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빌리 그래함 목사는 어떻게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었을까. 오정호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 새로남교회 담임)는 '정직'을 기초로 세웠던 원칙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그의 평생을 명예롭게 세워 줬을 뿐 아니라 여러 유혹으로부터 지켜 주는 방패가 됐다"고 평했다.
'정직한 대한민국, 정직한 국민을 위하여'를 주제로 한 '거짓을 처방하고 거짓을 치유하는 2023 정직포럼'이 한국정직운동본부(이사장 박경배 목사) 주최로 16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이사장 박경배 목사는 "거짓을 당연시하는 나라, 거짓이 통하는 사회다. 언젠가부터 가짜 인권 가짜 평등이 판을 치고, 역사가 왜곡되고 있으며, 내로남불 적반하장 안하무인 후안무치 억지 거짓이 만연하고 있다"며 "정직을 말하면 부담되고 아픈 것은, 그것이 내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직한 대한민국, 행복한 국민이 되길 소망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오정호 목사는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기 전에 원칙을 세우는 것과, 또한 스스로 세운 원칙을 주님과 복음을 위해 지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 리더들의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송경호 기자 |
"지도자가 되기 전, 원칙부터 세워라"
오정호 목사는 존경받는 지도자의 원칙으로 '정직'을 꼽으며, 빌리 그래함 목사의 원칙 네 가지를 소개했다.
첫째는 '재정을 남용하지 않는 것'으로, "빌리는 평생 동안 돈의 유혹으로부터 자기를 지켰다. 여러 후원자들이 보내준 재정을 투명하게 사용함으로, 돈 문제에 신실함을 보였다"고 했다. 둘째로 '남이 봤을 때 의심되거나 비윤리적으로 비칠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으로, "육체적인 부도덕함을 예방하기 위해 아내가 아닌 여자와 일대일로 다니거나 식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셋째로 '동역자를 비방하지 않는 것'으로, "복음 전도자로서 지역교회 목회자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했다. 모든 사람과 마음 담긴 협력을 하며, 비방받는 말이나 행동을 삼갔다"고 했다. 넷째로는 '사역의 업적을 과장하지 않는 것'으로, "집회 참석 숫자 불리기를 포함해 사역을 과장하는 것을 애써 피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받았다"고 전했다.
오 목사는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기 전에 원칙을 세우는 것과, 또한 스스로 세운 원칙을 주님과 복음을 위하여 지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 리더들의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나부터' 정직? '나만' 정직하면 돼"
▲고명진 목사는 "'나부터'가 아니라 '나만' 정직하면 정직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다짐으로, 정직이 결국 이긴다는 것을 세상에 증명하자"고 전했다. ⓒ송경호 기자 |
'성경에서 배우는 정직'을 주제로 발제한 고명진 목사(기침 전 총회장, 수원중앙침례교회)는 "정직은 내면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아무 말 하지 않는 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정직한 자가 없으니 너도 나도 비슷한 사람이 된다. 정직을 추구하면 오히려 엄청난 손해를 보는 시대"라고 했다.
고 목사는 "선지자 미가가 활동한 시대는 종교 지도자들의 도덕적 타락이 매우 심각하고, 권력을 남용하며, 남의 재산을 탐하여 빼앗고, 종교적 지위를 통해 이익을 추구했다"며 "하지만 미가는 한탄으로만 끝내지 않고, '오직 나는 여호와를 우러러 보며 나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본다'고 '나부터 정직'을 외쳤다"고 했다.
그는 "경건한 자가 세상에 끊겼고 정직한 자가 사람들 가운데 없다는 말을 바꾸면, 경건한 자가 세상에서 끊기지 않으면 정직한 자는 사람들 가운데 계속 나타난다는 의미"라며 "'나부터'가 아니라 '나만' 정직하면 정직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다짐으로, 정직이 결국 이긴다는 것을 세상에 증명하자"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정직운동본부의 이사장 박경배 목사가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
안창호 변호사(전 헌법재판관)는 "지도자의 덕목은 일관성을 갖춘 온전함이다. 민주사회의 지도자는 자신의 약속을 담보로 제공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얻는 것"이라며 "민주국가의 기반은 신뢰"라고 밝혔다.
이상규 백석대 석좌교수(전 고신대)는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거짓말 사범이라고 불리는 위증은 671배, 사기는 17배, 무고는 4,151배 높다는 통계가 있다"며 "양심과 도덕의식에 호소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직하지 않고는 살수 없는 사회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수환 "다섯 번의 패배, 땀 흘리지 않았을 때"
이어 전 복싱 세계 챔피언 홍수환 대표는 "55번을 싸워 44승 5패 4무를 기록했다. 정직하게 운동하지 않을 땐 모두 졌다"며 "복싱 인생을 되돌아보면 땀을 흘리지 않고는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이 외에 최대현 전 MBC 앵커의 자유발언도 진행됐다.
▲주요 순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의원, 최재형 의원 등 정치계에서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송경호 기자 |
한편 포럼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정치인들이 말의 무게를 깨닫고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원칙을 실천한다면 정치에 대한 신뢰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정직과 공의가 통용되는 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축사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은 개회사에서 "정치권이 정치를 하지 않고 전쟁을 하는 이유는 양당 독점 체제이기 때문이다. 한쪽을 끌어내리면 다른 한쪽이 올라가는 반사이익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한국의희망은 미래를 위한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전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정직하게 사는 것이 바보스러운 행동으로 인식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