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에 지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등재할 것을 요청했고, 백악관은 이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 등 4개국이 등재돼 있다.
미국 NBC 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지원국 지정에 대한 논의는 통화의 매우 짧은 부분”이라며 “주로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무기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제재를 호소하는 긴급 내용”이라고 밝혔다.
행정부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4개 대륙, 30여 개국과 함께 전례 없는 제재와 수출 통제를 시행했다”면서 “평소처럼 특정 옵션을 언급하진 않겠지만, 푸틴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해 모든 사항을 계속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계속 검토 중이며, 러시아가 테러지원국 지정 기준에 부합한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방송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나 화학무기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실제 가능성이 “진짜 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사실일 수도 있기에 나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한다”면서 “화학무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들에게 사람의 생명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고 대비해야 한다. 이는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 세계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15일까지 민간인 사망자는 1천982명, 부상자는 2천651명이며,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162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유엔은 “기록된 민간인 사상자 대부분은 중포와 다연장 로켓포, 미사일 및 공습 등 충격 범위가 넓은 폭발 무기 사용으로 인한 것”이라며 “실제 사상자 수는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의 위성 국영방송인 ‘알자지라’는 지난 17일 크림반도의 인권 단체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인 어린이 150여 명을 강제로 이송했다고 보도했다.
페트로 안드리슈첸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아이들이 임시 점령된 도네츠크 지역과 러시아의 도시인 타간로크로 이송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17일 마리우폴의 마지막 저항 세력인 우크라이나군 2천500명과 외국 용병 400여 명이 철강공장에 은신하며, 러시아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날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다른 지역에 공습을 시작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가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설문지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EU 이사회는 6월 23-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