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수십 년간 나라를 다스렸고 이미 80세를 넘긴 브리튼의 리어왕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리어왕에게는 3명의 딸이 있어서 세 딸에게 골고루 나라를 나누어 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를 향한 딸의 사랑을 확인한 후에 나눠 주기로 했습니다.

사실 세 딸 중에 막내딸이 아버지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그러나 리어왕은 그 사실을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왕은 두 딸과 사위들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결혼하지 않은 막내딸과 막내딸에게 청혼하는 버건디 공작과 프랑스 왕도 참석시켰습니다. 왕은 상황을 설명합니다. 왕을 가장 사랑하는 딸에게 큰 몫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장녀 "고너릴"이 유창하게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자기 눈빛보다 소중하고 생명과 자유보다 소중하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왕은 이 말을 믿고 장녀와 사위에게 나라 일부를 주었습니다.

이어서 둘째 딸 "리건"은 말합니다. 언니가 말 한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맘이 가득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남편에 대한 사랑이나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 대한 사랑도 제 가슴을 비집고 들어오기가 어렵습니다. 왕은 둘째 딸의 사랑도 흡족하게 받았습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첫째와 둘째로부터 흡족한 사랑의 고백을 받은 리어왕은 큰 기대를 걸고 막내딸을 보았습니다. 사실 유치하게 사랑을 확인하는 일은 막내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왕은 막내의 사랑의 마음을 알았고 기회를 주기 위해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그런데 셋째 딸 "코델리아"는 말과 마음이 서로 다른 언니들의 아첨이 너무 싫었습니다. 언니들의 가식도 싫었고 잘 아시면서 그 거짓말에 흡족해 하는 아버지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자식의 도리로 왕을 사랑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냉정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했습니다.

왕은 자신이 총애했던 막내딸 코델리아가 이런 식으로 대답하자 너무 서운했습니다. 왕은 크게 화를 냈습니다. 셋째 딸 코델리아는 왕은 단지 자신의 아버지이며 아버지가 지식을 키우고 사랑하신 것을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 합당한 도리로 자신은 아버지 말에 복종했고, 누구보다 아버지를 존경한다 했습니다. 리어왕은 분을 삭이지 못했습니다.

리어왕은 불같이 화를 내며 경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왕은 코델리아의 몫이었던 영토를 두 언니와 그녀의 남편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두 딸의 영지를 차례로 찾아가 살겠다고 했습니다.

신하들은 몹시 놀랐지만 왕에게 진언하기 어려웠습니다. 왕의 신하 가운데 켄트 백작은 코델리아를 두둔하며 왕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리어왕은 켄트 백작의 충언은 받아들이지 않고 백작을 추방해 버렸습니다. 노한 왕은 막내를 지참금 없이 결혼을 시키겠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 버건디 공작은 떠났습니다. 프랑스 왕은 지참금이 없어도 코델리아와 결혼하겠다고 합니다. 코델리아는 추방당하듯 프랑스로 갔습니다.

리어왕은 자신의 말대로 왕위에서 물러나 큰딸과 작은딸에게 나라를 물려주었습니다. 그리고 큰딸의 궁전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한달 정도 살았는데 큰딸의 태도가 완전히 변했습니다. 리어 왕을 무시하고 괴롭힙니다. 화가 난 왕은 둘째 딸을 찾아 갑니다. 그런데 둘째 딸도 꼭 같습니다.

왕은 부도덕한 딸들에게 복수를 위해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소식을 듣고 막내 코델리아가 프랑스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왔습니다. 비참한 모습으로 코델리아와 재회한 왕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어리석었던 지난 일을 잊고 용서해 달라고 하면서 코델리아와 화해하였습니다. 리어왕을 도왔던 글로스터 백작은 둘째 딸 리건의 남편 콘월에 의해 눈이 뽑힌 채 추방당했습니다. 이를 목격한 글로스터 백작의 하인이 콘월 공작을 죽였습니다.

리어왕의 두 딸들은 아버지에 대한 불효뿐 아니라 남편에 대한 사랑도 위선적이었습니다. 두 딸은 자신의 남편들 몰래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공교롭게 같은 남자였습니다. 그는 글로스터 백작의 패륜아들 "에드먼드"였습니다. 콘월공작이 죽자마자 리건은 에드먼드와 결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질투심에 눈이 뒤집힌 고너릴은 동생 리건을 독살했습니다.

동생 독살 사건으로 모든 전모가 밝혀지면서 고너릴의 외도와 죄가 드러났습니다. 남편 올버니 공작은 독살과 불륜을 이유로 고너릴을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결국 고너릴은 좌절된 사랑에 화병과 동생을 죽인 양심의 가책으로 자살하면서 사악한 두 딸은 모두 죽었습니다.

올버니 공작과 에드먼드 백작이 이끄는 영국군이 프랑스군을 이기고 리어왕과 코델리아는 포로가 됩니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에드먼드 백작이 왕과 막내딸을 살해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에드먼드도 자신의 형인 에드거의 손에 죽습니다. 한편 리어왕 막내딸은 에드먼드 부하에게 피살되고 리어왕은 살았습니다. 그러나 막내딸의 죽음을 알게 된 리어왕은 얼마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리어왕의 충신이었던 켄트백작도 왕을 따라 죽었습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하나인 <리어왕> 줄거리입니다. 리어왕은 켈트족 신화에 나오는 왕으로 영국 문학에 종종 등장하는 이름입니다.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를 셰익스피어는 명작으로 각색했습니다.

리어왕의 비극의 출발은 딸의 사랑을 확인하려 했던 것입니다. 사랑을 확인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특히 사랑의 대가가 고려되는 상황에서 사랑의 확인은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음은 <리어왕>에는 '입으로 설명되는 사랑'에 속지 말라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셋째 딸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던 리어왕이 두 딸의 발표용 사랑고백에 넘어간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본 작품<리어왕>이 주는 세 번째 교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셋째 딸이 아버지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잘 표현했더라면 일련의 비극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나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이 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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