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종교 박해 운동을 주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백 개의 교회가 공격을 받고 있다고 국제 종교 자유 옹호자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가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커리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의 위원이며, 기독교 비영리 감시 단체인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Global Christian Relief, GCR)의 대표이다. 미국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USA)는 올해 1월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로 이름을 변경했다.
커리는 최근 CP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다양한 종교 박해 사례들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교회에 대한 공격과 예배 지도자들을 겨냥한 공격도 포함된다.
수년간, 오픈도어 미국 지부를 이끌었던 그는 러시아 정교회의 많은 지도자들이 “러시아가 거룩한 영감을 받아 우크라이나 땅을 차지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이러한 사고방식을 토대로 그들은 목회자와 교회를 표적하는 것을 정당화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커리는 “이는 역사상 너무 자주 일어난 슬픈 예시”라며 “교회는 신성해야 하며, 신앙인들은 평화롭게 신앙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종교적 소수이거나 기독교 신앙 안에서 타 종파 또는 민족 출신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 5월,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소재 우크라이나 기독교 복음주의 교회를 점령한 후 많은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지난달 GCR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목회자들을 교회에서 추방한 뒤, 교회가 주거용 건물과 인접한 점을 이용해 30명의 군인들을 주둔시켰다.
올해 1월 말, 우크라이나 종교자유연구소(Ukrainian Institute for Religious Freedom)가 국제종교자유 정상회의에서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침공이 시작된 이후 약 500개의 종교 건물, 신학 기관 및 성지를 전부 파괴하거나, 훼손하고 약탈했다.
유럽 안보 협력기구의 민주주의 기구 및 인권 사무국의 드미트로 보브크(Dmytro Vovk)는 지난 3월 USCIRF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최소 26명의 종교 지도자들을 살해하고, 다른 사람들을 고문 및 구금한 사실을 공개했다.
커리는 이 사안에 대해 러시아 정교회 및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커리는 “우리는 양측의 기독교 지도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형제애로 함께 모여 기도하고, 서로를 알아가며, 다양한 그룹의 지도자들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인 키릴(Kirill) 모스크바 총대주교는 여러 설교에서 러시아인들에게 정부를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촉구하며, 전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왔다. 그러면서 그는 “적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통일을 파괴한다고 비난했고, 이후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 성직자들은 벌금이나 투옥형에 처해졌다.
GCR은 또 러시아 정교회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불법으로 간주하여, 이는 침공을 정당화하는 추가적인 구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백 개의 교회가 러시아 정교회를 떠나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가입하며, 키릴 총대주교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커리는 익명의 러시아 정교회 지도자들과의 대화 후, 그들이 상황에 대한 견해는 다를지라도, 종교 박해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중립적인 장소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이 전쟁 중에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라샤드 후세인(Rashad Hussain) 국제종교자유대사, 앤토니 블링켄(Antony Blinken) 국무장관과 이 문제에 관해 대화했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에 커리는 블링컨 국무장관과 대화할 당시, 블링컨은 미국 국무부가 국제 사법 체계에 종교 박해 범죄를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커리는 “신앙 지도자들은 지역 공동체 내에서 경계를 넘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이 그들과 의사소통하는 사람을 더 경청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음주의 진영에서 이러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이들은 정교회와의 접촉을 넘어 다른 사람들과의 이해, 소통, 관계 형성을 하지 않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서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말, 러시아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가(CPC)로 지정하여, 경제 제재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명단에는 미얀마, 중국, 쿠바, 에리트레아, 이란, 니카라과, 북한, 파키스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12개국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