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 구원 드라마로 읽는 바울신학>은 주로 그리스 철학 작품, 유대의 지혜 및 묵시 문학과 필론(Philo)의 작품을 포함하며, 이처럼 다양한 문헌에 적을 둔 풍성한 유대-헬라적 전통의 지적 세계에서, 바울이 내러티브를 통해 펼치는 하나님의 구원 드라마 이해를 목표로 한다.

저자 이상명 총장(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은 이 책에서 바울의 내러티브 세계를 우주적 캔버스(cosmic canvas)에 투영된 한 편의 드라마로 보아, 드라마 구성의 3대 요소인, 플롯인 하나님의 마스터플랜, 무대인 시간과 공간, 다양한 등장인물들/배우들을 세밀하게 스케치한다.

바울 사상의 두 축, 우주론적 통찰과 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바울이 그의 서신에서 전개하는 4막의 드라마가 지상과 천상을 포함하는 다층적인 우주적 캔버스에 투사된다. 그 4막이란 무율법 시대(1막), 율법 시대(2막),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대 사이의 간막(그리스도의 현현과 바울의 회심)과 교회 시대(3막)와 파루시아/재림(4막)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본서는 율법과 그리스도를 중심 등장인물로 한 바울의 우주적 구원 드라마에 대한 심층적 연구다. 바울은 로마 제국에서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그 안에 길을 낸 이방인의 사도다. 당대 그레코-로마의 지적인 교육적 전통에서 성장한 바울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유대적 모체로부터 가져와 보다 넓은 그레코-로마 세계에 전했다. 바울 서신은 유대-헬라적 사상의 다양한 조류를 보여준다. 이 같은 다양한 사상적 지류는 바울의 사상계를 적시고 그 토양을 윤택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 연구는 바울 학계에서 가장 격렬한 논쟁인 율법과 그것이 그리스도와 갖는 관계에 대한 바울의 견해에 집중할 것이다. 바울 사상이 어떠한 측면도 율법에 대해 그가 갖는 견해의 일관성만큼 뜨거운 논쟁 대상은 없다. 이 까다로운 문제는 바울 사상의 이면에 있는 다양한 유대-헬라적 전통을 고려하고 바울의 내러티브 세계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 구원의 신적 드라마를 통전적 관념으로 탐색할 때에만 적절하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율법과 그리스도 사이의 관계를 다룬 이전 연구는 바울 신학에 미친 그레코-로마 사상의 우주론적이고 인간학적인 차원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채, 주로 유대적 전통의 배경에서 그의 사상을 다룬 측면이 강하다. 바울 신학, 특히 그의 율법관에 미친 그레코-로마의 사상적 배경과 영향이 적절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이 점은 바울 신학 이면에 있는 전통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한계를 노정하낟. 이전 연구와 달리 필자의 연구는 주로 그리스 철학 작품, 유대의 지혜 및 묵시 문학과 필로의 작품을 포함하며 이처럼 다양한 문헌에 적을 둔 풍성한 유대-헬라적 전통의 지적 세계에서 바울이 내러티브를 통해 펼치는 하나님의 구원 드라마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는 디아스포라/헬라화된 유대인 바울이 유대 전통은 물론 그레코-로마 전통의 영향 아래에서 그의 서신을 기록했다는 전제와 함께 출발한다. 당대 이방 세계 지성에 호소하기 위해 바울은 구약성서 이야기를 헬라 세계의 일반적인 지적 조망에 맞추어 조정했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구원 드라마를 들려주기 위해 유대-헬라적 전통의 다양한 요소들을 창의적으로 수용했다. 이 연구의 범위는 ‘모나드’로서의 하나님, 지구 중심적 우주로서의 우주체, 반인반신으로서의 영웅, 일원론과 이원론, 몸-영혼의 이원론, 우주적 권세들, ‘로고스’, ‘파이데이아’, 자연법 그리고 양심과 같은 우주론과 인간학을 둘러싼 개념은 물론 바울이 전하고자 하는 구원의 대하드라마에서 모세 율법이 지닌 역할과 기능에 대해 분석하는 데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이 연구는 바울 서신 가운데 저작권이 확실한 서신들의 특정 구절에 대한 해석학적 분석과 함께 그레코-로마 작품과 유대 묵시 및 지혜문학에 대한 연구에 기초한다. 바울 신학에 대한 해석학적 열쇠는 기독론이기 때문에 율법에 대한 바울의 견해는 그의 기독론적 틀 안에서 그리고 다양한 유대-헬라적 전통에 비추어 볼 때 보다 명확해질 수 있다. 이 전통은 바울 사상의 적절한 종교적, 신학적 맥락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