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Photo : 기독일보) 신성욱 교수

[1] 설교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보니 설교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설교는 본문을 연구해서 핵심메시지를 끄집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작업도 꽤 힘든 일이지만, 본문에서 추출한 메시지를 가지고 적절하게 양념을 치고 요리하는 원고 작성의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효과적이고 감동적인 예화나 인용재료들이 필요하다.

[2] 수천 년 전, 첫 번째 수신자들에게 주신 말씀을 2024년을 살아가는 현대의 청중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전달하기 위해선 적당하게 양념을 치고 요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내 경우에는 어떤 주제로 글을 쓰거나 설교문을 작성할 때, 요리할 재료들이 충분히 저장이 되어 있기에 글을 작성함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었다 할 수 있다.

[3] 최근 '감사'와 관련된 본문으로 설교문을 하나 작성한 바가 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읽어보는데, '2%의 부족함'을 절감했다. 그 '2%의 결핍'이란 건 아무래도 '신선한 설교 제목'이나 '적절한 인용문이나 예화'라 생각한다.
다른 강단과는 차별화 되는 양질의 성경해석과 설교 원고라 자부했지만, 오늘의 청중에게 전달하는 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4] 그러다가 오늘 새벽, 연구실 컴퓨터 안에서 그 부족했던 2%를 완벽하게 메워주는 짧은 글귀 하나가 저장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Eureka!" "바로 이거야!"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이때를 위해 저장해둔 것이 뒤늦게 생각났다.
사람들은 대부분이 감사를 잘 하지 않는다. 감사해야 할 상황임에도 감사하지 않는 이들이 너무 많다.

[5] 그나마 소수가 감사를 하긴 하는데, 그 감사도 '입술만의 감사'로 그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우리 하나님은 '립 서비스(Lip service)만으로 끝나는 감사'나 '때늦은 감사'를 좋아하지 않으신다. 감사도 말잔치로 끝나는 게 아니라, '행동이란 열매로 보여드리는 감사'를 원하신다. 그러러면 주위로부터의 조롱이나 개인 손해나 희생을 무릅쓴 값비싼 대가가 지불되어야 한다.

[6] 그런 것들을 극복하고 나타내는 '행함이 있는 감사'가 꼭 필요하단 말이다. 이런 내용의 교훈과 깨우침을 주는 본문 메시지인데, 청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짧은 문장이 하나 절실했는데, 몇 주 동안 적절한 재료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설교문의 완성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하나님, 다른 설교문 작성 때는 필요한 재료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없네요. 보여주세요."

[7] 그러다가 뜻밖에도 연구실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려있는 글귀 하나를 오늘 새벽에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 내용을 소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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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도 따끈따끈할 때 표현해야지
식은 다음에 하면,
기껏 하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다.
김빠진 감사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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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빙고!' 바로 이것이다. '식은 감사', '김빠진 감사', 그리고 그와는 대조가 되는 '따끈따끈한 감사'란 표현이 보이는가? 청중들은 학적인 설명보다 이런 문장 하나에 뻑간다.
'It couldn't be better.' 이보다 더 좋은 문장은 없다.
존경하는 분께 '식은 밥'을 드려보라. 어떻게 되겠는가? 창조주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 '식은 감사' '김빠진 감사'를 드려보라. 그래도 괜찮을까?

[9] 지난 날 나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지금까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는 했지만, 말로만의 '싸구려 감사 수표'를 남발하진 않았는지를.

'하나님, 오늘부터 영원까지 '따끈따끈한 감사'만 드리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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