녘에 존재했던 교회는 2,850개(1992~1995년에 파악)에서 3,040개(1999년에 파악)로 확인됐다"고 했다.
하 교수는 이러한 관점에서, 21세기 러-우 전쟁이 러-중의 밀착 관계를 만들고 "중국이 두만강 하류에 상선을 띄울 수 있다"고 협의한 것 등의 현재 정세가 하나님의 북한선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러-우 전쟁이 러-북의 밀착 관계를 형성하고 북한 사람이 러시아로 유입되는 것이 하나님의 북한선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하 교수에 따르면,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이후, 특히 2023년 9.13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러시아는 연대를 강화했다. 러시아는 러-우 전쟁에서 북한으로부터 재래식 무기를 공급받는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시베리아 당국자는 북한에 최대 2천 명의 노동자를 해당 지역에 보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최근 국정원은 북한 군인 12,000명이 러-우 전쟁에 파견됐다고 발표했다.
하 교수는 "비극적이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혹한 전쟁의 뉴스를 들으며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다른 한 눈으로는 이 비극에서조차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섭리를 바라보기 위해 힘겹게 눈을 떠보고자 한다"며 "보이는 한 가지는 북-러 국가의 밀착 관계가 북한선교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사람이 러시아에 많이 유입될수록 러시아 기독교인과 밀착할 접촉점이 증거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에 나와 있는 북한 사람들이 러시아 기독교인들에게서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북한선교의 구심적 선교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하 교수는 또 북한선교에서 브라질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는 "2024년 8월 북한은 5년 만에 세계를 향해 국경을 열었는데, 이 개방은 신냉전 시대의 틀에 깊어지는 국제 정세에서 이뤄진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이브아이즈(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해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축,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와 이란과 북한을 중심으로 하는 축의 긴장이 깊어지고 있는 틀에서, 북한은 브릭스 국가로부터 북한에 입국하는 사람에게 더 호의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브릭스 국가 중 브라질은 북한과 수교국으로, 최근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숫자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교회가 북한과 함께할 수 있다"고 했다.
하 교수는 "브라질 개신교회가 북한의 발전에 향후 20년 이상 앞장설 가능성이 보인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의 구속사적 섭리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와 브라질교회가 서로를 이해하고 아는 것이다. 교제를 나누고 소명을 나누고 비전을 나누면 서로의 역할을 깨닫게 될 것이고 협업의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하 교수는 아울러 구심적·원심적 북한선교에 늘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중국의 교회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국에서 중국에 온 토마스 목사와 로스 목사는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을 미친, 매우 소중한 선교사들이다. 그러나 톈진조약으로 청나라는 기독교를 승인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중국에 수치스러운 역사일 수 있다. 현재 중국은 중국교회를 중국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교회를 한국교회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들 편에 서 줘야 할 시기다. 또 핍박받는 중국교회는 박해받는 북한교회를 이해한다. 중국교회는 지정학적으로도 북한선교를 하기에 최적화돼 있다"고 했다.
▲포럼이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마지막으로 하 교수는 한국교회를 향해, "앞으로 다른 나라에 있는 교회들이 북한선교를 할 수 있도록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역할은 이름도 빛도 없이 세계교회가 북한선교를 할 수 있도록 섬기는 역할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한국교회, 탈북민교회, 코리아 디아스포라교회, 세계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뤄 함께 하나님의 구심적·원심적 북한선교에 참여해 가야 한다. 또 교회들이 교회 규모를 넘고 교단을 넘어 북한선교의 정신과 정책을 공유하며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 함께하는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럼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는 이상택 목사(기성, 한통협 사무총장)의 사회, 박상식 목사(기하성, 순복음통일사역자협의회 회장)의 대표기도, 김찬곤 목사(합동, 통일목회개발원 원장)의 설교,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축사, 김종길 목사(재건, 한통협 회장)의 환영사, 김영민 목사(기감, 서부연회 총무)의 축도로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