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하박국 서(書)는 남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완전히 멸망할 때까지, 정치, 경제, 그리고 영적으로도 깊은 암흑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쓰여진 책으로, 오늘 본문에서 저자는, 하나님께 아주 진지한 두 개의 질문을 던집니다.

그 첫째는 "왜 나의 부르짖음에 침묵하십니까?"라는 것이고, 둘째는 "왜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타락하시는 것을 방치하시는 것입니까?"인데요.

다시 말해, 하박국 선지자는 당시 남 유다에 만연해 있는 [불의]와 [죄악],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는 [강포]라고 번역되어 있는, 어떤 육체적, 혹은 정신적인 폭력 가운데 자신들을 구원해주시기를 기도함에도, '왜 하나님은 그저 침묵만 하시는지'를 물은 뒤

또, 지금 그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우상숭배]라는 영적 타락과 정치, 종교 및 도덕적으로도 타락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하나님을 잘 믿고, 말씀대로 살아보려는 의인은 [저주받은 사람]으로, 그렇지 않은 악인은 [성공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하나님께 묻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이러한 [하박국의 질문들]이 왠지 익숙하고, 또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오늘 우리도 이러한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 오늘 우리도 저 하박국처럼 "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지 않으시는지".

 더욱이 그 기도가 "내가 좀 잘 먹고~ 잘 살게 해달라"는 기도도 아닌데, 하나님은 왜 이렇게 침묵만 하시는지 궁금하고, 심지어 어떨 땐 "정말 내 기도를 듣고는 계신 건가?"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또한, 이 악하고 어두운 세상 속에서, 어떻게든 믿음을 지키고, 또 말씀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나는 늘 어렵고, 쪼들리고, 힘든 일들만 생기는 것 같은데,

왜 저 믿지 않는 사람들은, 또 제대로 신앙생활 안 하는 것 같은 저 사람들은 도대체 왜 저렇게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고, 자식들은 다 잘 되며, 또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는지...

진짜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또 받아들이기도 힘들어 기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믿음까지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에 대해 오늘 성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2절).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사랑하는 고국이 완전히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고, 또 정치적으로나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도 분명히 죄악인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여질 뿐 아니라,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상황 속에서 하박국이 외치는 말은 "어느 때까지 입니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그가 지금의 이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 속에서, 아무리 [부르짖어도], [온 힘을 다해 간절하게 기도해도]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으실 뿐 아니라, 아예 듣고 계시는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기도하고 있었음을, 또 응답이 올 때까지 계속해서 기도할 것임을 선포하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오늘 우리가 아무리 기도해도 하나님의 응답이 없고, 아니 오히려!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것 같지 않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끝까지 기도할 때 우리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 가운데 저 [하박국 선지자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를 우리에게도 베풀어 주시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갈라디아서 6장 9절의 말씀처럼 [때가 이르매 거두게 하시는 그 축복도] 허락해 주실 줄 믿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어쩌면 오늘도 여전히 저 하박국 선지자와 같은 고민과 질문 가운데, 괴로워 몸 무림 치시는 분 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할 때, 나보다 날 아시고, 나보다 날 사랑하신 우리 하나님은, 그렇게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는 여러분 가운데, 반드시 저 [하박국 선지자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와 한 걸음 더 나아가 [때가 이르매 거두게 하시는 축복]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김재영 목사 베이크스필드 한인 침례교회