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만큼 이단의 천국인 곳도 없을 것이다. 자신을 '하나님'이라 가르치는 이단과 '재림 예수'라 가르치는 이단이 수십 명이 된다. 심지어 자신을 '하나님의 부인'이라고 가르치는 이단도 있다.
대학교 2학년 시절, 기도원에서 성령체험을 한 나는 전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길거리 전도, 역전 전도, 버스 안에서의 전도, 캠퍼스 전도 등 가릴 것 없이 전도를 했다.
[2] 영문학을 전공하던 시절, 은혜를 받고 보니 같은 과 학생들 중 그리스도인 냄새를 풍기거나 전도하는 학생이 쉬 보이질 않았다. 영문학은 '성경에 기초한'(based on the Bible) 학문이 아니던가! 기독교 대학에다 영문학과 교수님들도 집사님 아니면 장로님이었고 신학을 한 전도사님들도 여럿 있었고 교회 다니는 동기들이 적지 않았건만, 예수님처럼 살거나 전도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질 못했다.
[3] 성령의 충만을 받고 영혼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나는 영미희곡의 발표시간에 동기들 앞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왜 전도하지 않느냐고 소리 친 적도 있었다. 그렇게 학업을 하던 시절 주로 캠퍼스 전도를 많이 했다. 그러다가 전도를 하고 있는 한 떼의 무리들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서 만남과 교제를 가졌다. 대화를 해보니 성경을 너무 이상하게 가르치는 무리들이었다. 소위 말하는 '구원파 이단'이었다.
[4] 나는 다른 건 몰라도 성경을 잘못 가르치는 건 참지를 못하는 사람이다. 그때부터 구원파와 이단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당시 신천지는 몇 백 명밖에 안 되는 작은 단체였다. 그땐 구원파와 JMS가 대학생들을 활발하게 미혹하던 시절이었다. 이단을 연구 정도가 아니라 소굴에 들어가서 강사와 싸워서 강사를 묵사발 만들어버리고, 1/3이 거기서 갈라져 나오게 만드는 등, 이단 집회에 가서 그들을 대적하는 일을 자주 했다.
[5] 뿐만 아니라 이단에 빠진 후배들이나 성도들을 여럿 건져내는 일을 즐겨했다. 그러다 보니 그들 쪽에선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게 되고 미행도 당하고 협박당하는 일까지 생겨났다. 그러다가 신학을 한 후 목사 안수를 받고 유학으로 떠났다.
10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보니 신천지가 득세를 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래서 사명감을 가지고 신천지도 연구해서 한 때 강의를 하러 다니기도 했다.
[6] 내 경험상 한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이단은 구원파라 생각한다. 그것도 구원파의 세 파 중 'POS 구원파'가 제일 다루기 힘든 단체라 본다.
이단이 왜 생겨나느냐 하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한국교회의 교리나 진리에 약점이 있어서 생겨나는 것이다. 구원론에 약점이 있으니까 구원파가 생겨나고 마귀론에 약점이 있으니까 김기동파가 생겨나고 종말론에 약점이 있으니까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7] 때문에 이단을 정죄하고 경계도 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약점부터 보완하는 점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한 달 전쯤, 잘 알려진 친구 연예인으로부터 JYP 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인 박진영의 '복음세미나'에 관한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 한 때 그가 세월호의 소유주인 유병언씨와 관계 있는 사람으로서 구원파 이단에 속한 인물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을 들은 적이 있다.
[8] 그에 관해서 내가 아는 지식은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친구가 내게 문의를 했다는 것은 최소한 그 세미나에 참여했거나, 아니면 참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 중임을 뜻한다 생각했기에 사명감을 갖고 유튜브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박진영이 강의한 '복음세미나'의 다섯 강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나는 많이 놀랐다. 신앙인인지 아닌지도 몰랐던 그의 성경실력이 신학생이나 목회자 못지않게 뛰어났기 때문이다.
[9] 더 놀란 것은 그의 강의 실력이었다. 강의를 업으로 삼고 있는 나로서도 그의 강의 솜씨가 탁월하다고 느껴졌을 정도였다. 누가 들어도 솔깃하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말솜씨와 박학다식한 성경실력이 돋보였다. 주로 구원에 관한 기초적인 내용이었는데, 목회자들 중 그만큼 구원론을 명쾌하게 잘 강의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설득력이 있었다.
다섯 개의 강의를 다 듣고 난 후 다른 영상도 시청했다.
[10] 박진영의 강의를 비판한 영상과 그 비판한 강의를 다시 비판한 영상까지 다 들어보았다. 모든 강의들에서 결함과 문제들이 발견됐다.
박진영은 자신이 신학을 공부한 적이 없으며, 구원파도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신학을 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그렇게 구원에 관한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성경지식도 탄탄하기 어렵기에 많은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그가 유병언씨 동생의 사위였음을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했다.
[11] 그리고 자신의 말대로 구원파와 관계가 없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가르치는 구원에 관한 내용은 구원파의 그것들과 흡사한 내용이 많음도 확인했다. 아울러 그의 강의 속에 이단에 해당하는 위험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하나만 밝혀두고 싶다. 그는 우리 같은 '이방인을 위한 복음'과 '유대인을 위한 복음'이 다르다고 가르친다.
[12] 바울서신 13권만이 이방인을 위해서 주어진 책이고 구약이나 계시록이나 나머지 책들은 모두 유대인을 위해서 주어진 책이라고 했다. 이 한 가지만 해도 이단에 해당하는 위험한 주장이다.
박진영의 강의를 들으면서 다시금 새로운 도전과 사명감에 젖어들었다. 구원에 관한 책 집필과 프레지로 된 강의 준비를 계획하는 일 말이다.
[13] 그래서 우리 신앙을 위하여 가장 기초가 되는 구원론에 있어서 정확하고도 명쾌하고도 확실한 정리를 해줄 수 있는 성경적인 작업이 오늘부터 시작됐다. 몇 주 정도면 이 작업이 다 끝날 터인데,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항상 도전받고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열매 맺는 일은 흥분되는 일이다. 주께서 지혜와 은혜를 주셔서 구원에 관한 잘 정리된 멋진 작품이 또 하나 탄생되게 하시길 간절히 고대한다.
신성욱 교수(아신대 설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