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즐거운 날입니다. 기뻐하고 감사하고 축하해야 마땅한 날입니다. 그러나 그 의미를 축소해서 사람들끼리 즐거워하고, 선행을 행하고, 선물을 교환하고, 안부를 묻고, 휴가를 즐기는 정도에서 끝나면 안됩니다. 매년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성탄절의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성탄은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사건입니다. 성경은 "말씀 (하나님)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요 1:14)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 성육신의 사건은 옛 시대와 새 시대를 가르는 우주적 사건이며, 옛 사람에서 새 사람으로 변화되는 새창조의 시작입니다. 예수님과 연합을 이루어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입게된 사건입니다.
교회의 역사속에서 성탄절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절기는 대강절 (待降節)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성탄절 4주 전부터 이 절기를 지켜왔습니다. 대강절 (待降節)이라는 말은 어려운 한자말이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먼 곳에 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차역이나 공항에서 기다리는 그림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강절 (待降節)에서 대(待)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오기를 사모하며 기다리는 것을 말합니다. 강(降)자는 기차역이나 공항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내리는 것을 뜻합니다. 절(節)자는 절기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대강절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신 주님을 기억하고 사모하는 절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적으로는 주님이 약속하신 성령님의 임재를 사모하고, 미래적으로 다시 오실 재림의 주님을 앙망하는 것입니다. 성탄절 하루만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대강절과 연관해서 성탄의 이미를 되새겨 보면 좋겠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신 것은 최고의 계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려고할 때 합리적인 이성이나 체험적인 신비주의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속에서 실제 인물이 되셔서 자신을 최종적이고도 궁극적으로 알게하셨습니다. 이것이 성탄의 사건입니다. 그래서 "말씀이 육신"이 되었을 때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의 성격을 분명하게 밝혀주는 단어가 "은혜와 진리" (요 1:14)입니다. 은혜는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을 말하고, 진리는 실재로 존재하는 영원한 실재를 말합니다.
성탄절의 의미는 인간적 차원의 즐거움과 기쁨을 넘어서는 우주적 사건이며 새창조의 사건입니다. 동시에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시는 최고의 계시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