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학회장 민장배 박사... 부회장에 서승룡·구병옥
종교 중심주의가 아닌 하나님 중심주의로 전환 강조
한국교회, 메타버스 유행에 대해 조직교회 중심 대응
한국실천신학회 제83회 정기학술대회가 '위드 코로나 시대와 실천신학의 과제'라는 11-12일 이틀간 춘천동부교회(담임 김한호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여러 실천신학자들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데 도움이 될 여러 대안과 제안들을 발표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이와 함께 신임 학회장으로 민장배 박사(성결대)가 추대됐다. 부회장에는 서승룡 박사(한신대)와 구병옥 박사(개신대), 총무 박은정 박사(웨신대), 부총무 이강학 박사(횃불트리니티)와 이종민 박사(총신대), 서기 박진경 박사(감신대), 부서기 이민형 박사(성결대)와 최종일 박사(신라대), 회계 조지훈 박사(한세대), 부회계 고유식 박사(호서대)와 이상규 박사(감신대) 등의 임원이 선임됐다.
이 외에 감사에는 김병석 박사(숭실대)와 이수영 박사(서울한영대), 27대 이사장에 김상백 박사(순신대), 상임이사에 황병준 박사(호서대)가 선출됐다.
발표도 총 15차례 진행됐다. 먼저 주희현 박사(정화예대, 공유문화예술연구소)는 '위드 코로나 시대, 상호텍스트 활동을 통한 공동체 활성화 연구'를 주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장기화로, 교회 공동체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밝혔다.
주 박사는 텍스트의 집합체, 곧 성경이라는 '한 권의 책'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지속시켜온 교회의 본질적 소통을 '상호 텍스트 활동'의 관점에서 되짚어 보고, 그 적용점으로 공동체 출판 사례를 제시해 대면 유·무를 넘어서는 교회 공동체 활동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오주영 박사(서울신대)는 '코로나19 위기 대처에 관한 예배학적 성찰과 위드·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예배학적 미래전략'을 주제로 "코로나19로 예배 또한 전대미문의 격변을 겪고 있다"며 "예배는 비대면 예배로 급선회했고, 교회는 방송국화됐다"고 진단했다.
오 박사는 "코로나 이전 두 명의 예언자(?)가 이러한 상황을 포스트모던 사회를 가정해 서술했다. 하나는 교회 안 예배학자로 테레사 버거가 있고, 다른 하나는 교회 밖 철학자로 자크 데리다가 있다"며 "버거는 예배의 디지털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적극 대비하라고 권면한다. 반면 데리다는 디지털 과학기술이 거룩의 체험이라는 예배의 본질을 삼킬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소개했다. 이에 그는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모던 이후 시대적 전환기 대안에 대해, 목회적 변화를 적극 타개해 나간 존 웨슬리의 적응 원리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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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회장 민장배 박사. ⓒ실천신학회 |
고유식 박사(호서대)는 'Corona Red, Bule, Black 상황 속에서의 목회신학적 과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서적 거리 좁히기로'라는 주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관계 억압과 억제 상황 속에서 불가피하게 겪는 소외와 고립으로 정신적·정서적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돌봄의 방향을 모색했다.
특히 고유식 박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발생 가능한 코로나 신경증인 Corona Red, Corona Blue, Corona Black의 형성 과정과 치유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 신경증을 겪고 있는 교회 공동체의 개인-집단 심리를 파악하고, 교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정서적 거리 좁히기'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관계하고자 하는 욕구의 의미를 파악하기'와 '종교 중심주의가 아닌 하나님 중심주의로의 전환'을 언급하며, 진정한 영혼 돌봄의 길을 제시했다.
구아름 박사(토론토대)는 '고통과 희망 사이의 과도기적 공간으로서의 애통 설교'라는 주제로 코로나 시대에 고통이 교회에 제기하는 도전 중의 하나로써, 고통 속에서 희망을 어떻게 선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성서적·신학적 설교학적 고찰을 시도했다.
