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기독교 신앙과 도덕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화당 후보인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과 민주당 후보인 제임스 탈라리코 주 하원의원이 서로의 신앙과 종교적 견해를 비판하는 가운데, 보수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정당과 정책에 대한 지지와 후보자의 개인적 행실 사이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휴스턴 크로니클은 10월 11일 팩스턴이 탈라리코의 신앙을 공격하는 가운데 팩스턴 자신의 교회 출석과 신앙생활 역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법무장관인 팩스턴은 자신을 기독교적 가치를 수호하는 정치인으로 내세워 왔다. 그는 미국을 기독교 국가로 규정하고, 공립학교에 십계명을 게시하는 등 공공 영역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확대하는 정책을 지지해 왔다. 자신의 정치적 행보 역시 신앙과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도덕성을 둘러싼 논란은 보수 기독교계에서도 쟁점이 됐다. 팩스턴의 아내인 앤젤라 팩스턴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남편의 불륜 의혹을 제기했다. 팩스턴은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교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선거운동 기간 텍사스 여러 지역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켄 팩스턴 법무장관과 제임스 탈라티코 하원의원. ⓒCreative Commons
▲(왼쪽부터 순서대로) 켄 팩스턴 법무장관과 제임스 탈라티코 하원의원. ⓒCreative Commons  

보수 기독교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기독교 보수단체 텍사스 밸류스 액션(Texas Values Action)은 팩스턴이 이혼 문제를 논의하자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때 지지를 철회했다가 이후 다시 지지에 나섰다. 전 남침례교 목회자 릭 스카버러는 팩스턴이 자신의 사생활 논란을 직접 다루고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팩스턴을 지지하는 일부 공화당 정치인과 목회자들은 개인의 불완전함과 정책적 판단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스티브 토스 하원의원은 후보자의 개인적 신앙보다 그가 추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후보인 탈라리코는 장로교 전통에 따라 신학을 공부한 정치인으로,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성별과 생물학적 성에 관한 그의 과거 발언과 종교에 대한 해석은 보수 진영의 공격 대상이 됐다.

팩스턴 측은 9월 탈라리코의 발언을 재구성한 인공지능(AI) 활용 선거 광고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정치적 주장과 광고의 사실성을 검증하는 팩트체크닷오그(FactCheck.org)는 9월 15일 해당 광고가 탈라리코의 실제 발언 일부를 맥락에서 분리했으며, 그가 실제로 하지 않은 표현도 포함했다고 분석했다. 탈라리코 측은 AI를 이용해 자신의 입장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는 미국 정치에서 기독교 신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드러내고 있다. 공공정책에 기독교적 가치를 반영하는 일을 중시하는 유권자가 있는 반면, 후보자의 개인적 행실과 신앙의 실천 역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미국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정책과 정당에 대한 기존 지지를 유지할지, 아니면 후보자의 도덕성과 신앙의 진정성에 더 큰 비중을 둘지는 미국 기독교와 정치의 관계를 가늠할 중요한 관전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