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르키나파소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틀 동안 수백 명의 민간인을 학살했으며, 그 중 26명의 기독교인이 예배 도중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이슬람 반군의 반란이 시작된 이래 9년 만에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다.
비영리 인권 단체인 ‘국제기독교연대’(Christian Solidarity International, CSI)는 이 공격이 8월 말 북부 바르살로고와 서부 사나바에서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이슬람 무장 세력은 바르살로고 외곽에서 수백 명의 마을 주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다음 날 사나바의 한 개신교 교회를 습격했다.
바르살로고 공격의 희생자들은 군의 명령에 따라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참호를 파고 있던 중 기습 공격을 당했다. 현지 소식통과 알카에다 계열인 자말트 누스라트 알이슬람 왈무슬리민(JNIM)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최대 400명에 달하며, 더 많은 부상자들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CSI는 전했다.
사나바의 희생자들은 8월 25일 주일 예배를 드리던 기독교 연합 복음주의 교회(Christian Alliance Evangelical church) 교인들이었다. 수도 와가두구에서 현장을 방문한 목사의 증언에 따르면, 무장 세력은 기독교 남성 26명의 손을 묶은 뒤 목을 베었고, 나머지 생존자들은 인근 학교로 피신했다.
이 혼란 속에서 미셸린이라는 어린 소녀가 중상을 입어 오른쪽 다리에서 세 발의 총알을 제거했다. 현재 소녀는 위탁 가정에서 회복 중이며, 학교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목회자는 전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바나바스 에이드’(Barnabas Aid)에 따르면, 무장 세력은 남성들을 처형하기 전에 여성과 어린이를 분리했다. 남성들을 참수한 후 이들은 집을 불태우고 가축을 훔쳤으며, 두 명의 무장 조직원이 자신들이 즉석에서 만든 폭발물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헬 지역의 지하디스트 반란은 2012년 말리에서 시작되어 다른 국가로 확산되었다. 알카에다 및 이슬람 국가(IS)와 연계된 다양한 극단주의 조직들은 정부를 불안정하게 하고, 이슬람 통치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갈등은 부르키나파소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으며, 정부는 영토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력 분쟁 위치 및 사건 데이터’(ACLED)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의 갈등은 2023년에 특히 심화되어 약 8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군부는 나라의 약 60%를 통제하고 있다.
이 반란은 상당한 인구 이동을 초래하여 200만 명 이상의 주민이 집을 잃었다. 또한 무장 단체들은 주로 기독교인과 교회를 반복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올해 2월 우달란 주에서 미사를 드리는 최소 15명의 신자를 살해했으며, 5월에는 세례식장을 공격해 15명이 사망했다.
지난주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부르키나파소의 이슬람 단체들이 민간인 대상 공격을 확대하고, 마을 주민, 실향민, 기독교 신자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단체는 5월부터 7월 사이에 민간인 대상 공격을 목격한 31명을 인터뷰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사헬 지역 선임 연구원인 일라리아 알레그로치는 성명을 통해 “부르키나파소에서 이슬람 폭력이 상당히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슬람 무장 단체가 마을 주민, 신자, 실향민을 학살하는 것은 전쟁 범죄일 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성에 대한 잔인한 모욕이다”며 “이슬람 무장 단체의 지도자들은 민간인에 대한 이러한 치명적인 공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