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이른바 여호와의 말씀이 좋소이다 하고 또 이르되 내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 하니라.” (이사야 39:8)

 위대한 지도자들은 자기 자신보다 민족과 국가를 우선 생각합니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내려와 이스라엘 백성이 황금 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섬기며, 춤추고 노는 모습을 보고 손에 들고 있던 십계명 돌 판을 던져 깨뜨려 버렸습니다.(출 32:19)

 모세는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출 32:32)라고 호소합니다. 모세는 자기 백성들의 구원을 위해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단절되기를 간구했습니다. 모세의 민족 사랑의 정신을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신약의 바울 선생의 민족사랑 정신을 보여 주는 말씀이 로마인서 9장 1절 이하에 나옵니다. “나에게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은 고통이 있는 것을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나와 더불어 증언하노니,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1-3)라고 말했습니다. 바울 선생은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자기 민족이 구원받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히스기야 왕은 남유다 왕국 13대 왕으로 25세에 즉위하여 29년간 통치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중병이 든 히스기야 왕에게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고 경고하자, 히스기야가 얼굴을 벽으로 향하여 여호와께 통곡하며 기도하자 여호와께서는 히스기야의 수한에 15년을 더해 주셨습니다.”(사 38:1-6) 히스기야는 죽을 운명에서 하나님께 눈물로 통곡하고 기도하므로 15년의 수명을 연장 받았습니다.

 바벨론 왕은 히스기야 왕이 병들었다 회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신하들에게 예물을 보냈습니다. 히스기야는 바벨론 왕의 사자들에게 궁중에 있는 모든 은금과 보배로운 기름과 모든 무기고를 다 보여 주었습니다.(사 39:1-2)

 이사야 선지자는 히스기야 왕이 비벨론 왕의 신하들에게 궁전에 있는 것을 다 보여 주었다는 말을 듣고 여호와의 말씀을 전합니다.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또 네게서 태어날 자손 중에서 몇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에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이른바 여호와의 말씀이 좋소이다 하고 또 이르되 내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 하니라.”(사 39:6-8)

 우리는 이 기록에서 히스기야왕의 이기적 모습의 진면목(眞面目:본디부터 지니고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봅니다. 그는 자기 병을 고쳐 주시라며, 벽을 향하여 통곡하면서 기도하여 15년의 수명 연장을 허락받았습니다.

 그러나 히스기야왕은 정작 자기 왕궁과 성전의 모든 보물과 귀중품이 바빌론으로 옮겨가고, 후손들 중에 바빌론 왕국의 환관(내시)이 되리라는 이사야 선지자의 말을 듣고도, 자기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고 “내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사 39:8)고 태연하게 말합니다.

 자기 생명을 위해서는 금식 하면서 벽을 향하여 꿇어 앉아 하나님께 통곡하며 기도했으면서도, 정작 자기 나라가 망하고, 후손들이 포로로 잡혀 갈 것이며, 궁궐과 성전의 모든 보물이 바벨론으로 옮겨 간다는 말을 듣고도 하나님 앞에 기도하기는커녕, 자기 당대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고 안도 하는 모습에서 그의 이기적 모습을봅니다.

 한 나라의 왕이라면, 자신의 생명 연장보다,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위해 금식하며 벽을 향하여 통곡하면서, 결코 이런 일이 일어 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려야 마땅합니다. 인간의 이기주의는 나라가 망하든, 후손이 포로로 잡혀가 어떤 고난을 받던 상관없게 만드는 사탄의 장난입니다.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히스기야 왕이 유대 백성과 나라를 자기 몸처럼 사랑했다면 이런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기주의는 국가를 망치고, 후손들에게 치명적 고통을 안겨 주는 악마의 작품입니다. 우리 모두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이타(利他)주의로 살아야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태도입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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