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켄터키주 윌모어에 위치한 애즈베리대학교(Asbury University)에서 대규모 예배 모임이 몇 주간 이어지면서 영적 각성 운동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이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비상한 관심거리로 전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다. CNN 뉴스는 이 켄터키의 예배 모임이 지난 2월 8일 정기적인 교회 예배로 시작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또 크리스천 포스트(CP)에 따르면, 애즈베리 대학교의 학생들은 일주일에 여러 차례 예배에 참석하고 있는데, 그 날도 정규적인 예배가 끝날 때 가스펠 합창단이 노래를 불렀고, 일부 학생들이 예배가 끝난 후에도 같이 남아서 자발적인 기도회를 이어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처음 예배가 시작되었던 강당은 이미 수용인원이 넘쳐나서 인원을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 이 기도회에 참석했다가 각지로 흩어지는 사람들을 통해서 영적 각성의 열기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SNS나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이 소식은 들불처럼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감으로,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 기도회에 참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애즈베리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담당인 마크 위트워스(Mark Whitworth)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는 매커니즘"이라고 했다.

현재 대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윌모어 지역은 수많은 인파의 유입으로 인해 차량 통행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호텔 등 숙소 구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예배 장소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외부에서 서로 죄를 자백하고 울며 기도해 주는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그리고 인근의 다른 대학교에도 기도 모임들이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현상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CNN은 이 기도운동이 기독교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 모든 이들의 관심과 상상을 사로잡았다고 평했다.

애즈베리대학교의 대변인 애비 라우브(Abby Laub)가 News Nation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몇 주간에 걸쳐 진행된 기도회가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뜻은 아닐 것이다. 이 운동이 다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찬양과 기도회로만 특징 지워진다면 그것은 부흥의 참다운 의미와는 거리가 멀 것이다.

그래서 이 운동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이를 사랑과 간절한 염원으로 지켜보고 있는 이들은 이 운동이 세기적인 역사성을 자리매김하는 부흥의 발자국으로 새겨지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학자들은 현재 이 운동을 '부흥'이라고 정의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데에 입을 모으고 있다. 

컴벌랜즈 캠퍼스 사역자 제이콥 라틀리프(Jacob Ratliff) 목사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이를 부흥이라고 부르기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주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중요한 증거를 목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즈베리대학교 신학대 티모시 테넌트(Timothy Tennent) 학장은 "이 행사를 부흥이라고 부르는 대신 '애즈베리 각성'(Asbury Awakening)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덧붙이기를, "현재 단계에서는 이를 각성으로 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시더빌대학교(Cedarville University) 토마스 화이트(Thomas White) 총장은 이에 대해 "주님의 임재에 대한 특별한 부으심과 인지"라면서 "이것이 진정한 부흥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일은 역사가들의 몫"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역사적인 시각에서 부흥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부흥이 찾아온다면 과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하는 말이다. 이 애매한 질문에 대해 나는 단 한 마디로 답변하고자 한다. 그것은 '부흥의 핵심가치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곧 부흥'(The Revival is to live with the core values of revival)이라는 것이다.

참 부흥은 어떤 사건이라기보다는 언제나 지속적인 삶을 통해 그 증거가 나타난다. 어느 한 개인 속에 부흥이 찾아올 때 그 증거는 그의 변화된 삶 속에 분명히 드러난다. 어느 교회나 지역의 공동체 속에 부흥이 임할 때 그 증거는 그 공동체의 변화된 삶의 질 속에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므로 어떤 이들은 부흥이 한 순간적으로 임한다고도 하는데, 이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은 그 부흥이 어느 한 시점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참 부흥이냐 아니냐를 분별하기 위해서는 그 이후의 개개인이나 공동체 속에 나타나는 변화의 양상을 지속적으로 살펴보아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시금석이 바로 '부흥의 핵심가치'(the Core Values of Revival)이다.

부흥의 핵심가치는 특정한 시대와 지역적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의 특수성이 있을 수는 있으나, 그러나 그것은 핵심가치가 변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가치가 적용되는 상황의 다양성 때문일 것이다. 교회사상 여러 차례의 뚜렷한 부흥의 표적들이 있었다. 그동안 부흥의 역사에 대해 연구한 학자들의 결론에 의하면 그것은 신자의 회개(Repentance of Believers), 교회의 갱신과 일치(Renewal and Unity of the Church), 그리고 사회 변혁(Social Transformation)의 표적들이다.