구 박사는 고통의 언어와 이미지로 가득차 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침묵을 포함하는 예레미야애가 연구를 통해, 이해할 수 없거나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어떻게 성서에서 증언되는가를 살폈다. 또 성서에서 나타나는 고통의 목소리들을 마주함으로서 세상의 고통을 어떻게 설교에 적용할 수 있을지 숙고한다.
그는 고통과 희망의 두 극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거나 안전한 위치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두 극들 사이 긴장을 수확하려 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불안한 공간으로써 애통(lament)의 중요성과 자리를 살펴보고, 설교에서 고려해야 할 실질적 해석 쟁점 등을 다루기도 했다.
양승아 박사(서울장신대)는 '코로나 시대 청소년 예배'를 주제로 "청소년은 미래 사회의 주역이자 희망"이라며 "청소년기 주요 과업은 정체성 형성"이라고 밝혔다.
양 박사는 "청소년기 형성된 정체성은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청소년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일 뿐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것"이라며 그들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가 사회에서 실천될 것이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청소년 예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등장한 올라인(All-Line) 예배를 통해 청소년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김남식 박사(CESI 한국전도학연구소)는 '리차드 플래처의 9가지 연구 질문을 바탕으로한 5세기 켈트식 전도 분석 1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 신진학자연구지원 사업(2019-2022) 중 1년차 연구 결과 논문으로, 신성로마제국 전도 분석을 위한 리차드 플래처(Richard Fletcher)의 아홉 가지 연구 질문을 분석했다.
첫째로 왜 교황 그레고리 1세는 잉글랜드를 기독교로 개종시키기로 결정했나? 둘째로 로마 교회 전도자들이 받은 훈련은 무엇이며 어떤 전략과 방법을 사용했나? 셋째로 중세 초기 '성공적 전도'의 조건은 무엇이었나? 등의 질문으로 켈트 기독교 전도 패러다임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다음 세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첫째, 로마교회의 전도를 제국의 종교 이데올로기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생각하지만, 패트릭은 하나님의 거부할 수 없는 부르심에 순종했다. 둘째, 로마교회의 '성공적 전도'를 감행할 때는 십자군 이데올로기로 로마교회가 세뇌됐지만, 패트릭은 제자를 세우는 제자를 만들며 효과적인 전도를 위해 성육화와 상황화를 실시했다. 셋째, 교황을 중심으로 한 로마교회 파이프라인과 같지 않고 21세기에 회자되고 있는 플랫폼 처치를 실천함으로써, 효과적인 전도를 위한 평신도 리더의 필수성을 역사적 증례로 남겼다.
남성혁 박사(명지대)는 '디지털 선교지로서 메타버스 세계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세계에 대한 관심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 박사는 "그러나 기독교 학자들에 의한 메타버스 연구는 미진하고, 교회들은 이 유행에 대하여 조직교회 중심적 이해로 대응하고 있다"며 "다음세대 교인의 급격한 감소를 마주하면서도, 그들이 상주하고 있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에 한국교회가 여전히 저항적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교회들은 오래 전부터 실험적인 가상 교회들을 통해 디지털 세계에서 불신자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도 더 이상 아날로그 세계에 머물며 디지털 세계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를 디지털 선교지로 이해하고 복음 전파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진 박사(루터대)는 '기후 위기 시대 속에서 디아코니아의 역할'를 주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보다 기후 위기가 인류 건강에 더 위협적인 위험 요소"라며 "중세 시대 창궐했던 흑사병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졌듯, 코로나19 전염병은 사라질 것이지만, 기후 위기는 우리 삶과 관련된 모든 기반과 체계를 붕괴시키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할 것이라는 서막을 알리는 징후"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창조신학의 왜곡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파괴했다면, 올바른 창조신학의 회복은 그 세계를 지키고 섬기는 일에 집중하게 만든다"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지배와 정복의 관계가 아니라 사귐과 섬김의 관계라는 것이 성경 안에서 발견되는 창조론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섬김으로 표식되는 디아코니아의 진가는 기후 위기 속에서 발휘할 수 있다. 디아코니아는 행동하는 믿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