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Photo : ) 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지난 주중에 VBS(여름성경학교)가 있었습니다. 펜데믹 이후 처음으로 VBS를 지역 사회에 오픈했지만 예전처럼 많이 모이지는 못했습니다. 여전히 코비드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침이면 교회당으로 모여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아이들이 재미보다 십자가 복음을 더 구하게 해주십시오."

생각해보면, VBS는 영적인 전쟁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VBS를 그저 아이들을 안전하게 맡기고 놀릴 수 있는 좋은 기회 정도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VBS는 구원의 길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십자가 대속의 사랑을 전하는 시간이요, 아직도 세상과 자아에 매여 있는 영혼들에게 그들을 자유케 하는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시간입니다. 다시 말하면, VBS는 교회가 길을 잃은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공중 권세를 잡은 악한 영들과 한 판 전쟁을 벌이는 시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참가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전하는 자들은 성령의 능력을 의지해야 하고, 리더들은 자칫 재미로만 치우칠 수 있는 VBS가 더욱 복음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VBS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이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교회당을 데코레이션했던 팀이 있습니다. 그들은 VBS가 시작되기 두 달 전부터 날마다 교회에 나와 주제에 맞는 캐릭터들로 교회를 채워갔습니다. 그림 실력도 실력이지만 날마다 교회에 나와 VBS를 준비해가는 그들의 헌신을 보면서 참 감사했습니다. 하루는, 벽에 붙은 선인장 장식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적도 있습니다. 친교실과 예배당에 빼곡히 붙어 있었던 선인장 장식들은 그냥 그림이 아니었습니다. 종이를 오려 붙여서 만든 몸체는 입체감이 돋보였고, 몸체 마다 까만 종이를 가늘게 오려 붙인 가시들은 소~오름이었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기억해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VBS를 마치고 금요기도회를 인도하면서 '요게벳의 노래'라는 찬양을 함께 불렀습니다. "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네 /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흘러 / 동그란 눈으로 엄말 보고 있는 아이와 입을 맞추고 / 상자를 덮고 강 가에 띄우며 간절히 기도했겠지..." 요게벳이 모세를 낳고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며 아기를 갈대 상자에 담아 나일 강에 띄워 보내던 마음을 노래한 찬양입니다. 아이를 담아 강에 띄워 보낼 갈대 상자를 만들면서 엄마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을 바르면서, 얼마나 빈틈 없이 바르고 또 발랐을까요? 아이들이 벽에 붙인 선인장을 보면서 제 가슴이 먹먹했던 이유는 그 선인장에서 이런 요게벳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VBS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요게벳의 마음을 품고, 아이들을 믿음의 갈대 상자에 담아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데코레이션으로, 어떤 사람은 교사로, 어떤 사람은 주방 봉사로, 어떤 사람은 청소로...역청을 바르고 또 발라서 이 아이들이 하나님께 닿을 수 있도록 우리의 사랑을 드렸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갈대 상자를 받으시고 이 아이들을 구원하시기를 소원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남은 우리의 날 동안 함께 갈대 상자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