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사람들은 프랑스 루시용의 젊은 백작 버트람을 속 빈 호두라고 불렀습니다. 버트람 백작의 아버지 루시용 백작은 정의로운 인품과 날카로운 식견으로 존경 받는 인물이었습니다. 버트람 백작의 어머니도 훌륭했습니다. 늘 자비롭고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또 잘못에 대하여 과감하게 지적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여성이었고, 모두의 존경을 받는 마나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외아들 버트람은 너무 딴판이었습니다. 루시용 백작도 그의 아내도 아들인 버트람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훌륭한 루시용 백작 부부에게서 어떻게 저런 아들이 나올 수 있을까를 의심하며 걱정했습니다. 마침내 루시용 백작이 죽었습니다. 사람들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버트람이 정신을 차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것은 오산이었습니다.

버트람은 아버지 죽음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농담하며 깔깔댑니다. 아버지 죽음을 애도하지도 아파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버트람은 아버지 죽음에도 정신 차리지 못했습니다. 버트람은 사사건건 아는 척하고 잘난 척합니다. 바이올린 연주자를 만나면 바이올린 연주 시범을 보이려 했고 재봉사를 만나면 재봉의 전문가처럼 행세했습니다.

프랑스 국왕이 루시용 백작의 친구였습니다. 왕은 친구 죽음을 슬퍼하며 또 후계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버트람을 왕궁으로 불렀습니다. 그를 왕의 후계자로 불렀습니다. 왕이 버트람을 부르자 버트람 어머니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들의 행동이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잘 해 주기를 기대했고 골치 아픈 아들이 멀리 떠나는 것을 내심 반겼습니다.

루시용 성에 '제라르 드 나르본느'라는 유명한 의사의 딸 헬레나가 살았습니다. 오래전에 루시용 백작 부인이 중병에 걸려 고통을 당할 때 제라르 드 나르본느 박사가 병을 고치고 생명을 구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의사의 부인이 먼저 죽더니 의사도 곧 죽었습니다. 올데갈데없는 천애의 고아 헬레나를 루시용 백작 부인이 데려와 자신의 집에서 길렀습니다. 그러니까 버트람과 헬레나는 같이 자랐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헬레나와 버트람을 오누이라고 보기도 했었습니다.

지혜로운 헬레나가 버트람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속 빈 호두'라고 놀림당하는 버트람은 헬레나를 싫어합니다.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 버트람을 헬레나는 한결같이 좋아했습니다. 헬레나는 버트람과 결혼하는 것이 소망이었습니다. 루시용 백작 부인의 소망도 두 사람의 결혼이었습니다. 영특한 헬레나가 아들과 결혼해 준다면 죽어도 안심이 될 것 같았습니다.

버트람이 왕의 부름을 받자 루시용 백작의 부인은 아들이 헬레나와 동행하기를 바랐지만 버트람은 고집을 피우며 혼자 파리로 갔습니다. 왕궁에 도착한 버트람은 무례하게 왕을 찾더니 왕이 편찮다는 말에 더욱 무례한 말로 응대합니다. 병중에 있는 왕이 버트람을 불러 자신이 죽으면 버트람이 왕이 될 것을 말하였지만 버트람은 시큰둥합니다.

사실 왕은 중병에 걸렸습니다. 왕의 병세가 점점 악화하자 궁궐은 침울합니다. 왕궁의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그들은 왕의 죽음도 걱정했었지만, 버트람이 왕의 될 것 가능성을 알기에 더욱 걱정했습니다. 버트람은 아주 짧은 기간에 자신의 무지와 무례를 드러냈습니다. 버트람은 궁궐 사람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헬레나가 버트람의 뒤를 따라 파리에 도착했습니다. 헬레나는 왕궁의 소식을 수집하다가 왕이 큰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헬레나가 궁궐을 찾아가 자신이 왕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왕에게 인도받은 헬레나는 자신이 제라르 드 나르본느의 딸이라고 밝힙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치료비법을 꼼꼼히 공부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공언대로 왕의 병을 고쳤습니다.

건강을 얻은 왕은 헬레나에게 소원을 말하라고 합니다. 왕은 여러 가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지만, 헬레나는 자신의 소원은 버트람과 결혼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왕이 두 사람의 결혼을 명령했고, 왕명에 따라 두 사람은 결혼했습니다. 두 사람은 공식적 부부가 되었으나 버트람은 헬레나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헬레나는 불행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버트람은 헬레나를 떠날 생각만 합니다. 마침 전쟁이 일어나자 버트람은 용병으로 자원입대합니다. 헬레나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성지 순례를 떠나 용병 주둔지 플로렌스 팬션에서 머무르며 상황을 살핍니다. 그러다가 펜션 주인의 딸 다이애나를 유혹하고 있는 버트람 소식을 듣습니다. 헬레나가 알아 보니 다이애나는 자신을 농락하고 있는 버트람이 이미 결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헬레나는 다이애나와 짜고 자신이 다이애나의 옷을 입고 다이애나처럼 행동하며 버트람 방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헬레나는 버트람과 하룻밤을 보내며 결혼 약속을 받습니다. 그리고 결혼 약정으로 버트람의 반지를 받아내고 왕이 주신 반지를 버트람 손에 끼워줍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돌아온 버트람은 왕 앞에서 자신의 과거가 다 드러나고 왕의 추상같은 명령에 아내와 합방합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의 유쾌한 희극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의 줄거리입니다.

작품이 주는 몇 가지 교훈을 정리합니다. 첫째, 이 작품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는 제목에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끝이 좋아야 좋은 것입니다. 이는 로마서의 8장 28절(성도에게 모든 것이 합력해서 좋은 결말을 이룬다)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합니다.

둘째, 인생에 큰 힘이 되는 지혜와 끈기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셰익스피어는 헬레나의 지혜와 끈기를 근사하게 그려냅니다. 무도한 버트람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헬레나는 끝까지 견디는 인내의 힘을 보여줍니다.

셋째, 잘 끝내는 삶이 좋은 삶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 한 해를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일의 좋은 결말이 중요합니다. 우리 인생의 끝은 더욱 중요합니다. 끝이 좋은 인생이 좋은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