첫째, 부흥의 개인적 차원으로서, 오늘날 우리가 부르짖는 부흥의 실상은 사실상 더 깊은 회개(deeper repentance)와 그리고 지속적인 회개(continual repentance)의 정신이 나 자신을 점유하는 것이어야 한다. 애즈베리대학교 재학생이자 임마누엘침례교회 성도인 안네리 화이트는 "성령이 강당 안에서 뚜렷하게 보였다."며 "모든 사슬이 끊기고 고백이 일어나며, 거룩하고 거룩하신 하나님만 높임을 받으셨다."고 했다. 장기영 교수는 "맨 처음 학생 중 한 명이 자기 죄를 고백한 뒤 여러 사람들의 뜨거운 기도로 이어지면서 시작됐다면, 우리나라 평양대부흥 운동을 비롯해 많은 부흥운동들이 시작된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평했다. 이러한 핵심 가치가 이 운동속에서 계속 확산되어진다면 부흥의 첫 번째 표적에 닿아가는 일일 것이다.

둘째, 부흥의 교회적 차원으로서, 부흥을 통해 교회는 자체적 갱신(renewal)을 경험하게 된다. 하나님 마음속에 있는 교회, 그것은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거룩한 교회이다. 그리고 부흥의 주된 가치는 일치의 정신에 있다. 신자들이 부흥을 경험하게 될 때 그리스도 안의 한 몸 의식에 충만 되어가며, 따라서 하나된 그리스도의 몸을 일구어가려고 하는 정신이 그들의 삶과 사역 속에서 배어 나오게 된다. 애즈베리 대학교의 케빈 브라운(Kevin Brown) 총장은 "지난 몇 주 동안의 경험은 역사적인 것"이라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다른 학교, 교회, 공동체와 동역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애즈베리 대학교에서 일어난 영적 각성의 영향이 컴벌랜즈대학교(The University of the Cumberlands), 샘포드대학교(Samford University) 등 여러 대학에도 퍼져나가 자발적인 예배와 기도의 모임이 생기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서 부흥의 공동체적 일치성에 근접하는 일이다.

배본철 교수(성결대 역사신학)_200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셋째, 부흥의 사회적 표적으로서, 잠자던 교회에 부흥이 일어난다는 것은 곧 신자의 회개 그리고 교회 일치와 갱신의 정신을 통해 교회가 지닌 본연의 섬김과 사랑의 능력으로 지역사회를 변혁시켜나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8세기 존 웨슬리(John Wesley)의 부흥운동을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선례 중의 하나로 들 수 있다. 웨슬리의 부흥운동은 비단 수많은 영혼을 구원했을 뿐만 아니라, 부패한 영국 사회를 갱신하는데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부흥운동은 정치, 문화, 경제, 사회 등 많은 면에 있어서 유럽 전역에 새로운 이상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이번에 마이크 펜스(Mike Pence) 전 미국 부통령은 자신이 1978년 애즈베리 찬양 집회에 참석했다가 거듭나게 된 일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 거룩한 각성운동에 찬사를 더했다. 그에게 있어서 애즈베리는 구원과 부흥의 추억이 깃든 곳이었다. 사실 애즈베리 대학교의 역사 속에는 미국 감리교의 선구자였던 프랜시스 애즈베리 감독(Bishop Francis Asbury)의 부흥 정신과 또 그의 자랑스런 스승 존 웨슬리의 성결 부흥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모데 텐넨트 학장이 "교회의 편안한 기반을 흔들고 진정 우리 모두를 새롭고 더 깊은 곳으로 인도하는 지속적인 변화를 보다면 뒤를 돌아보며 '그것은 부흥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와 같이, 훗날 모든 역사가들이 이 운동의 핵심가치가 교회와 세계의 삶에 깊고 또 널리 영향을 준 과정을 일컬어 그것은 진정 애즈베리 부흥(Asbury Revival)이었다고 평할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한다.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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